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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투 Jul 02. 2024

1. 우리는 왜 경제 공부를  해야 할까요?

가. 현명한 투자자, 무지한 투자자

    2020년은 누구에겐 위기이자 기회였을 것입니다. 갑자기 중국에서 발발한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이 유행하며 전세계의 경제를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이동과 모임은 제한되었고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던 서양 일부 국가 가운데서는 마스크 쓰지 않기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죠.

  갑자기 나타나 폭풍이 휩쓸 듯 전세계에 끔찍한 타격을 준 ‘코로나 19’는 각종 요식업 및 자영업자에게는 사상 초유의 위기였을 것이고, 반대로 투자자에겐 기회였죠.

주식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연준에 반하지 말라!’

                                                                                                               -매일경제 2020.3.24.-  당시 경제도, 주식도 몰랐던 저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습니다.     

'지금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인데 그깟 양적완화가 뭐라고 떠들어대는 거지?'

'어차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으면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는 계속 힘들어지는 거 아냐? '

  당시 차트공부를 하며 열렬히 시청하던 유튜버가 있었는데 그 분이 인버스를 추천하시며     

 "이것은 차트상 데드켓 바운스다. 인버스를 더 사라!"      

라고 강조하시더군요. 저 또한 코로나19로 전 세계 경제 마비가 오래될 것으로 예측되었기에 제가 당시 갖고 있던 전 재산 5백만 원가량을 곱버스라고도 불리우는 인버스×2 ETF 상품에 베팅했습니다.

(참고: 인버스 ETF는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3월 24일 양적완화 발표 기사 전후로 전 세계 증시는 급속도로 회복되었고, 예상과는 반대로 꾸역꾸역 계속 상승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수를 반대로 추종하게 설계된 상품을 샀던 제 계좌는 손실이 급속도로 늘었습니다. 더이상 손실을 참을 수 없던 저는 어쩔 수 없이 손절을 했고, 인버스 ETF를 추천했던 유튜버는 어느새 수많은 구독자의 원성을 뒤로한 채 잠적했습니다.

  시간이 흐른 후 제일 크게 얻은 경험은 바로 코로나19 유동성 장세 당시 가장 크게 돈을 번 사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주식투자를 지속적으로 하여 2008년 금융위기 때 양적완화를 경험했거나, 이를 책 등으로 간접 경험한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19 위기 당시에도 파월 연준의장의 양적완화 발표를 듣자마자 용감하게 뛰어들었을 것 같더군요. 돌이켜보면 이때는 돈이 시중에 넘쳐 흘러 주식이나 암호화폐, 부동산 등 오르지 않은 게 없었습니다. 이때 한참 자산 형성기에 2008년 양적완화를 경험하지 못했던 주변의 30대 - 40대는 아파트값은 떨어지게 되어 있다며 계속 가만히 있다가 상대적 박탈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만약 양적완화의 무서움을 알았더라면 제일 먼저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지 않았을까 하네요. 하지만 주식과 마찬가지로 끝없이 치솟는 아파트값에 흐름을 지켜보던 수 많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벼락거지‘라는 신조용어의 등장 속에 자괴감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다 결국 마음이 조급해진 일부는 늦게라도 부동산이나 주식을 매입하게 되지만 결국 제일 꼭지에 물리게 되어 웃지도, 팔지도 못하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에 일어났습니다.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대출을 크게 받아 부동산을 산 사람들은 늘어나는 이자 속에 억지로 버티고 버티다, 결국 경매로 넘기게 된 사람들이 많아지게 된거죠. 한참 돈을 모아야 할 시기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미래는 계속 발전하며 변하지만 과거부터 현재까지 또는 앞으로도 계속 변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장의 특성이죠. 왜냐하면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의 본성이 변하지 않는 한 시장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1. 시장에 유동성이 많아지면 사람들은 낙관적이 됩니다. 그러면 빚을 내어 여기저기 투자하게 됩니다.     

2. 빚을 내어 투자하면 경제는 어느새 불안정해진 상태를 유지하다가 어느 한 순간 버블이 터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질문해 보겠습니다. 아래 A와 B 두 사람 중 2020년 코로나19 위기 때 가장 크게 돈을 번 사람은 누구일까요?


A : '양적완화 발표? 얼른 투자하자.'

B: '지금은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위기야. 지금 오르는 주식? 부동산? 분명 다 일시적 거품이고 곧 꺼질거야.'


  이제 아시겠죠? 돈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서 결국 자산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형성되게 되어있습니다. 수요(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금 등)은 한정적인데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오르게 되는거죠. 예를들어 봅시다. 사과가 1개에 5000원인데 1명의 사람이 5000원에 사가려고 합니다. 그러면 수요와 공급이 아주 적절하네요. 그런데 이번엔 10명이 와서 서로 사겠다고 합니다. 그럼 이 사과의 가격은 어찌 될까요? 부르는게 값이겠죠? 아마 제일 높은 가격을 부르는 사람에게 사과는 팔릴 겁니다.

  코로나19때 가장 돈을 많이 번 사람은 양적완화 발표 전후 투자에 뛰어든 사람이고, 그나마 각종 자산이 오르기 시작한 초반에 뛰어든 사람이 그다음으로 벌었을 것이고, 이 원리에 대해 잘 모르던 일반 사람들은 신중에 신중을 기하다 가장 꼭대기에 샀을 것입니다.

   투자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단순히 차트 몇개 아는 것 가지고 투자를 하는 것이 아닙니자. 만약 여러분이(독자분 중 양적완화에 대해 잘 몰랐던 사람을 일컫습니다.) 지금 알게된 내용을 2020년에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저도 2008년에 금융위기 후 유동성 장세 때 가난한 대학생이어서 주식이고 부동산이고 폭등하던 시절을 경험하지 못 한게 한입니다. 책으로라도 경험을 했어야 했는데 이건 핑계지만 너무 살기도 바빴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여러분은 앞으로 여러분의 일생에 다시 양적완화를 만날 기회가 온다면 그때는 꼭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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