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내가 만난 사람들]
On The Road : 김승현

by 인터뷰온더로드 진




On The Road
마흔 번째 주인공



DSC_7739.JPG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서른두 살 김승현이고요. 서른을 기점으로 삶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근데 이제 벌써 서른둘이긴 한데. 모든 부분에서 조금 생각이 많은 isfj 김승현입니다.



Q.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A. 평일 낮에는 평범한 사무직 일반 회사를 다니고 있고, 오후 퇴근하고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중국어 과외 강사로 일하고 있고요.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Q. 그러면 중국에서 살다 오신 건가요? 아니면 중국어를 전공하신 건가요?


A. 중국어가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였어요. 영어를 하기 싫어서 찾던 돌파구였는데. 그때 부터 중국어가 재미있었어요. 전공이 아님에도 중국어 수업을 찾으러 다녔죠. 다른 과 청강도 하고. 좋은 기회로 어학연수도 가서, 갔다 온 이후로 꾸준히 중국어를 쓰고 있습니다.




image.JPEG?type=w466
image.JPEG?type=w466




Q. 그러면 글을 쓰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대학 졸업을 하고 타지에 혼자 나오니까 본가에 계신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큰 거예요. 인천으로 처음 직장이 생겨 혼자 살다 보니까 너무 애틋한 거죠. 엄마가 항상 그립고 본가에 자주 내려가지는 못해도 전화는 자주 드릴 수 있었는데, 그때는 전화하는 게 응석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제 떳떳하게 엄마한테 든든한 아들로 사회생활에 자리 잡은 아들로 보이고 싶어서 일부러 더 연락도 안 드리고 그랬습니다.


그때부터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들을 적었어요. 엄마한테 엄마는 지금까지 나를 키워오면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이런 힘든 상황을 겪으면서 어떻게 이겨냈는지. 하고 싶은 말, 궁금했던 것, 글귀 같은 것도 적다 보니까 자취방 벽에 글이 꽉 찬 거죠. 그 글들을 엮어서 엄마한테 선물로 드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저의 첫 번째 시집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엄마한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썼던 게 처음 계기인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출판사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그냥 혼자서 출판을 하실 수도 있는데,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책일까요?


A. 제가 글을 공부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은 없고. 사실 시집이라고 이름은 붙였지만 좀 볼품없는 책이긴 하거든요. 아무래도 개인 출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출판사의 이름만 빌릴 뿐 다른 여타 도움은 받지 않습니다. 오로지 혼자 출판을 준비하는 거죠. 그래서 부족한 게 굉장히 많은 책이에요. 근데 진짜 엄마한테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만든 책이라서요.




image.JPEG?type=w966




Q.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이 굉장히 크신가 봐요.


A. 맞아요. 그 일단 홀어머니이시거든요. 가족이 엄마랑 저 둘뿐이라. 본가에 계신 엄마가 항상 좀 걱정도 걱정도 되고 애틋함이 많이 크죠. 그런데 엄마는 사실 부담스러워하시는 것 같아요. 떨어져 지낸 지도 이제 오래돼서 각자의 삶에 굉장히 익숙합니다.




Q. 그러면 직접 작성하신 글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시는 글이 있으실까요?


A. 조금 많이 고민을 해봤는데 제가 이번 에세이의 이 부분을 표시 해놨습니다. 봄날의 햇살이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첫사랑 누나의 이야기를 쓴 내용이거든요. 제가 그런 이야기를 좋아해요. '글을 읽었을 때 어떤 사람이 그려진다, 그 상황이 보인다, 상상이 된다.' 막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뿌듯하거든요. '내가 글로 이렇게나 자세히 적어낼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 글을 쓰면서 그런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쓰고 있으면서도 그 당시 고등학교 교정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내 모습. 그리고 첫사랑 누나의 모습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지니까 더 애틋하고 글에 마음이 가는. 조금 신경을 많이 썼어요.




Q. 그 첫사랑 누나와 연락은 안 되시는 건가요?


A. 가슴 절절하고 아픈 그런 건 아니지만 따로 연락을 하거나 그런 건 없었어요. 마지막 졸업식 때 초콜릿을 선물로 드렸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아름답게 마무리 그 정도(웃음). 저 혼자만의 설렘밖에 없는 책이긴 한데요. 그런 이야기라도 쓰면서 뭉글뭉글했어요. 많이 생각나더라고요.




image.JPEG?type=w466
image.JPEG?type=w466




Q. 많은 기억들이 담겨 있을 것 같은데, 살면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순간은?


A. 우연히 들른 도서관에서 제 책을 만난 적 있어요. 그때 기분이 너무 뭐랄까? 첫 번째 시집, 아까 처음에 언급했던 첫 번째 시집이었는데. '이런 귀한 곳에 이 누추한 책이? 이게 여기 왜? 이걸 누가 읽는다고 왜 여기 있을까?'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책이라고 말은 붙였지만 보기에도 어설픈 엉성한 부분이 많은 그런 책이에요. 그래서 세상에 내놓기 조금 창피한 정도라. 그 책을 처음에 봤을 때 도서관이 굉장히 조용하잖아요. 소리 지를 뻔하고 마음에 뿌듯함도 있었고 진짜 작가가 된 기분. 그날이 굉장히 기억에 많이 남고, 그 이후로 도서관에서 많은 분들이 제 책을 보셨으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저기 도서관에 제 책을 많이 기증하고 있습니다.




