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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Nov 17. 2022

중국의 전설 - 백사전(4) 본모습을 들킨 백소정

항주와 뇌봉탑에 얽힌 전설

허선과 백낭자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내며 소청도 함께 셋이서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부부 금슬이 좋아 백낭자는 어느새 회임을 하였다. 두 부부는 매우 기뻐 하였고 소청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였다. 행복한 시간이 쏜살 같이 흘러 단오날이 되었다. 

  

중국과 한국은 단오 절기를 축하하는 것은 같았지만 그 방식은 서로 많이 다르다. 한국에서는 단오날은 모내기를 끝내고 여름 맞이 준비를 하는 날이었고, 청춘 남여들의 만남의 장이었다.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 뛰기를 하였고 씨름대회나 투석대회가 열리고 부채를 만들거나 쑥떡을 먹고 쑥이나 익모초를 이용해 더위를 맞을 준비를 하는 의식들이 많았다. 


중국의 단오절은 굴원(原)과 연관이 깊다. 굴원은 초나라때의 충신으로 초나라는 백사전의 무대인 남송 시대보다 천여년도 더 전인 전국시대의 사람이다. 굴원은 초나라왕에게 충언을 올렸는데 왕이 이를 듣지 않다가 진나라 왕에게 죽임을 당하였다. 이에 새로 즉위한 왕에게 그 복수를 할 것을 진언한 굴원은 오히려 간신의 참언을 들은 왕에게 쫓겨나 장강일대를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다가 어부와 대화를 나누고 장강의 지류인 멱라수(江)에 뛰어들어 자살하였다. 


이 죽음은 우국지사의 상징이 되었고 그가 쓴 글인 어부사(漁夫辭)와 이소(騷)는 나라를 걱정하는 선비들이라면 꼭 읽는 필독 작품이 되었다. 나라는 사랑하는 마음은 백성들도 같아서 이 시기가 되면 충신인 굴원의 시체를 물고기들이 뜯어 먹을까 걱정하여 찹쌀을 대나무 잎에 싸서 찐 쫑즈(子)를 강에 던져 물고기 밥으로 주어 시신을 뜯어 먹는 것을 방지하고 남는 것은 서로 나누어 먹었다. 


또한 강위로는 용선 경주를 벌여 바닥에 띄운 시신을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장강 일대의 사람들은 *웅황주(雄黄酒)를 마시며 사악한 잡귀를 이겨내고 건강을 기원 하였다. 





 이 단오절을 맞아 허생 일가도 명절의 나날을 보냈다. 소청은 마침 허물을 탈피할 시기가 되었기에 단오절 맞이 고향을 간다는 핑계로 근처 산으로 떠났다. 소청이 없이 오랜만에 단둘이 남게 되자 허생은 쫑즈와 웅황주를 가지고 부부간에 시간을 가지고자 하였다. 

"여보 오늘 내가 쫑즈와 웅황주를 가져왔소! 단오날 임신해서 나가지도 못하고 고생이 많은데 내가 준비를 좀 했소"


"이 것이 다 무엇입니까"


"이 쫑즈를 먹고 기운을 차리시고 웅황주는 사악함을 쫓고 액운을 물리치니 올 한해도 힘내어 봅시다"


"감사합니다."


백낭자도 기쁜 마음으로 허생이 가져온 음식을 들었다. 그리고는 술잔을 마시려고 들엇다가 *웅황(黃)의 기운을 느꼈다. 


"여보, 회임한 사람에게 웅황이 위험 할 수도 있을것 같아요. 아무래도 술은 좀 힘들겠어요."


"그대는 참으로 걱정도 많소. 의원님도 어쩌다가 한잔 정도는 뱃속의 아이에게 영향도 없다고 하셨소이다.  자 이 작은 잔으로 한잔 정도는 괜찮지 않겠소?"


백소정이 생각하기에도 잔이 워낙 작고 아이들도 한잔 씩 먹고 돌아다니는 것을 본터라 허생의 권유에 못이여 한잔 마시고 말았다. 웅황이 뱃속에 들어가자 마자 백소정은 무엇인가 잘못됨을 느꼈다. 정신이 혼미해지고 어지러워지자 백소정은 급하게 2층의 침실로 뛰어 올라갔다. 눈앞이 흐려지고 백소정은 뭐라고 말을 전할 새도 없이 본 모습을 드러내며 침상에 쓰러지고 말았다.


