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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그리뜨 Jan 03. 2019

스페인 여행 - 바르셀로나 (1)

사그라다 파밀리아, 카사 바뜨요

물론 나도 가보지 못한 유럽이었지만 유럽을 무지하게 좋아할 것이 눈에 선한 엄마가 하루라도 일찍 유럽 대륙을 밟았으면 싶었다. 엄마의 유럽 최우선 순위는 오스트리아였지만 겨울에 비교적 날씨가 좋다는 스페인을 가기로 했다. 어디서 주워들은 바로는 바르셀로나는 유럽의 캘리포니아라고 했다. 우리 가족은 6개월 전에 이미 모든 비행기 북킹을 끝냈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오지 않을 것만 같은 연말도 끝끝내 찾아왔다.


동생이 오지 않아 세 가족이 지낼 숙소로 호텔 대신 에어비엔비를 예약했는데 부모님이 먼저 도착하시고 나중에 떠나시는 일정이라 걱정이 많았다. 체크인/아웃이나 지내는 데에 큰 불편은 없지만 아빠는 나지막이 다음에는 호텔로 가자,라고 이야기를 하시긴 했다. 로칼 빌딩에서 로칼처럼 지낸다는 것이 좋았지만 바르셀로나의 아파트들은 굉장히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일단 바르셀로나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들은 너무 낡아서 (최소 100년 정도) 어떤 아파트들은 중앙난방이 없기도 했고, 심지어 아직도 래디에이터로 불을 때기도 했고, 방음은 물론 잘 안되고 외풍 차단이 잘 안 되는 집도 있었다. 그래도 에스프레소를 뽑아주는 커피머신과 와인 코르크 따개만 있으면 대충 만족하는 부모님이라 다행이었다.


비행기가 저녁 7시쯤 도착해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는데 엄마가 밥을 먹으러 가자며 길을 안내했다. 길 모퉁이를 돌았던 어느 순간, 눈앞에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펼쳐졌다. 음악계에 바흐가 있다면, 건축계엔 가우디가 있는 느낌이랄까. 본인들의 천부적인 능력이 신을 향해있어 신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을 천재들. 가족 모두 세상을 떠나고 본인의 가장 큰 후원자였던 구엘 씨도 세상을 떠난 후 혼자 남겨진 가우디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본인의 모든 것을 바쳐 짓기 시작한 이 곳.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동이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숨 막히는 디테일과 첨탑 끝마다 장식해놓은 알록달록 가우디스러움은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1926년 전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던 가우디 사후 100년을 기념해 2026년을 완공을 목표로 지어지고 있다고 하니 벌써 100년이 넘게 건축이 진행 중이다. 가우디 또한 이곳에 잠들어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정문


숨막히는 디테일



사그라다 파밀리아의 내부 - 키가 큰 나무 숲을 연상시킨 가우디의 디자인






그리고 엄마의 favorite인 Casa Batllo. 바뜨요 씨네 집. 바뜨요 씨 집은 외부도 정말 아름답지만, 내부 또한 정말 아름답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내부 역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가우디가 키가 큰 나무 숲을 표현하고자 했다면 바뜨요 씨 집 내부는 푸른 바다를 표현하고자 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내부 홀이 파란색인데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짙은 파란색을 이용하여 밑에서 보았을 때 균일한 색 표현을 하고자 했다고 한다. 뿌얀 유리창을 통해서도 바다의 일렁임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겉에서 보는 것도 누가 봐도 가우디 건물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테라스 하나하나가 곡선으로 이뤄져 있으며 작은 타일들이 조화롭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바뜨요씨네 집, Casa Batllo.
바뜨요씨 집 밤 풍경
엄마가 정말 좋아했던 바뜨요씨네 집 거실
바트요씨네 아파트 홀 내부
가우디의 밑이 넓은 아치


바뜨요씨 집 옥상, 용의 척추


용의 척추에 정신이 팔려 제대로 사진에 담지 못한 바뜨요 씨 집 옥상도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굴뚝을 만들 거면 그 조차도 자연을 닮아 디자인하겠다는 가우디는 아직도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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