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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집사 Lawjibsa Mar 06. 2016

마음의 정리

빈 공간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채워지는 것은 우주의 법칙이다.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이렇게 썼다.

"질서는 하늘의 제1법칙이다" 


젊은 시절에는 규칙이나 질서라는 것에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느꼈다.

삶의 진실, 진짜 의미는 규칙이나 질서라는 것과는 다른 곳에 있는 줄 알았다.

그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40이 넘어서야, 매일 매일 책을 읽고 조금씩 명상을 하고 나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세속에서 주어진 규칙, 질서가 아니라 나 자신이 스스로 삶의 규칙과 질서를 세워야 함을

삶의 아름다움, 창조는 그러한 질서에서 나오게 됨을 알게 되었다.

 

자기연민은 녹과 같아서 자기파멸로 이끌 뿐이고, 번개같이 떠오르는 천재적인 생각은 이를 고정시킬

그 무엇이 없다면 누구도 알지 못한다. 


어떤 큰 일을 시작하기 전에 마음의 정리를 하라고 한다. 얼마나 지혜로운 말인지 드라마에서 나올 때 나는 깨닫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변화를 위해 해야 할 여러 가지 일들 중 첫 번째로 해야 할 일로 꼽게 되었다. 


마음이 정리가 되어 있지 않으면, 내면의 청소가 되어 있지 않으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지 못한다. 


식물이나 동물은 저 생긴대로 자라고 자신의 dna에 코딩된 그대로 자란다. 물론 외부의 환경에 스스로를 바꾸어나가지만 인간과 같이 고차원적인 것은 아니다. 

인간은 스스로 코딩할 수 있는 존재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글을 쓰라고 자기 전에 자신에게 코딩할 수 있고, 늦게 까지 자서 피로를 회복하라고 코딩할 수 있다. 

그러한 프로그램이 습관이고, 인간에 대한 청사진, 설계도이다. 그러므로 자신과 어떠한 약속을 하는 것, 이렇게 해야지 하는 사소한 모든 것들이 자신을 구성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한 자기 명령, 프로그래밍이 질서가 없다면, 하루 잠시 실행하고 사라져버리고 찌꺼기를 남기는 형식의 소프트웨어라면 아름다운 인생을 구축할 수 없다. 


질서, 규칙이 오히려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지만 사색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여야 한다. 카오스적인 혼돈 속에서 뭔가 번뜩이는 창조가 나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카오스적 혼돈에서 나온 창조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이고,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니다. 


생각하는 사람을 조각한 위대한 예술가 로뎅도, 스릴러계의 거장인 스티븐 킹도 창조적인 생각이 들지 않더라도 꾸준히 만들고 꾸준히 썼다. 아무런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없을 때, 스스로 머리를 쥐어뜯고 싶을 때, 재미가 없고 지루할 때에도 참고 꾸준히 작업을 했다. 왜 그래야만 했을까? 술을 먹고 놀다가 흥취가 나면 붓을 들고  엄청난 명작을 그려내는 천재 화가는 멋있어 보일 뿐이다.


한 개인, 성취와  성공을 위한 변화를 구하는 한 개인에게 있어 규칙과 질서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실행은 청소이다. 

좁게는 내면 청소, 생각 청소이고, 넓게는 집안 청소, 생활청소, 재정 청소, 인간관계 청소까지 포함한다. 

공간을 청소하고, 자신의 일상을 정리하는 것이 내면 청소, 생각 청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안나 카레니나에서 안나의 연인인 브론스키는 사교계에서 많은 돈을 쓰면서 놀았지만 한 달에 한번 재정 청소라고 하는 영수증 정리를 했던 장면이 기억이 난다. 

 

우리의 뇌는 그 본성상 어제 살았던 그대로 살라고 한다. 그게 안정적일 뿐 아니라 지루하고 고통스럽더라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어서 모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미국 속담에 익숙한 지옥이 잘 모르는 천국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게 뇌의 속성이다. 


어제의 무질서에서 결별하기 위해서는 청소를 하여야 한다.

우리의 몸은 육체와 정신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몸이 깨끗하고, 운동을 하면 정신도 따라서 깨끗하고,

맑게 된다. 또한 정신이 깨끗하고, 맑다면 육체적으로도 건강하다. 

