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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집사 Lawjibsa Jul 14. 2017

고통을 인정해야 길이 보인다.

지금의 생활에 문제가 있음을 안다. 이 문제라는 것은 걱정, 고민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고민이나 걱정이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 몸이 건강해지면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인데 반해 이 문제라는 것은 더 나은 자기로 향하는 여행을 방해하는 장애물이라는 차이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불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경우, 주변에서 생각하는 자기와 스스로 생각하는 자기가 너무 다를 경우, 인간관계가 잘 되지 않는 경우 등 행동이 없이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달라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 문제를 직시하는 것은 대부분 너무 어렵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은 그렇게 강력하다. 이 아픔을 피하기 위해 술, 마약, 자기학대 등으로 빠지는 사람도 많다. 술, 마약, 자기학대 등은 오히려 쉽기 때문이다. 훈련이 필요 없고, 그 안에 있는 동안은 마음이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에 쉽다. 안락한 무기력과도 같다. 

이러한 안락한 무기력은 내가 할 수 있었는데 상황을 망치고 말았다는 자기비난과는 또 다르다. 자기비난은 자기반성과도 같은 종류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내가 할 수 있었다는 자각이 있어야 모든 것이 자기의 책임임을 통렬히 깨닫게 된다. 가톨릭에서 말하는 '내 탓'이라는 것은 한 개인의 문제에 사회의 책임이 없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고차원적인 문제 즉 한 개인의 문제이자 이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스스로에게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고, 이러한 힘은 내 책임이라는 것을 고통스럽게 깨달은 이후에 발현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문제를 직시하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을 얻기가 어렵다면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도 좋다. 현대 사회의 인간은 항상 안정적인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경증과 강박증 사이를 오가며 불안정하게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자기를 위한 여정을 방해하는 어떤 것이 있다고 느껴질 때 심리상담을 받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와 관련된 책이라도 많이 읽는 것을 권한다. 

무엇보다 자신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 문제를 피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통을 인정하겠다는 결단은 예방접종일 수도 있고, 수술적 치료일 수도 있다. 조금 아플 수도 있고, 때에 따라 많이 아플 수도 있지만 그 고통을 견디고 나면 더 나은 자기를 향한 여정에 도움이 되고 결국 더 고차원적인 충족감이 찾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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