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사 밀라, 꼴로니아 구엘, 바르셀로나 대성당
세비야로 향하는 기차를 타기 전 서둘러서 아침 일찍 방문했던 밀라 씨네 집, Casa Mila. 가우디가 지었을 당시는 너무 앞서 나간 물결치는 외관 디자인으로 언론으로부터 조롱을 당하기 일쑤였으며 120가구 중 밀라 씨를 포함해 3가구밖에 분양을 하지 못했었다는 상업적으로 실패한 주택단지였다고 한다(가우디는 당대에도 굉장히 성공했던 건축가임에도 불구하고). 결국 지금은 어느 투자 은행의 소유라고.
까사 밀라는 뭐니 뭐니 해도 옥상의 왠지 유타의 캐년들을 연상시키는 이런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스타워즈 다스베이더 또한 카사 밀라의 굴뚝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가우디는 중세시대 군인들 갑옷으로부터 이 디자인을 영감 받았다고 한다.
가우디의 영원한 후원자였던 구엘 씨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고 살았던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바르셀로나 외곽으로 조금 나가면 당시 잘 나가던 사업가 구엘 씨가 운영했던 방직 공장 단지가 있는데 구엘 씨는 노동자들을 위하여 조금 더 큰 집을 지었으며 도시에서 조금 떨어져 사는 공장 노동자들의 자녀를 위한 학교를 지었다. 단지 안에서 자급자족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했다고 보면 된다. 그 단지 내의 작은 성당을 가우디가 디자인하였는데 가우디의 초기 디자인으로 여겨진다. 당시 재정 상태가 좋지 않아 가우디의 공사는 끝마칠 수 없었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당 내부는 아기자기하며 아늑하다.
이 글의 마무리는 고딕 지구에 있는 두 성당으로 한다. 바르셀로나 대성당은 이미 내가 오기 전 주말 오전 내부 무료입장을 했던 부모님이 다시 가길 원하지 않아서 내부는 보지 못했고 (ㅋㅋ) Basilica of Santa Maria Del Mar의 경우 들어갔을 당시 일요일 미사가 진행 중이라서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세비야 대성당을 갔다 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성당은 겉보다는 안을 봐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2026년 사그라다 파밀리아가 완성될 때 즈음 바르셀로나에 다시 돌아와야지.
이렇게 아름다운 성당이 여기저기 널려있는데 예수님 안 믿고 배기겠는가. 성당 기행의 끝판왕은 세비야 편에서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