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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Jun 13. 2017

도시 브랜딩, 그 목적은 무엇일까?

Publy Seminar : Cities with Persona 

난 부천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상당히 강하다.
고향은 서울 면목동이고 현재는 부평에 살지만, 
93년 중동신도시가 만들어지는 첫 시기에 이사를 와서(초등학교 1회 졸업생),
초등학교 6학년부터 대학교 4학년까지 나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시기를 보냈고,
고교 시절 부천시연합 기독동아리 모임에 적극 참여했기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부천에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하는 생각이 약간이나마 있고, 

부천과 관련된 이야기를 외부에서 들으면 반갑고, 부천을 잘 모르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섭섭하다.  

이렇게 부천이 내부/외부 모두에 좋은 이미지를 가졌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부천에 애정을 가지고 여행을 오기까지를 바라지는 않는다.

지식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서 도시 브랜딩-성격 있는 도시가 좋다  프로젝트가 뜨자마자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도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결제를 하였지만, 

콘텐츠를 읽고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과연 이 브랜딩이 누구를 위한 브랜딩인지 계속해서 돌아보게 된 이유에는, 이런 나의 성향이 반영되었던 것 같다. 

<6월 9일 진행된 세미나 포스터>


'국가의 시대'에서 '도시의 시대'로 이동하였다고 할 만큼 개별 도시의 브랜드가 중요해지며, 
점차 많은 사람들이 휴양지 외에도 분위기나 상징을 경험하고자 도시를 여행지로 선택한다.
이렇게 도시의 중요성과 영향력이 커지는 시대에 브랜딩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저자/발표자는 도시의 브랜드는 모습, 시민,정책의 총체이기에 단정적으로 도시의 브랜딩 방법론을 제시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각 대륙별로 브랜딩이 잘 되어있는 도시(국가와 연계성이 높은 수도는 제외)들을 소개하며 리포트와 세미나를 진행하였다. 

소개된 도시는 미술계의 메트로폴리스 마이애미, 커피에 모든 걸 거는 도시 멜바른,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곳 우봇, 왕좌의 게임의 도시 두브로보니크 네 곳. 

도시 명에서부터 느껴지듯이 역사, 지리적 조건, 경제적 상황, 주요 산업, 시민사회의 역량 등  개별 도시의 배경과 맥락은 모두 다르다. 그렇지만 커버 이미지에도 있는 것처럼(발표의 마지막 슬라이드), 존재하지 않는 이미지를 단기간에 만들기는 불가능하기에 개별도시가 가진 자원에 구체적 타겟을 정해서 브랜딩 방향을 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도시의 이미지를 커뮤니케이션 대상자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변호사와 환대사업 두 분야를 경험해서였을까, 발표자의 전달력은 상당히 뛰어났지만, 그럼에도 스스로에게 명확하지 않은 지점들이 몇 가지 있었다.(그래서 세미나에서 질문도 못 했다.) 다음은 돌아와서 정리해본, 도시 브랜딩에 대한 나의  생각들. 



1. 도시 브랜딩은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도시는 시민-정부-특정산업-자본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상호작용이다.
보통 도시의 특정한 정체성이 발아하고 가능성이 생기면, 자본이 들어와서 그것을 Scale-up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리포트를 보면서 느낀 것처럼, 이 상호작용은 계속 지속되기에 지금 시점의 특성이 미래에는 변화할 수도 있다. (마치 과거의 한국을 발전시킨 요소들이, 지금은 한국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
또한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미묘한 다이나믹 속에서 외부에서 보여지고 평가하는 이미지와 실제 구성원들의 경험은 다를 수도 있다.



2. 도시 브랜딩의 목적 : 자기다움에 기반한 자부심이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수익 증대이냐 

성향과 경험 탓인지 단어를 동일한 의미로 쓰이느냐가 굉장히 중요하기에, 리포트에 언급된 도시들의 '브랜딩'의 의미가 모호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발표를 들으며 공감한 부분. 100% 일반화는 어렵더라도, 상대적으로 낙후된 도시는 브랜딩을 통해 더 많은 관광객들이 유입되어 일자리가 늘어나고 수입이 증대하기를 원하며,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도시는 그 곳에 사는 시민들이 'ㅇㅇㅇ의 도시' 등을 통해 내적인 자부심과 외적인 존경심을  느끼는 점이 우선순위다. 


