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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Nov 12. 2019

습작

백스물여섯번째




내게는 누가 새벽에 배송해주나?     


둥둥 떠다니면 아파트 현관문 옆

오늘도 마법처럼 거기 놓여있으니

참으로 상쾌하고 상쾌한 아침이로다

이토록 편리한 세상이 또 어디 있나     


원래 문명의 이기란 이기적인 것

돈 주고 받는 일에 사람이 웬 말

아 오늘 물건은 신선식품이오니

녹는 일 없게끔 각별히 주의해주길     


내게는 누가 새벽을 배송해주나?     


머잖아 동이 트고 해가 올라서

문득 아침이 되면 별 볼 일 없는

내 삶조차 볕들 날 오게 될 거라

말해줄 이 있더라도 겨를이 없네     


밝아오기 무섭게 감겨드는 내 눈

정신 차려보면 네모난 상자들 속

지치고 외로운 몸뚱이 옮기고 나면

오늘도 마법처럼 거기 놓여있겠소…       


   

<새벽배송>, 2019. 11




<하늘이 여무는 시간>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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