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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카리 Mar 05. 2023

만두의 유래와 전설

사람의 머리모양처럼 빚은 만두, 귀 모양으로 빚은 교자

중국에서 만두를 시키면 찐빵이 나온다.


중국에도 해장국이 있나요 편에 중국에서 해장으로 만두를 먹으려다가 찐빵을 먹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 일화에서도 보듯이 중국에서 만두가 먹고 싶다고 우리나라 만두의 한자를 찾아 만두를 시키면 밀가루로 찐빵처럼 찐 음식이 나온다.


https://brunch.co.kr/@intothebluesea/46


겨울에는 편의점에서 우리나라 호빵처럼 속을 여러 가지를 넣어서 판매한다. 달콤한 호빵을 상상하고 시켰든 다진 고기로 속을 채운 만두를 상상하고 시키든 그와는 다른 음식이 나온다. 그리고 음식점에 따라 소를 넣어서 팔기도 하는데 중국 음식 종류에 대해 익숙해지기 전에는 섣불리 도전하지 말자 아직은 입맛에 안 맞는 재료들이 많은 것 같다.


한국에서는 만두라고 하면 교자 만두로 천하 통일이 끝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심지어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북방에서 먹는 만두를 생각하고 상해에서 만두를 시켰다가 놀랐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다.


일단은 크게 만두, 교자, 포자, 훈툰이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만두는 하얗게 뭉친 밀가루 빵과 같다. 교자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만두다. 포자는 우리나라의 왕만두처럼 동그랗게 빚은 만두다. 그리고 훈툰은 우리나라의 물만두로 남쪽으로 갈수록 그 두께가 얇아진다.


중국에서 만두(馒头)를 시키면 나오는 찐빵


상하이의 유명한 미식 生煎包 셩지엔 빠오 속은 육즙이 가득하고 겉은 군만두이다.


사람 머리를 본뜬 만두, 사람의 귀를 본뜬 교자


만두는 크게 위 사진의 밀가루 빵처럼 둥글게 만든 만두와 우리나라의 송편 모양 같은 교자만두로 나눠진다. 이 둥근 만두는 사람의 머리를 본떠 만들었고 교자 만두는 귀를 본떠 만들었다고 한다. 그에는 재미있는 유래가 있다.


만두, 제물로 바치던 머리를 본떠 만든 음식


- 최초로 만두를 만든 사람은 누구?

만두의 종주국이 중국이란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니 제발 김치나 한복 욕심내지 말자 중국에도 좋은 게 많다.) 만두의 시초에 대해서도 삼국지를 좀 읽었다 하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바로 지모와 전략으로 유명한 촉나라의 제갈량, 자는 공명이다. 제갈공명은 유비를 도와 한나라 왕실을 부흥하기 위해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유비가 그를 초청하기 위해 들인 노력에서 나온 고사가 삼고초려이며, 유비가 제갈량을 만난 것이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다 하여 나온 고사가 수어지교이다. 이 외에도 제갈량은 그 평생 동안 수많은 일화와 발명품들을 남겼는데 만두도 그의 창작물 중 하나라고 한다.



그가 만두를 발명하게 된 사연은 그가 현재 중국의 운남지역에서 이민족들을 굴복시키러 떠나면서 만들어진다. 현명한 지략가답게 그는 이민족을 힘으로 굴복시킬 뿐만 아니라 마음을 동화하여 무력으로 일시적으로 복속시키기보다는 보다 장기적으로 점령하기를 원했다. 그래서 나온 것이 칠종칠금이라는 고사이다.


곁다리로 새자면 이 식민정책이 무력으로 점령하고 억지로 문화를 말살하려는 근래와 현재 나타나는 전략보다 더 효과적인 전략인 것이다. 현대 중국에 복속된 이민족들은 한족과 문화적으로 동화돼서 섞여 들어간 것이지 결코 무력과 탄압으로 융화된 것이 아니다. 수천 년 전의 선조들의 융화 정책을 본받길 바란다.


제갈량이 이런 이민족들의 마음을 얻어 원정에 성공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큰 강을 건너게 된다. 하지만 강에 풍랑이 일고 물결이 거세 돌아가는 길이 지체 되었다. 그래서 현지 주민들에게 물어보니 노수에 사는 수신이 노하여 그런 것이니 사람 49명의 머리를 베어 바치면 풍랑이 잠잠해진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이 잽싸게 주변에서 머리 49개를 모아 오겠노라고 한다.


제갈량은 여기서 또 한 번 문화적으로 앞선 국가의 현명한 지도자다운 태도를 보인다. 그렇게 불필요하게 생명을 빼앗아 바치는 것보다 자신이 수신을 속일 수 있다고 나선 것이다.


그래서 그는 밀가루 반죽하여 겉을 만들고 속을 고기로 채운 만두를 만들어 사람 머리 대신 강물에 던져 넣었고 그러자 곧 풍랑이 잔잔해졌다고 한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만두를 빚어서 먹게 되었고 그것이 만두의 유래라고 알려져 있다.

