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도 프리몬트에서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직항이 없는 6시간이 넘는 비행기도 힘들고, 3시간 시차도 힘들어서 주말에 집에 가지 않기로 했다. 프리몬트에 주말 동안 머무른다면 회사의 돈은 절약해 줄 수 있겠지만 나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주말엔 프리몬트를 떠나기로 했다.
주말에 미시간에 머무를 것이라고 하니 만나는 사람들이 저마다 본인들이 좋아하는 소도시를 이야기해 줘서, 목요일 퇴근 후 시카고를 가는 길에 있는 홀랜드에서 하룻밤을 나기로 했다. 홀랜드는 이름에서 보다시피 여름에 튤립 페스티벌로 유명한 미시간의 도시이고, 매우 귀여운 다운타운 가지고 있었다. 다운타운에서 평상시였으면 매우 맛있었을 해산물이 가득들은 치오피노를 먹었는데 먹으면서도 계속 육개장 먹고 싶다.... 순두부 먹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다. 나의 민족들이 먹고사는 음식을 먹고사는 것은 중요하다. 시카고의 목적은 두 개였다. 아트 인스티튜트 오브 쉬카고, 그리고 한식.
미시간을 벗어나, 인디애나를 거쳐, 일리노이를 2시간 30분을 달리니 시카고의 스카이라인이 보이기기 시작한다. 시카고는 정말 매력적인 도시이다. 늘 몇 년에 한 번씩은 돌아오고 싶게 만드는 곳이다. 이번 주말은 날씨도 완벽할 예정이었다.
온전한 하루의 시간이 있는 날인 토요일엔 아트 인스티튜트 시카고를 가기로 하고, 반나절이 있는 시카고에 도착한 금요일에 어딜 가볼까 하다가 컨템포러리 뮤지엄을 또 가긴 싫고, 구글맵에 박물관을 검색해서 걸린 드리하우스 뮤지엄을 가보기로 했다.
시초는 시카고에서 투자자로 돈을 많이 벌었던 니컬슨(Nickerson) 패밀리가 소유하고 있던 빌딩으로 그 당시에 시카고에서 아이코닉한 부잣집 빌딩이었다. 1883년 돈으로 45만 불이 들었다고 하니 얼마나 럭셔리한 레지던스였는지 가늠이 가능하다. 그 이후로 다른 가족이 잠깐 살다가, 이후 잘 나가는 시카고안들이 모여 집을 구매해 ACS (American College of Surgeons) 에게 선물로 건물을 증여했다. 2000년 대에 들어 Richard Driehaus와 다른 시카고 베이스 투자자들이 하우스를 사들여 니컬슨의 집을 복원해 놓았지만, 니컬슨 패밀리가 살던 시대의 스타일이라기라기 보다는 1800년 후반 미국이 산업화를 통한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던 시대의 부잣집 스타일을 반영해 놓았다.
스테인드 글라스가 인상 깊었던 오라토리움.
입구에 가장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스모킹 룸.
드리하우스에서 가장 멋졌던 다이닝 룸.
다이닝룸에서 밥을 먹은 후 여성들이 행아웃을 하던 "drawing room". 여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밝은 느낌을 주는 금색, 흰색, 크림색 등을 사용해서 방을 꾸며놓았다. 구석에는 그랜드 피아노도 있고, 여성스러운 그림들이 많이 걸려있다.
바로 옆으로 남성들이 사용했던 "library room"과 이어져있다. 남성들의 어둑한 방에는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책들이 많이 꽂혀있다는 것이 여성들의 방과 크게 대조되는 부분이다.
니컬슨이 살던 당시에는 아트 갤러리로 꾸며져 있던 방을 서재로 만들고 조각상과 스테인 글라스로 장식을 해놓았다. 다이닝룸 다음으로 예쁘다고 생각했던 공간.
2층으로 연결되는 계단, 계단으로 올라가면 침실로 사용했던 방들이 나온다.
미술작품을 감상한다기보다는 그 당시 부잣집들의 집 구조는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해놓고 살았나, 하는 점에서는 흥미롭긴 했는데 재방문을 할 것 같지는 않은 그런 짧은 방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