"무슨일이오 부인! 어찌 된 일이오"


허생이 황급히 따라 올라갔다.  침상 바닥에는 백소정의 옷이 떨어져 있었다. 침상을 가린 가림막을 걷가 허생은 커다란 백사가 침상위에 누워 있는 것을 보았다. 이것을 본 허생은 부인과 태중의 아이에 대한 걱정에다가 거대한 백사를 본 충격으로 기혈이 막혀 그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다. 


한편 근처 산에서 탈피를 하고 쉬고 있던 소청은 백소정의 기운이 갑자기 변한 것을 느꼈다. 허물 벗은 몸을 추스르자 마자 집으로 달려가 보니 백소정은 침상에 본 모습을 드러낸채 혼절해 있고 허생은 침상 바닥에 쓰러져 미동도 없었다. 급히 약방을 뒤져 장미수를 꺼내 소정에게 가져다 대었더니 소정이 몸을 떨며 깨어났다.


"언니 정신 들어요?"


"웅황이라는 것이 사악한 기운을 물리친 다더니 내 본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구나"


"형부가 미동도 없어요"


"헛, 여보!"


백소정이 황급히 허생의 맥을 짚고 호흡을 재보았다. 맥은 이미 끊겼으나 아직 호흡이 끊긴지는 오래지 않았다.


"맥이 끊긴지 오래지 않아 혼이 아직 멀리 가지 않았다. 이 상태라면 영지(芝)라면 혼을 되돌려 올 수 있을 것이야"

"영지라면 곤륜산( 崑崙山)에 많지 않나요"


"내가 서둘러 곤륜산에 다녀 올터이니 너는 형부의 몸이 굳지 않도록 침을 놓고 있어라"


백소정은 말을 마치자 마자 발을 굴러 보법을 펼치고 주문을 외워 구름을 부른 뒤 그 구름을 타고 곤륜산에 도착하였다. 곤륜산 꼭대기에는 선경이 펼쳐져 있었고 각종 기화요초들이 가득하였다. 어떤 약초든지 능히 죽은 사람도 돌아오게 만들만큼 귀한 약초 였지만 그 중에 제일은 영지였다. 


백낭자는 기화요초 사이를 뒤져 금새 영지를 찾아내었다. 영지 한 근을 채취하여 허리 춤에 차고 날아가려는데 영지를 수호하는 백학이 날아와 백낭자를 쪼아대며 영지를 지키려고 하였다. 백낭자도 도술을 동원하여 백학과 대결을 하였다. 한참을 싸우고 있는게 뒤 쪽에서 껄껄 웃음소리가 들리며 구불구불한 지팡이가 날아와 백학의 목을 끌어당겻다. 


"누가 감히 영지를 훔쳐가는가 보았더니 천년 묵은 백사였구나"


백낭자가 돌아보니 남극노옹이었다.

"신선님 일전에 말씀해 주신 가장 높으면서 가장 낮은 사람을 찾았사온데, 제 본모습을 보고 그만 기혈이 끊기어 혼절하고 말았습니다."


"그대가 허생이 뱉은 단약을 삼킨것도, 나를 만난 것도 다 인연이 되었기 때문이지 어서 영지를 가지고가 남편을 살리게"


"감사합니다! 신선님"


백낭자가 영지를 가지고 선경에서 돌아왔다. 선경에서는 한참의 시간이 지났지만 현세에서는 떠나기 바로 직전 시간이었다. 


"언니 어서 곤륜산에서 영지를 가져오세요!"


"여기 영지를 가져왔다. 남극노옹이 주셨어"


영지를 먹이자 허생은 숨이 돌아오며 얼굴에 혈색이 돌았다.


"서방님 정신이 드세요?"


"여보 내가 잠시 혼절 했었나 보오...."


하지만 깨어난 허생은 백소정을 무서워 하고 자꾸 침상을 보며 겁에 떨었다. 


