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썸 타는 삶을 사는 것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썸 하나쯤은 있잖아요 :)

by 반달

꾀가 나는 삶을 살고 싶을 때가 있다.

힘든 날이나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

한번쯤은 스리슬쩍 일탈하거나

대충 일을 끝내고 시원한 맥주 한잔에

오늘의 못다 한 일은 내일의 내게

미루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무언가 비현실적이거나

조금은 일상의 설렘이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으로 불현듯

찾아와 주길 바란다.

이를테면 썸 같은...


하지만

우연을 가장한 필연의 썸은

왠지 구차하고

드라마처럼 드라마틱한 일은

기대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매번 큰돈을 써서 여행을 가거나

고급진 하루 식사를 하는 등의 일탈은

그다음 날 혹은 일 복귀일에 현타를 불러오곤 한다.


어른이 되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사는데 버겁다

그래서 나름의 일탈을 하지만

합법적인 일탈이라 하면 '취미'를 갖는 것이다.


'취미'란 금전적 목적을 취하려 하는 것이 아닌

그저 좋아서 즐기며 정기적으로 하는 행위를 말한다.

전문적일 필요도 없고 못해도 상관없다.

그저 즐기고 시간이 어떻게 갔나 싶을 정도로

나의 마음을 몽글하게 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생각보다 어른이 되면

취미를 물어보았을 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나만 해도 그렇다.

취미... 가 뭐였더라?

할 정도로 평소에 일, 집안일 외에

하는 것이 없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없다'라고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듯이,

어른도 취미를 물어보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도 그럴 것이 '먹고사는 게' 중요하지

취미 따윈 사치라고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취미=돈이라는 개념도 그렇다.

그 돈으로 애들 맛난 거 하나 더 사줘야지,

혹은 아껴서 집 사야지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탕주의로 살기에는 삶이 퍽퍽하니까.


상담을 하면서 '힘들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뭐 하면 나아지세요?'

라고 물어보면

열에 8명 정도는 '글쎄요... 없어요'라고 한다.

내 삶에 조그마한 설렘도 없는 삶으로

인생의 풍파를 만나면 그저 온몸으로 맞선다.

그래도 별건 아니지만 하나쯤

우산정도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나는 취미라고 생각한다.


꼭 비싼 취미만 취미는 아니다.

혹은 정신을 해치는(이를 테면 술, 담배, 도박 같은)

것도 취미라 말할 수는 없다.

때론 소소하고 때로는 일상에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의 것이 있다는 것은

오늘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살아갈 기운을 준다.

취미란 그런 것이다.


내 짝꿍은 악기를 연주하는 취미가 있다.

격주로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며

그날은 밤 새 클래식에 빠져 산다.

온전히 그것을 즐기고 생기가 돈다.

지긋이 그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인생의 낙이라는 것을 가진 그가 부럽다.

그게 또 2주의 엔도르핀이 되어줄 것이고,

그는 2주 후의 일상을 위해 또 열심히 일할 것이다.


취미를 가진 자의 부러운 삶을

나도 느낄 날이 올까?



화면 캡처 2025-12-13 195612.jpg


사진출처: https://blog.naver.com/seojin1220/223517555493(서울윈드오케스트라 )

이전 26화...추억의 온기로 살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