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네 걸음의 교정 여행
수직적인 관계를 볼 때에는 측면에서 상악과 하악의 와이어를 보면 편하다. 상악과 하악의 두 와이어가 평행하게 되도록 만드는 것이 수직적인 위치 관계를 보는 키 포인트이다. 교정은 교합 평면은 평평하게 맞추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우리는 하악 치의 만곡선인 스피만곡(Curve of Spee)에 대해 익히 들어왔다. 그런데 그것을 펴야 하다니. 자연치에서의 스피 만곡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교정치료를 할 때에는 그 만곡을 계속해서 열심히 펴 주어야 한다. 내원할 때마다 확인해야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와이어만 보더라도 편평한 모양이지 않은가. 물론 전부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편평하지 않은 와이어도 궁극적으로 편평하게 만들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다. 브라켓은 치아의 치관에 붙어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펴주지 않으면 머리가 쓰러지면서 교합 평면이 출렁이게 된다. 이는 마치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롤러코스터처럼 생겼다 해서 롤러코스터 이펙트(rollercoaster effect) 또는 vertical bowing effect이라고 한다. 이는 적극적으로 손을 쓰지 않으면 점점 더 심하게 휘어지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이처럼 와이어가 휘어지는 현상을 방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나? 브라켓을 치아의 center of resistance에 붙일 수 있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 위치는 치아의 root 부근이며 치조골에 파묻혀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불리한 역학적 환경을 어떻게 든 극복 해보고자 와이어에 변형을 주는 방법을 이용한다. Ni-Ti 단계에서는 기성품으로 구부러진 형태의 와이어가 나온다. 이를 reverse curve ni-Ti라고 한다. 이때 이 와이어를 넣는 방향이 중요한데 보통 치아가 쓰러질 때는 발치 공간을 향해 양 쪽에서 머리가 기울어지게 되므로 그 반대의 힘이 가해지는 방향으로 와이어를 삽입해야 한다. 즉, 구치부 슬롯에 먼저 와이어를 끼웠을 때 전치부에서 와이어가 gingiva 방향을 향하면 그 방향이 맞는 방향이다. 전치부 incisal 방향으로 끌어서 브라켓 슬롯에 삽입해 준다. 이 reverse wire는 삽입할 때가 중요한데 와이어가 삽입된 상태에서는 이게 바르게 들어간 것인지 거꾸로 들어간 것인지 꺼내 보지 않는 이상 육안으로 구분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 또한 점점 굵은 와이어로 바꿔주는데 마냥 넣어두어서도 안된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넣어주면 좋을까? 소구치부의 vertical bowing이 다 펴지고 나면 그다음은 전치부에서 bowing 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너무 급하게 straight wire로 교체하게 되면 재발이 될 수 있으므로 전치부 bowing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straight wire로 교체해 주면 적당한 것 같다.
여기까지를 정리해 보자면 현 상태가 Ni-Ti wire 단계라면 수평적인 요소와 수직적인 요소를 살펴봐야 한다. 수평적인 요소에서 중점적으로 맞춰야 하는 것은 기준이 되는 6, 3, 3, 6번 치아이고 수직적인 요소에서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 것은 vertical bowing이며 매 순간 적극적으로 펴 주여야 한다. Ni-Ti 단계에서의 궁극적인 목적은 SS wire가 들어가게 하기 위함이고 이는 기차가 반듯한 레일을 달릴 수 있게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