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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Jun 25. 2017

<82년생 김지영>, 공감과 질문들

* 꼰대적 입장에서의 질문  + 성평등에 대한 나의 생각 

*6월 26일 진행하는 '퇴근하고 정치합니다' 모임을 위한 쪽글로서,
  특별히 1)의 내용이 저의 입장은 아닙니다 ^^


    1)꼰대적 입장에서의 반론

   

원활한 논의(^^)을 위하여 소위 ‘꼰대’에 감정이입하여, 이 책(특별히 해설)에 질문을 던져 봅니다.


1. 여성의 지위가 변화하지 않았다고?  

* 딸 김지영의 삶은 어머니 오미숙의  삶에서 한 치도 나아지지 않았다. (p181)

-> 본문에도 나온 것처럼, 농기계가 발달하며 과거에 비해 농사가 쉬어지고, 전자결재가 나오며 사무직이 쉬워진만큼, 개인의 삶도 나아지지 않았나? 그렇다면 결국 김지영의 삶은 오미숙의 삶보다 나아진 것 아닌가? 

 

2. 왜 세상을 남성-여성으로만 바라보나?

그래, 과거의 어머니들이 고생했다는 것은 안다. 그런데 어머니들만 고생했나? 남자들은 고생하지 않았나?  여자들이 모든 이슈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았지만, 남자들도 회사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그 시대는 그랬으니까 주70시간 일하며 회사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바쳤다. 

* 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이 여성혐오라고 명명된 사실을 깨달있을 것이다 (p184)

-> 여성에 대해 불평등이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성평등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안다. 그런데 꼭 혐오라는 표현을 써서 불필요한 갈등을 만들어야 하냐.   수직적/위계적 문화도 그렇고, 빈부의 이슈도 그렇고, 성불평등이 전부인 것처럼 내세우는 것이 불편하다. 


3. 서툴지만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어릴 때는 남자들이 좋아하는 여자들에게 표현을 잘 못해서 괴롭히기도 한다. 

어릴 때 그러는 것 이해해줄 수 있지 않느냐. 


4. 어머니만 희생하느냐, 남자도 희생하지 않느냐 

* 엄마가 되면서 개인적 관계들이 끊어지고 사회로부터 배제되 가정에 유폐된다.  게다가 아이를 위한 것들만 허락된다…. 타인에 대한 돌봄이 사라진 시대에 거의 유일하게 타인을 돌보고 있는...  (p188~189)

-> 표현이 너무 과장 아니냐. 인간관계가 변화되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아이를 보느라 인간관계가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전혀 못 만드는 것 아니지 않느냐.

-> 남자도 빡세게 일한다. 원하지 않더라도 사회의 분위기로 인해, 그리고 가정의 부양을 위해 엄청 바쁘게 일하는데도 가정에서 그 노력은 인정해주냐. 가정에서는 무시받기 일수였다. 그리고 김지영 씨는 그 정도 사례는 아니지만, 정말로 남편이 돈 많이 버니까 가사일에 대부분은 도우미에게 맡기고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유한계급은 실제로 있지 않느냐.  


5. 남성이라는 성별의 이슈인가, 여성도 내면화있지 않느냐 

* 대부분의 남성들에게 내 아내.  내 딸과 다른 여성들은 이렇게 분리된다 ( p190)

-> 남성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어야 하나. 실제로 사업자 입장에서는 오랜 기간 한 명이 빠지면 회사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 않느냐. 사회가,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왜 개인에게 책임을 무느냐. 막상 내가 보면, 미혼인 여자가 누군가가 출산휴가를 갈 때 더 불만이 많을 때가 많다.   


6. 너 잘못이 아닌 건 아닌데, 안전하라고 하는 거다.

횡단보도에서 사고가 나면 차량 책임이지만, 그래도 안전하라고 아이들한테 손 들고 다니는 것 아니냐. 

테러를 저지른 사람이 나쁘지만, 안전하기 위해 여행금지 국가를 지정하는 것 아니냐.

밤길을 다니지 말라는 것도 잘못은 저지른 사람에게 있지만, 어쨌든 범죄가 일어나는  사회이기에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 조심하라는 것이다.   



2) 손호석 개인의 생각  


* 이 책은 진심으로 남성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 육아 휴직 대신 육아 연수라는 표현을 썼으면 좋겠다. 언어가 전부는 아니지만, 언어가 사고의 영향은 주니까.

* 남성육아휴직의무제를 도입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회사에 오래 다니지 않은(않을)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현실적 고민이 된다.

* 집안일은 절대 돕는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된다. 

* 생리통이 정말 인류의 절반에 인생에 평생 영향을 주는 큰 이슈라면, 생리통 치료제가 빨리 나와야 하지 않을까.

* 정체성을 자신의 이름이 아닌 ‘’누구 엄마’로만 하지는 않았으면, 그렇게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 솔직히 이야기하면 바바리맨과 생리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2년 전까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이런 부분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 최근 관심을 가진 ‘조직문화’도 그렇고, 문제가 있다면 이야기해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장기적으로는 문제제기만으로 끝내지 않고, 대안을 찾아보는 노력도 함께 필요하다. (대안 없는 비판은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 소심한 반항 : 별마당도서관 큰 책상에서 이 글을 쓰다가 펜을 떨어뜨렸는데, 주변이 모두 여성분들이어서 책상 밑을 볼 수 없었다. 남자여서 이렇게 불편할 때도 있다. ㅎㅎㅎ 


3) 모임 후 추가 정리 

- 아마 앞으로의 brunch에 상세하게 풀겠지만, 나라는 사람의 마음에 대하여 질문을 던질 때가 많다. 
나는 공감능력이 엄청 떨어지고 겁과 질투심이 많고 실제로는 그렇지 않으면서 균형감각을 갖춘 진보 지식인처럼 보이려고 하는 사람인가....


- 어쩔 수 없이, 권력관계는 하나만이 아닌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현실은 때로는 단순하지만 때로는 너무 복잡하지만.


- 당사자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 있기에, 옳고그름을 따지기보다 그 사람의 입장에서 서야 한다는 이야기에 원론적으로 동의하면서....  어디까지 일반화할 수 있느냐, 구체적인 상황에서 (내가 흔히 말하는 직접 피해자는 아닐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느냐는 여전히 어렵다.


- 솔직히 더 도발적인 질문들도(내가 그렇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명확히 결론을 못 내리는) 있다.  그 질문들을 어떻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끄내놓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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