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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Dec 19. 2022

중국의 길거리 음식 - 쌀국수

베트남 쌀국수? 운남 쌀국수? 계림 쌀국수?

날씨가 추워지니 뜨거운 국물에 베트남 쌀국수가 땡긴다. 하얀 면에 시원한 소고기 국물, 숙주나물이나 콩나물을 넣고 각종 허브로 이국적인 맛을 더 한 뒤 동남아 느낌이 나는 스리라챠 소스를 챱챱 뿌려 먹으면 어제 먹은 숙취도 시원하게 내려가고 몸이 따듯해진다. 우리 눈에는 같은 베트남 쌀국수도 지역마다 맛이 다르고 심지어 미국으로 수출되었다가 미국에서 역수입된 미국 맛 베트남 쌀국수도 있다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문득 우리나라도 베트남 못지 않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인데 어째서 우리나라는 쌀국수가 없는지 갑자기 궁금해지고 의아해진다. 쌀밥을 너무 좋아해서 쌀로 다른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을 못했던 걸까? 쌀이 생기면 떡과 막걸리를 만들고 면을 만들 생각은 안했던 걸까? 곰곰히 생각중에 우리는 떡국과 떡볶이가 있으니 남의나라 쌀요리 부러워 하지 말고 우리나라 요리나 잘 알리면 되겠구나 스스로 자문자답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중국의 쌀국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본다. 전에 소개한 우육라면, 도삭면을 신물나게 먹으며 중국 친구들에게 중국 면중에 무슨 면을 제일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서슴없이 "란조우라미앤"이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란조유라미엔 소개 글

https://brunch.co.kr/@intothebluesea/18


그러면 기대에 찼던 중국 친구들의 표정이 약간 흐려지면서 다른 맛있는 면도 많다고 얘기를 해주곤 했다. 하나의 중국이라 했으니 중국음식이 맞긴한데 그래도 한족 면이 아니라 그런걸까? 라는 생각은 지나친 생각일까?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중국은 남미북면이라 하여 남쪽은 쌀을 먹고 북쪽은 면을 먹는다고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밭농사를 많이 지어 밀요리가 발달한 서안 근처의 산시는 면의 본고장으로 정말 수없이 많은 면요리를 자랑한다.


하지만 내 입 맛을 사로 잡은건 서북도삭면인데 역시 음식은 주관적인고 개인적이고 접근성과 스토리 텔링이라고 본다. 중국에서 홍콩으로 넘어갈 때가 되었을 때 쯤, 여전히 "중국면은 도삭면이 최고지!" 하고 대답해 한족 친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던 나에게 한 친구가 "계림 쌀국수"를 권하였다.



쌀로 만든 통통한 면에 매콤한 양념과 땅콩, 콩 그리고 고기 편육이 올라간 음식이었다. 맵고 단 맛이 우리나라 비빔냉면과 비슷한 맛이었다. 역시 부담없이 한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국수요리였다. 그떄 유행을 시작해서 그런 것인지 관심이 없다 생겨서 그런 것인지 상해 시내에 여기저기에서 계림 국수를 판다는 집이 많아진 것 같았다.  


계림은 우리나라에도 관광지로 유명한 곳인데 이곳에 쌀국수가 유명하다는 것은 몰랐다.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은 지역중에 하나이다. 이 계림의 쌀국수가 계림미펀(桂林米粉)으로 중국에서는 운남 미시앤(云南米线)과 함께 쌍두 마차로 보인다.


홍콩으로 오고나서 홍콩지역은 운남 쌀국수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다. 앞서 소개한 란저우우육면 집처럼 모든 동네마다 운남 쌀국수 집이 한군데 이상은 있었다. 홍콩을 왠만큼 다녀본 사람은 이 운남 쌀국수 집을 잘 찾아서 해장을 하곤 했다. 물론 본토에서 온 나는 "운남 쌀국수 본토에서는 취급해 주지도 않는데!" 라며 약간 무시하는 듯한 마음을 가지다가 동료들과 한번 먹어본 뒤로는 홍콩에 가기만 하면 사먹는 주요 메뉴가 되었다. 아마 이 체인점이 본토로 다시 수입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마라탕이나 베트남 쌀국수처럼 한국으로 다시 수입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홍콩에서 먹은 운남국수의 종류와 에피소드를 소개하려고 글을 열었는데 막상 쓰면서 여기저기 방문해 보니 내가 생각했던 계림쌀국수=운남쌀국수=홍콩의 운남 쌀국수가 아닌 것 같다. 먼저 미시앤과 미펀의 차이 부터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친구가 나에게 권해준 계림 쌀국수는 계림 미펀이었고 홍콩에서 유행중인 운남 쌀국수는 미시앤이었다. 둘 다 쌀국수인데 뭐가 차이냐? 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중국 사람들도 잘 구분을 못하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 가장 큰 차이는 미시앤은 좀 가는 면을 쓰고 미펀은 그에 비해 우동처럼 통통한 면을 쓴다는 것이다. 국물이야 지역별 그리고 요릿집의 스타일별로 또 개인의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었다.


만드는 방법은 일반인들은 큰 차이를 못 느끼겠지만 먼저 미시앤은 쌀의 오염물질을 제거한 뒤 세척, 침전, 도정, 호화, 성형등의 과정을 거쳐서 만든다. 미펀은 쌀을 물에 갠 뒤 침전하고 곱게 갈아서, 얇게 펴서 찐 뒤에 늘여서 빼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럼 다음글에서는 이 미펀과 미시앤 중 홍콩과 대만에서 유행하고 있는 운남 미시앤에 대해 알아보자


미시앤과 미펀의 차이점 참고

http://www.wbylr.com/post/668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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