중국드라마에서 만두로 제사를 지내는 제갈량의 모습 만두가 찐빵 같은 모습이다.


이 고사를 보면 분명 사람의 머리 모양으로 만들고 속을 고기로 채운 교자에 더 가까워 보이는데 어쩌다가 만두라고 불렸을까?


사실 삼국지는 명나라대에 집대성된 소설이다. 따라서 제갈량이 만든 만두는 분명 명나라대의 만두와는 생김새가 달랐을 것이다. 사실 저런 재미있는 고사도 역사가 아니라 나관중의 소설에 나온 것이다. 삼국지의 시대에는 이제 막 맷돌이 개발되어 본격적으로 면요리를 해 먹던 시절로 지금과 같은 밀가루 반죽이 있어서 만두를 빚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아마도 국수를 쪄먹는 방식에서 발전하여 만두가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수호지에도 나오는 만두 이야기


송나라가 무대인 수호전에서도 만두를 쪄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수호전의 영웅 무송의 형은 책에 따라서는 국수 장사, 떡장사를 한다고 돼있는데 형이 팔았던 음식이 증병 만두라고 생각된다. 중국 사람이 떡장사를 한다는 것도 이상하고 떠돌며 장사를 하는데 국물인 국수를 팔았다는게 이상하다. 만두를 쪄서 행상을 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무송 그 자신도 만두가 될 뻔한 이야기도 있다. 무송이 죄를 짓고 떠나다 들른 주막에서 주인에게 속아 몽혼약을 먹고 잠들었는데 이 주막의 부부인 매천자 장청과 모야차 손이랑은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이렇게 몽혼약을 먹여 잠들면 간과 염통은 술안주로 팔고 고기를 만두로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다만 무송은 잠이 들지 않고 일어나 부부를 제압한다.

만두 장수 무대랑


나그네들을 잡아 포자 만두로 만들던 손이랑


대업을 이룬 뒤 먹고 싶었던 만두


만두 이야기는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의 이야기에도 나온다. 주원장이 명나라를 세우고 대업을 달성 한 뒤 축하연에 백은여의(白银如意)를 내어 오라고 시킨다. 그러자 사람들이 아무도 그 제조법을 몰라 의아해하는데 주원장의 부인이 주원장이 남의 집 일을 해주던 시절 마씨네 집에서 해 먹던 요리였다.


자기 생각에는 아마도 큰 성공을 하면 주인집에서 먹던 그 귀한 요리를 먹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리사 중 아무도 요리를 할 줄 모르자 이제는 황후가 된 마씨집안의 딸 마황후가 직접 그 제조법을 가르쳐 주었다.


밀가루를 짠물에 반죽하여 신맛을 제거하고 설탕을 넣고 찐 요리였다. 이 만두의 모습은 피어난 꽃과 같다고 하여 백성들은 이 만두를 개화만두라고 불렀다고 한다.

 주원장이 황제가 된 뒤 먹고 싶었던 개화만두


귀를 닮은 교자(만두)


교자는 한국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만두의 모습이다.어쩌다가 우리나라는 이 교자가 만두가 되었는지는 조금 더 알아봐야 할 것 같다. 교자 만두의 생김새를 보면 귀를 본 따 만들었다는 설화가 더 타당해 보인다. 재미있게도 이 교자 역시 삼국지에서 그 시초가 보인다. 상한론을 지은 장중경이라는 전설적인 의사가 교자만두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다.


장중경은 상한론이라는 저술을 남긴 학자다. (삼국지 게임을 하다 보면 이 책이 아이템으로 등장한다.) 전란의 시기에 유행하던 역병의 발생 모습과 치료법을 기록한 책이다. 우리나라는 화타가 많이 알려져 있지만 장중경 역시 신의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그가 교자를 만들게 된 이유도 백성들을 돕기 위해서 이다. 그가 태수로 재직하던 당시 백성들이 겨울 추위에 귀에 동상을 입고 괴로워 하자 교이(桥耳)라는 음식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 요리는 양고기를 비롯하여 한기를 막아 주는 음식들을 큰 솥에 넣고 볶은 뒤 재료들을 썰어서 귀 모양의 국수로 재료를 감싼 뒤 다시 한번 쪄서 먹었다고 한다.  祛寒娇耳汤이라는 이 요리는 감기를 막아주고 동상을 치료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에는 아직도 동지에 만둣국을 먹지 않으면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고 설날에는 만둣국을 먹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귀를 닮은 교자 만두

중국 사람들은 이 찐빵과 같은 만두가 계속 발전하여 포자 만두와 찐빵과 같은 만두가 되었고 교자 만두가 계속 발전하여 완탕이나 훈툰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만두는 사람의 머리를 교자는 사람의 귀를 본떠 만들었다는 재미있는 일화를 되새기며 중국의 각 지방마다 조금씩 다른 만두를 찾아보는 것도 여행의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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