내면 청소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청소방법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아니면 내가 이분야의 스승이나 책을 많이 찾아보지 않아서이기도 할 것이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해 보자.

먼저 집안 청소를 하라.


그리고 6개월 동안 쓰지 않은 것, 지금은 필요하지 않지만 미래에 쓸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버리고 있지 않은 것을 모두 버려라.

버려야 새로운 것을 채울 수 있다.

비어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집안에서부터 비어있는 공간을 만들고 그 이후 자신의 생활에도 비어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당신이 과거의 당신에서 벗어나 새로운 당신으로 사람들에게 나서고 싶은 그만큼 그 욕구만큼 버려라. 당신이 버린 만큼이 당신이 변화하고 싶은, 변화할 수 있는 크기라고 보면 된다. 


법정스님은 당신이 가진 물건들에서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이냐고 물으시면서 소유함으로써 갖게 되는 번뇌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충분히 버려라. 그리고 책상 위에 모든 것을 텅 비게 하여라. 책상 위에 고지서 기타 펜과 메모지 외에 전단지,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온 할인쿠폰이 들었다는 광고 편지, 안 보는 책 이런 모든 것을 버려라. 

버리기 어렵다면 박스에 넣어 봉하고 그 위에 내용물이 무엇인지와 날자를 적어놓아라. 


앤디 워홀은 매달 자신의 책상을 박스에 쓸어 담아 날자를 적고 봉했다고 하는데 앤디 워홀 사후에 앤디 워홀 기념재단에서는 아직도 그 박스의 내용물을 다 정리하지 못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앤디 워홀은 한 번도 그 박스를 죽기 전에 개봉한 적이 없다. 


당연하다. 

의미 없는 것들이고 사실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나서 머리를 깎거나 목욕을 하러 가자. 둘 다 하면 더 좋다.

목욕을  하면서 지금 이 순간의 나는 바로 전의 내가 아니고 내가 원하는 나라고 생각하자.


이제 내면 청소를 할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되었을 것이다.

내면 청소는 다름이 아니라 당신이 원하는 그 무엇을 하기 위하여 당신의 생각을 버리고 정리하는  것이다.

집안 청소와 똑같다.

지금 당신의 머릿속을 그려보자.  머릿속 지도라고 하면서 연예인, 사랑, 먹을 것 이렇게 그려놓은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렇게 그려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당신의 생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중에서 당신의 열정을 갉아먹는 것은 무엇일까 걱정이다.

나 역시 지나온 숱한 걱정을 하였지만 걱정을 너무 많으면 공격적이라기보다 수비적으로 인생을 살게 된다. 


세네카의 말처럼 3일 정도 거적때기에서 자고 깔깔한 밥을 먹더라도 그게 그렇게 두려운 것은 아니다. 

직업이 없더라도, 돈이 없고, 집이 없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마음이 비전으로 뛰고 있다면 인간의 얼굴은 빛이 난다. 


이런 말이 불경스러울 수도 있지만, 부처님 같은 분은 세속적인 욕망을 벗어나는 보다 고차원적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동물과 달리 메타인지를 할 수 있는 것처럼 부처님도 일반적인 우리네와 달리 보다 더 고차원적인 차원의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말은 누구나 부처가 될 하드웨어는 가지고 있다. 다만 그 하드웨어를 구동하는 소프트웨어에 따라 부처가 되기도 하고 짐승이 되기도 한다는 뜻으로 혼자 비유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다시 걱정으로 돌아와서, 걱정은 위험을 방지하는 경고일 수도 있지만 잘 다루지 아니하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으로 '오늘 하루 안녕이면 다 좋다'는 식으로 당신의 인생을 좀먹게 된다.

오래 산다는 것이 행복의 절대조건은 아니다. 


걱정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내가 아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데일 카네기의 방법이다. 

미국의 작가인 데일 카네기는 자기 관리론이라는 책에서 걱정을 없애는 방법에 대하여 이렇게 썼다.

먼저 사실을 구한다.

다음 사실을 분석한다.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따라 실행한다.

이러한 방법은 사실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걱정은 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고  또 근거가 있는 걱정이라도 두 번 걱정하지 않아도 되도록 해서 걱정 그 자체에 매몰되는 것을 막아준다. 