"여보 무엇을 그렇게 겁내세요?"


"사실... 당신이 2층으로 침실로 올라간 후에 내가 큰 뱀을 보았는데.... 하얗고"


소청이 대화를 듣다 껴들었다. 


"제가 고향에서 돌아와 보니 언니는 술에 취해 침상에 쓰러져 있고 형부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셔서 황급히 2층에 올라가 보니 뱀같기도 하고 용같기도 한 하얀색 기운이 침상위를 돌다가 창문을 열고 날아갔어요!"


“그랬구나! 나는 그것도 모르고 까맣게 잠들었네요. 회임한 몸으로 술을 마셔서 일까요? 창룡이 나타났으니 반드시 우리집 사업이 번창하고 좋은 자손이 생길거에요! 좋은 향을 사서 창룡에게 기도하며 절을 해야겠어요!"


허생이 들어보니 아내에게 술을 권한 것도 자기였고 창룡을 본적도 없었으므로 소청의 말이 그럴듯하여 아내를 무서워 하던 마음이 사라졌다. 




*웅황



두산백과




[ 雄黃 ]

요약 《동의보감》상 약으로 사용하는 광석.  

석웅황(石雄黃)이라고도 한다. 삼류화비소를 주성분으로 하는 광석이다. 산의 양지 쪽에서 캔 것은 웅황이고, 음지 쪽에서 캔 것은 자황(雌黃)이다. 순수하고, 잡물질이 섞이지 않았으며, 그 빛이 붉고 투명한 것이 좋은 것이다. 《본초강목》에 의하면 깨끗하고 투명한 것은 웅황이고, 겉이 검은 것은 훈황(熏黃)이라고 하는데, 피부가 헌 데와 개선에 쓴다고 한다. 성질이 평범하고, 차다. 맛은 달고 쓰며, 독이 있다.

약리실험을 통해 살균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간에 딸려 있는 경락에 작용한다. 하초(下焦)가 습해지는 증세를 없애고, 가래를 삭이며, 벌레를 죽인다. 복통이나 개선, 부스럼, 뱀에 물렸을 때, 연주창, 코 안에 군살이 생긴 증세 등에 효과가 있으며, 나쁜 사기를 없앤다. 또 악창이나 큰 종기, 치질, 굳은 살, 버짐 등에도 쓴다. 힘줄이 끊어졌거나 뼈가 부서진 것을 낫게 하고, 해독작용을 한다. 주로 외용약으로 사용하는데, 가루를 내서 환부에 뿌리거나 기초 약제에 개어서 바른다. 내복약으로는 가루를 내어 물에 풀어서 잡물을 제거한 후 말려서 달임약에 넣어 쓴다. 임산부와 허약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웅황 [雄黃]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우리 나라의 백반 처럼 중국은 웅황을 뿌려 뱀을 막는 민간요법이 있다. 


*웅황주

  또한 현 장강 유역에는 웅황주(雄黄酒)를 마시는 풍속이 있다. 웅황주는 고량주에 웅황, 창포 등을 포함한 각종 약재를 넣어 만든 술로 살균, 살충, 해독에 좋다고 하여 예전부터 피부병을 치료하는데 활용하였다. 아직 술을 마실 수 없는 어린이들에게는 어른들이 그들에게 이마나 귀, 코, 손바닥 등 여러 곳에 웅황주를 발라 소독하고 병을 예방하며 모기에게 물리는 것을 막는다


[네이버 지식백과] 웅황주


*곤륜산


[ 崑崙山(곤륜산) ]

요약 중국의 전설에서 멀리 서쪽에 있어 황허강[黃河]의 발원점으로 믿어지는 성산(聖山).  

‘곤륜(昆侖 ·崑崘)’이라고도 쓴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고 보옥(寶玉)이 나는 명산으로 전해졌으나, 전국시대(戰國時代) 이후 신선설(神仙說)이 유행함에 따라 신선경(境)으로서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되어, 산중에 불사(不死)의 물이 흐르고 선녀인 서왕모(西王母)가 살고 있다는 신화들이 생겨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쿤룬산 [崑崙山(곤륜산)]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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