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닮은 노인을 보았다

by 써드

고상하고 청아한 자태의 노인이 걸어가는데 어느 미래의 너 같았다. 어쩌면 너였을까. 너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제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되었나 보다.


나는 못 보겠지. 눈가의 미소를 따라 드리워지는 주름, 씻어도 씻어도 사라지지 않는 쿰쿰한 냄새와 검버섯, 마지막 눈꺼풀이 내려앉는 순간도. 내게 남은 소망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떳떳하게 사랑받는 노인이 되어라.


무릎 관절에 물이 차지 않도록 무리해서 운동을 하거나 돌아다니지 말고 최선의 건강을 찾아라. 첫 임플란트에 시무룩해지지 말고 틀니를 숨기느라 맘고생도 하지 말아라. 세상이 외면하면 니들도 늙겠거니 생각해라.


아무래도 나는 너의 노화와 죽음까지 사랑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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