이 부분에 공감했기에, 결국 가장 궁금했던 3번, 브랜딩의 목적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로 이어진다.



3. 브랜딩의 목적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가?
저자의 백그라운드가 환대사업이기 때문인지. 브랜딩의 목적이 명확한 이미지 구축을 통한 관광/여행객 증대처럼 느껴졌는데...  그것이 과연 그 도시의 시민들에게 항상 우선순위일까 질문을 가지게 되었다.

물론 시민을 위한 브랜딩과 관광객을 위한 브랜딩이 대척점에 있는 것은 아니다.,
오는 관광객을 일부로 막을 필요도 없고, 위에 슬라이드처럼 시민이 행복하면 관광객이 절로 찾아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행복의 방법이 꼭 "ㅇㅇㅇ로 유명한 도시"가 아니고, 시민들의 권리가 존중되고 사회안전망이 잘 갖추어있으며 개인과 집단에 대한 신뢰가 높은 것"이어도 되지 않을까.  물론 상징을 통해 자부심과 통합을 이끌고 그게 더욱 효과적일 때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시민들이 살기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자부심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상징을 만드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예산이나 정책을 집행하기보다는 구성원들의 복지나 생활환경 등의 개선이 먼저이지 않을까 이상적인 바램이 있다.(도시보다 지역 브랜딩의 가까와서 정확한 사례는 아니겠지만, 망원동이나 문래, 성수 등도 지역을 브랜딩하고자하는 생각보다는 예술인들이 살기 좋은 곳을 만들자보니 자연스레 괜찮은 클러스터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물론 근 후에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이슈도 생겨났지만)  


도시에 대한 자랑스러움은 느낄 수 있지만 실제의 삶과 너무 괴리가 있는 것보다는, 하루하루의 삶이 만족스러운 모습이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식당 중 소녀방앗간은, 산청의 할머니들이 만드시는 친환경농산물을 더 많이 알리고 싶어서 시작되었다.  

이처럼 모든 지역이 무언가를 만들어서 관광을 오게 하도록 노력하는 것보다,
소녀방앗간의 사례처럼 다른 방식으로도 그 지역을 브랜딩하거나 지역민들에게 ㄷ움이 되는 방식이 있지 않을까.

4. 전문가와 시민의 정의와 역할  
최근 언론에서도 전문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ex: 전문가는 결코 죽지 않는다)
세미나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감안하되, 실행은 꼭 전문가에게 맡겼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전문가와 시민을 쉽게 정의하고 규정할 수 있을까.
서울에 예시만 하더라도 서울시청이나 DDP 역시 전문가가 지었지만, 많은 논란이 있었다.
권력에 따라 전문가를 선정하는 정무적 판단이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단순히 전문가에게 맡긴다고하기보다, 장기적/통합적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기다릴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지 않을까. 

시민 역시 정의하기가 쉽지가 않다. 또한 사례들을  보아도 모든 시민이 100% 동의했던 것은 아니다. 

물론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는 어렵고 전체가 같은 생각을 할 수도 없지만, 
브랜딩을 하는 과정에 민주성은 앞으로는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살짝 까칠하게 썼지만, 도시 그리고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던 점은 참 좋았다. 
저자/발표자가 도시를 개인으로 이해하며 발표하고 리포트를 쓰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처럼, 
우리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하는 도시의 경험이 점차 많아지길 바라며. :)



* 사소하지만 중효한 문제. 사전 신청 때 공지되었던 간식이 정확히 나왔으면 좋겠다 ㅎㅎㅎ
* 이런 글을 쓰면서도 오늘 퍼블리에 또 하나를 결재할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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