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온기로 살아가는 것이다.

가끔은 과거의 영광으로 현재의 나를 다독여도 괜찮다

by 반달

물에 젖은 강아지처럼

앙상한 내 모습만이 보일 때가 있다.

진짜 볼품없는 모습....

그런 내 스스로가 애처로울 때

사람들은 과거를 꺼내보곤 한다.


사실 상담을 하면서

과거일을 묻는 것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어렵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환자들이 좋은 기억보다는

슬프고 안 좋은 기억들을

이야기하고

나 또한 부정적 과거를 묻게 되는 일이 많다.

항상 긍정적인 것도 물어봐야지 하지만

사람기억은 원래 바보 같아서

아름답지 않은 순간의 기억에 더 몰두해 있다.

때론 그런 인간의 모습이 애처롭고 슬퍼지는 건

나 또한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과거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트라우마라고 이유를 대고,

어떤 이는 과거의 기억조차 타인을 탓한다.

그게 나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본능적으로 우리는 방어기제를 가지고 살아가고

그런 '핑계'라도 있어야 살아가니까.


사실 부정적인 과거도 생각하면 추억이다.

내가 경험했던 일이고, 겪었던 그 순간의 감정은

고스란히 지금도 남아있어서

그 감정을 더 이상 느끼지 않기 위해 혹은 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은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 하고

그때의 과오를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한다.

그것은 굉장히 생산적인 일이며

반드시 필요한 성장의 과정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 수록

그런 경험들은 많아진다.

그도 그럴 것이 나이와 추억은 비례하기 때문이다.

가끔 환자들에게 좋은 추억들을 물어본다.

그러면 마치 어떤 때는

내가 현자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악연도 인연이고 실수도 경험인 거야."

우리는 그 내용이 아름다웠던 슬펐든 간에

어쨌든 추억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것도 있다.

이를 거스르려고 하면 할수록

마음이 타들어 가고

심신이 힘들어지는 때도 있다.


'그냥 받아들이자'

어쩌면 바보 같아도 납득되는 말.

그리고 과거의 좋은 경험이던 나쁜 기억이던

그 나름대로를 추억하며 살아가는 것이

그냥 일상이길 바란다.

물들지 않고 그냥 바라보면

아름다울 수 있다.

내가 찬란하고 치열하게 살았던 과거는

결코 어떤 면으로 던 간에

잘못되지 않았던 것은 없다.


화면 캡처 2025-12-06 155608.jpg 앨범이미지 : 물결 , SEER(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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