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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번의밤 Jun 09. 2024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처럼

간헐적 운문

200년쯤 지난 서울에 묻는다

나를 잊은 일상은 안녕하신지     


모르는 숲의 나무가 흔들리는 이유에

내가 포함되었으면 해

바람이 되었으면 하거든     


다년간의 연구 끝에

사라지는 법을 알았지     


했던 말을 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처음 듣는 것처럼 듣기     


거짓말을 믿기

거짓이 참이 될 때까지 속기     


감쪽 같은 배려를 좋아해

시간이 흐른 뒤에 

우리가 알았던가 싶은 사람이 되는 걸 좋아해     


어떤 마음은 

말로 못할 문장을 비워놓고 

그 외에 모든 말을 하지      


마지막 퍼즐을 찾지 못한 게 아니라 

첫 번째 퍼즐을 버렸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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