이를 구체화해서 1. 내가 걱정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공책에 쓰고, 다음 2. 내가 그에 대해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쓴다. 3. 다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쓰고, 4. 마지막으로 결정에 대한 실행을 언제 할 것인가를 쓰라고 조언한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스칼렛 오하라는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떠나게 돼서야 자신의 사랑을 깨닫는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 사람은 자신에 대한 사랑이 다 사라졌다고 말을 듣고 절망하면서 돌아온다.

하지만 스칼렛은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내면 청소를 하면서는 나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옷깃을 붙잡는다고 느끼는 걱정, 고민, 생각을 모두 적어보라.

어떤 고민들은 아마 공책에 적는 것만으로도 고민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남는 고민들에 대하여 그 걱정은 언제까지 갈 것인가를 써 보라. 걱정이 오랫동안 갈 것이라고 생각되면 그에 대해서는

데일 카네기가 제안한 것처럼 그 고민의 원인이 무엇인지 사실을 구하고 그에 대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써 본 다음 그중에서 자신이 할 일을 선택하면 된다.


할 일을 선택해서 실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한걸음 나아간 것이다. 물론 고민만 하고 시간에 촉박해서 어떤 행동을 하면 당신은 본능적이고 직관에 따른 행동이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은 막연한 예상을 하지만 사실은 대부분은 좋지 않은 선택을 하게 된다.

이러한 선택은 무작위적이고 즉흥적이어서 당신의 인생을 무질서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항상 스칼렛처럼 오늘에 집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어떻게 노력해야 하냐고.

그냥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 하루도 어제와 내일에 옷깃을 붙잡히지 말고 내가 세운 규칙에 따라 충실히

살겠다고 10번 되뇌는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나 역시 이 새로운 규칙을 내 삶에 코딩하고 있다. 

당신의 걱정, 고민에 대해서 집안 청소를 하는 느낌으로 정리를 해두어야 한다.


집안의 쓰레기나 잡동사니야 눈에 보여서 쉽게 판단이 되지만 당신의 내면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일단 모두 커다란 도화지 같은 곳에 적어놓아야 한다.

그다음 쓰레기라고 생각되는 고민, 걱정은 모두 버린다고 생각하고, 잘 판단이 되지 않는 걱정 고민은 공책에 잘 적어놓고 일단 봉해보자.

그렇게 하면 당신의 내면에 텅 빈 깨끗한 공간이 나타날 것이다.

이 공간에 채워 넣을 것은 당신이 되고 싶은 당신 자신의 소중한 것, 열정, 아름다움, 고귀한 것들이다. 

아직 채워 넣을 것이 없다고 두려워하지 마라.

빈 공간이 생기면 채워 넣을 것이 생기는 것은 우주의 법칙이다.


그 공간이 다시 잡동사니로 채워지지 않도록 자신에게 질서를 부여해야 한다. 아직 자신의 열정이, 자신이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다면 그 빈 공간을 잘 유지하면서 자신의 하루를 잘 관찰하여야 한다.

자신이 지루하게 여기는 것이 왜 지루한지, 지루하게 여기는 지금 이것을 자신은 왜 하고 있고, 이러한 지루함을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하는 일이 세상에 없더라도 세상은 잘 굴러갈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서 하루를 의식하면서 살아야 한다.

어느 순간 자신이 이렇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 것이라고 본다.

그때 그 마음을 잘 붙잡아야 한다. 그 마음 자체는 새싹과 같다.


가만히 두면 자라지 않는다. 물을 주고 거름도 주고 애정을 가지고 보살펴야 한다.

당신의 빈 공간에 처음 나타난 새싹 같은 자신의 생각은 경제적으로는 이 책에서 말하는 무형자산이 될 것이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주지만 경제적으로도 독립시켜 줄 것이다.

당신이 그 생각에 기울인 노력만큼 보상은 따라오는 법이니까. 


요즈음의 나에게 새싹 같은 마음은 바로 이것이다. 디지털화된 정보의 공유로 인터넷이 이루어진 것처럼, 비 디지털화된 모든 물건을 공유하고 전달하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풍요로움을 구현할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이 새싹 같은 마음을 사그라들지 않도록 붙잡고 있다. 관성 같은 삶이 이 새싹을 죽이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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