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의 아침식사는 보통 8시 정도였다. 사장님의 어머니께서는 손 맛이 좋으셨다. 손도 크셨다. 내가 비쩍 말랐다고 하시며 항상 두 주걱씩 밥을 눌러 담아 주셨다. 그리고 담배를 많이 펴서 살이 안 찐다고도 하셨다. 실제로도 비쩍 말랐던 것은 맞다.


레코드 가게에서의 점심식사는 11시였다. 아침을 챙긴 지 3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배가 고플 일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웬만해선 끼니를 거르지 않았다.


이제 그만 담배 끄고, 주문이나 해.


식사 주문은 주로 가게 밖에서 이루어졌다. 두 명의 점장들과 함께 담배를 피우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짧게 나누고 난 후, 누나는 손을 털면서 주문을 받았다.


담배를 피울 때면, 상대방의 입과 그 주변을 맴도는 연기, 그리고 그것을 움직이는 손을 보게 된다.


누나는 손톱이 짧네요. 여자답지 않게.

야 인마. 식당에서 일하는데 위생 생각해야지.


누나의 손톱은 짧았고, 아무런 장식이 더해지지 않아 있었다. 내 친구 중에 피아노를 오래 쳐서 손이 고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의 손을 닮았다. 사실 악기를 연주한다는 또는 했었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 누나의 말 그대로, 요식업 종사자로서의 마음가짐이었을지도 모른다.


누나를 보는 장소는 두 군데, 세부적으로 나누자면 세 군데였다. 누나가 일하는 패스트푸드점의 내부와 옆골목의 암묵적 흡연장소, 그리고 내가 일하는 레코드 가게였다. 누나는 한 달에 두세 번 정도 레코드 가게를 찾았다. 주로 아침 일찍 이었는데, 주문한 CD를 가지러 오는 거였다. 보통 한 번에 한 두장. 가끔 세네 장 정도. 다 직수입한 CD들이었고, 다 내가 모르는 CD들이었다.


누나와는 자주 보는 사이지만, 오래 보지는 않았다. 누나는 나에게 술이나 한잔 하자라는 이야기를, 서로를 알기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났을 때부터 숱하게 했었지만, 막상 실제로 술을 마신 적은 없었다. 가끔, 레코드 가게 점장님의 출근이 조금 늦어질 때마다, 누나는 해장에 담배가 좋다면서 평소보다 담배를 조금 더 피우긴 했었다.


밴드 시작했는데, 언제 한번 놀러 와요.

네가 하는 밴드면 시시해서 재미없다.


우리가 나누는 시시콜콜한 대화는 내가 그곳에 가기 시작하면서, 살짝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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