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한국계 회사를 떠나와서 처음으로 다니게 된 미국 회사에는 동양인들은 많아도 한국 사람은 나 하나 뿐인 그런 작은 도시에 살고 있다. 같은 나라에서 온 우리 민족이 그리운 어느 날에는 나와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보고싶어 30분을 운전하고 한인 마트를 찾아가던 날들도 있었다.
내가 회사를 출퇴근 하는 것 만큼이나 꼬박꼬박하는 것은 요가 스투디오에 나가는 일인데 그곳에 일본인이라고 추정했던 동양인이 한 명 있었다. 그리고 어떤 기회를 통해 그녀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끔 친구들이 방문하면 나는 그들과 함께 요가원에 갔고 한국어로 열심히 수다를 떨었으니 그녀도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텐데. 그녀는 모두와 인사를 하고 수다를 떨지만 내 눈 만큼은 절대로 쳐다보지 않는다. 눈을 마주치면 인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일까. 한국어를 사용하기 싫은 것일까. 아니면 한국인과 영어로 대화하기가 싫은 것일까. 아님 한국인이 싫어질 어떤 계기가 있었던 것일까.
한국인들이 많지 않은 곳에서 한국인을 만나면 너무나 반가워 말을 걸고 싶어하는 내가 오지랖인걸까?
(과테말라 여행 중에도 일주일 만에 들려오는 한국말에 너무 반가워서 인사를 건냈었었는데)
괜히 한국인이라는 사실로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그녀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