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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Jun 04. 2020

코로나시대 매일 아침의 루틴  

51, 28, 107


4월부터 생긴 습관이 있다.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코로나 확진자/사망자 몇번째인지 아침마다 관련 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한다.숫자를 좋아하는 내 성향과, 한국은 진정되는 분위기였으나 유럽을 중심으로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전파가 되는 시점에 우리 상황이 어떠한지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이겠지.  


물론 경마식 보도처럼 단순히 숫자에만 집착하면 놓치게 되는 개개인의 사연과 아픔이 있으며, 수백명의 죽음만큼 수백개의 사연이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잘 했다고 자랑하는게 적절한지에는 그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의문을 가진다.  (그리고 각 나라별 검사대상 및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수치를 신뢰할 수 있는지, 비교군은 동일한지 등 통계학적 관점에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실제로 치사율을 보면 나라마다 0.07%에서 14%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매일 아침 국가별 수치를 살피면서 지금 어떤 나라/지역에 코로나가 급증하고 있는지,  어떤 지역은 안정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처음 확인했을 때는 대한민국의 확진자/사망자 수가 모두 열번째 정도였는데 - 아시아에서는 중국/이란,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 주요나라 그리고 미국 정도가 우리보다 감염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많았다 - 점차 동남아/유럽 전지역/남아메리카 등으로 확대되며 스무번째, 서른번째, 마흔번째 점차 낮아졌다.  (잔인하고 죄스럽기도 하지만, 흐름상 곧 있으면 한국보다 숫자가 많아질 나라/대륙 등을 예측하며 묘한 자부심을 느끼기도 하였다.)    


5월 중순 이후 최근 이태원/부천 물류센터로 다시 약간 증가하기는 했으나 그래도 타국가와 전체적인 추세를 비교해보면 점차 순서가 낮아지리라는 점은 분명해 보였다. 아프리카에서도 남아공 등에서 감염 추세가 증가하면서, 열흘 정도 전부터는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전대륙에서 한국보다 많은 확진자/사망자가 많은 국가가 두 개 이상 있다.      



오늘 기준으로 한국은 확진자 51번째, 사망자 51번째인 국가가 되었다.(참고로 한국의 인구수는 전세계 28번째, 면적은 107번째이다)

여전히 불합리하고 안타깝고 가슴아픈 사연이 적지 않겠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하기에는)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객관적 기준에 도달한 듯 하다.


방역에 집중하면서 더욱 어려움에 처한 집단/계층이 있다. 여러 상황 가운데 희망을 잃거나 무력감에 빠진 사례들도 적지 않다. (꼭 코로나 때문은 아니지만, 나도 그런 가운데 시간을 적잖이 보내었다. 지금도 그 영향을 받고 있고.. )  언제나 균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질병과 감염에 대한 예방과 함께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살아가며, 개개인이 성장하고 공존하는 기회가 지속가능하기를 바란다. 51번째보다 낮아짐을 뿌듯해만 하지 말고, 다른 분야에서도 시행착오를 적절히 거치며 더 나은 모습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나부터_잘하자  

#타인을_비난하기전 

#어쩌면_나도모르게_하고있는_차별을_돌아보고 

#성급하게_결론내리지않으며   




 * 글을 쓰며 '순위'라는 표현을 쓰지 않으려고 주의를 기울였다. 생명의 등급을 매기고 숫자로 평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만, 아직 나에게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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