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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Jan 11. 2023

홍콩의 설 풍속

홍콩의 명절 - 설에는 귤나무와 라이씨를 주고 받는다.

홍콩과 대만을 여행하다 보면 수 없이 많은 금기와 풍습들을 만나게 된다. 중국 본토를 여행 할 때랑 사뭇 다른 느낌이다. 중국 본토는 개혁 개방 시기에 이러한 풍습들을 미신이라고 모두 정부 차원에서 금지 시켰기 때문에 찾아 볼 수 없지만 홍콩과 대만에는 여전히 남아있다. 중국 본토에서도 요즘 들어서 다시 관우상이나 재물신, 절에 가서 재물운을 기원하는 풍습들은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 같다. 홍콩에서 살면서 만난 중국과는 다른, 한국과는 더욱 다른 금기와 전설들을 소개해 본다.



1. 설날에 귤나무를 선물하는 이유


  음력으로 새해가 시작하는 설은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동남아 여러 국가에서도 명절로 보내는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설빔을 입고 떡국을 먹으며 세배를 한다. 중국에서도 설날에는 폭죽을 터트리고 친척들끼리 모여 흥겨운 날을 보낸다. 홍콩 또한 중국과 비슷한데 홍콩과 광동 일대에서는 귤나무로 집안을 장식하고 귤나무를 선물로 주고 받는 독특한 풍습을 지니고 있다.


  이 귤 나무에는 빨갛게 福라고 써진 주머니를 주렁 주렁 달고 있다. 또 마트에 가면 선물용 고급 귤들을 팔고 있는데 이 귤들은 맛과 관계 없이 덩치가 엄청나게 크고 하나같이 大吉大利(대길대리)라는 문구를 달고 있다.

설날 전후로 상점가를 장식하는 귤나무
빅토리아 파크 운동장에 임시로 들어서는 귤나무만 전문적으로 파는 시장
각종 귤 선물을 파는 상점
大吉大利 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귤 연하장

  광동 홍콩을 제외한 지역의 중국 사람들도 왜 귤을 주고 받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고 귤이 겨울에 먹는 과일이라서 그렇다. 색깔이 금색이여서 그렇다는 등 분분한 의견이 많다. 귤을 주고 받는지 모르는 지역도 굉장히 많다.

  하지만 광동 사람들에게 왜 귤을 주고 받느냐 물으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대답한다. "응? 귤이니까? 큰귤이니까?" 이런 대답이 돌아오는 것은 광동 홍콩 지역에서 귤의 발음과 글자가 다른 지역과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완전치 못한 광동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알아들은 바로는 광동지역에서는 귤을 '갓' 이라고 발음 하는데 이는 대길(大吉)의 길과 발음과 글자가 같다. 그렇기 때문에 큰귤(大吉)을 말하는 '따이갓'과 크게 길하다는 대길이 서로 글자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귤을선물하거나 귤나무를 선물하며 새해의 대길을 비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본토에서는 귤을 '쥐'(橘)라고 발음하고 한자도 다른 글자를 쓰기 때문에 귤나무가 예뻐서 사거나 제품이 시장에 있어서 주고 받기는 하지만 광동사람들에게 물어보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홍콩에서 설을 지내게 된다면 지인들에게 작은 귤나무나 큰 귤을 선물한다면 홍콩 문화를 더욱 이해 하는 사람으로 인정 받을 수 있을 것이다.         


2. 본토에는 홍빠오 홍콩에는 라이씨


  우리 나라는 설날에 세배를 하고 세배돈을 받는 풍습이 있다. 주로 어린이들이 어른에게 건강을 기원하는 절을 하고 어른들이 덕담과 함께 돈을 주는 것이 그 풍습이다. 중국도 설날에 이렇게 돈을 주는 풍습이 있다. 이돈은 원래 빨간 봉투에 넣어서 보내기 때문에 붉은 봉투(紅包) 홍빠오라고 불린다. 하지만 요즘에는 전자 화폐가 발달해 있기 떄문에 모두다 위챗페이에서 랜덤 발송으로 보낸다. 화통한 대륙답게 상사들과 보스들이 직원들의 단체 채팅방에 깜짝 놀랄만한 금액을 보내고 직원들이 랜덤으로 가져가게 한다. 설 추석 전후로는 이 홍빠오를 여는 일 때문에 일이 제대로 안될 정도이다.


  홍콩은 아직까지도 봉투에 넣어서 주는 라이씨의 풍습이 남아있다. 설 전후로 모든 상점에는 형형 색색의 봉투들을 파는데 이 봉투들은 모두 중국의 홍빠오에 해당하는 봉투이다. 하지만 하직도 현금으로 보내는 풍습이 남아있고 이 라이씨를 주는 대상도 친척이나 부하직원 뿐만아니라 경비, 가정부, 자주가는 가게 직원 등 다양한 상대에게 보낸다. 그렇기 때문에 봉투가 많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이때가 되면 직원들에게 자기 회사의 로고가 들어간 디자인 봉투를 나눠주면서 마케팅 효과를 노리기도 한다. 그리고 역시 그날은 중국 본토 처럼 홍빠오를 받기 위해 상사의 사무실에 줄을 길게 늘어 선다.

상점에서 파는 많은 종류의 라이씨 봉투


라이 씨를 주고 받을 때는 서로의 복을 비는 4자 성어를 주고 받는데 보통 (恭喜发财,行业成荣) '꽁시파초이' 하고 주는 사람이 덕담을 하면 '항예싱롱'등으로 답을 한다 복을 기원하거나 돈을 벌기를 기원하는 말을 건강을 기원하는 말보다 많이 하는 직설적인 중국사람들의 특성이 느껴진다.


라이씨는 주로 리셉션 직원이나 자주 방문하던 가게 종업원 등 나와 고용관계는 없지만 인사만 하는 사이면 20-50HKD정도를 준 것 같다.

그리고 인사라도 조금 하고 같이 커피라도 한사이면 100HKD 친구 자녀들도 이정도가 좋은 것 같다. 500HKD부터는 전략적으로 고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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