Q. 정말 좋으셨을 것 같아요. 첫 번째로 만났던 책은 기증을 하신 게 아니었던 만큼이요. 보통 도서관에서는 누군가 원하는 책을 신청하면 추가해놓잖아요.


A.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굉장히 신기하기도 했고요. 뿌듯하고 울 것 같았아요. 기억에 굉장히 많이 남아요.




DSC_7725.JPG



Q. 그렇다면 앞으로의 꿈이 있으실까요? 단기적인 거나 아니면 장기적인 부분에서요.


A. 일단은 중국 여행에 비자가 없어진다고 하더라고요. 근 1년간 테스트 기간으로. 제가 중국에 대한 그 애틋함이 커서 어학연수 기간을 항상 그리워했어요. 단기적으로는 테스트 1년 기간 동안 중국 세 번 다녀오기. 비자 없을 때 여행 한 번 다녀오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단기적인 목표로 잡았고 따로 여행 이런 개념은 없고요. 어학연수 기간 때 다녔던 학교의 모습을 한번 둘러보고 싶고. 학교 끝나고 먹었던 마라탕 가게도 가보고 싶은 마음.


그리고 다른 하나는 제 인생에서 장기 프로젝트인데. 수화 통역사를 하고 싶어요. 작년에 필기시험을 한 번 쳤었는데 점수가 안되어서 떨어졌었거든요. 수화도 하나의 언어잖아요. 조금 쉽게 접근을 했던 것 같아서 진중하게 생각해 보고 처음부터 천천히. 실기가 어느 정도 완성됐을 때 필기시험을 쳐보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일단은 일시정지 상태인데 꼭 해보고 싶은 일 중에 하나예요.




completeArtboard 1 copy 2.jpg
image.JPEG?type=w466



Q. 지금 가장 사랑하는 두 가지가 있으신가요?


A. 일단 저는 혼자만의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잘 할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거의 많은 시간을 산책으로 보내는 것 같아요. 산책을 굉장히 좋아해서 생각 없이 걷는 날에는 한 6시간씩 걷고요. 계속 걷다 보면 힘든 것도 모르고. 그렇게 산책을 즐기고, 어떠한 계절에 또 어떤 시기에 느껴지는 분위기가 다 다르잖아요. 그 모습을 보며 즐기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주변을 둘러보면서 계절을 만끽하는 거죠. 계절을 만끽하는데 산책만 한 게 없다는 생각도 들고요. 연장선으로는 산책을 하면서 빠질 수 없는 노래. 제가 노래를 좋아해서 산책을 할 때마다 그 계절에 맞는 플레이리스트를 항상 짜놓거든요. 가을 플레이리스트 이런 식으로. 그래서 그 계절에 맞는 노래를 들으면서 산책도 즐기죠. 노래 스펙트럼도 넓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KKilfAg0nM




https://www.youtube.com/watch?v=pNZHv1ZHJmI&t=1s


Q.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노래는 무엇인가요?


A. 최근에는 가을 플레이리스트 많이 듣고 있어요. 월간 윤종신 노래에서 '윤종신의 가을 옷' 아니면 '장재인의 아마추어' 같은 가을 곡들도 많이 좋아합니다.


사실 진짜 다양한 장르를 다 듣긴 하거든요. 근데 뭔가 분위기에 맞는, 어쩌면 의무일 수도 있어요. 좀 산뜻하고 시원시원한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있게. 뭔가 걷고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없어도 애인이 없어도 혼자 이별한 것도 아닌데, 그런 감정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https://www.instagram.com/interview_ontheroad/

https://www.instagram.com/writer_ksh/



기획, 인터뷰, 글, 사진 : 이유진

위 포스팅의 모든 사진과 글은 본인의 동의를 받고 게시한 글입니다.

무단 도용 및 가공의 경우 법적 제재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copyright @이유진


#인터뷰 #내가만난사람들 #interview #OnTheRoad #Ihaveevermet

#작가 #중국어강사 #블로거 #직장인 #인물사진 #서울스냅 #무료스냅

#photography #scenary #travel #247 #365days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내가 만난 사람들] On The Road : 김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