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스물여섯번째
내게는 누가 새벽에 배송해주나?
둥둥 떠다니면 아파트 현관문 옆
오늘도 마법처럼 거기 놓여있으니
참으로 상쾌하고 상쾌한 아침이로다
이토록 편리한 세상이 또 어디 있나
원래 문명의 이기란 이기적인 것
돈 주고 받는 일에 사람이 웬 말
아 오늘 물건은 신선식품이오니
녹는 일 없게끔 각별히 주의해주길
내게는 누가 새벽을 배송해주나?
머잖아 동이 트고 해가 올라서
문득 아침이 되면 별 볼 일 없는
내 삶조차 볕들 날 오게 될 거라
말해줄 이 있더라도 겨를이 없네
밝아오기 무섭게 감겨드는 내 눈
정신 차려보면 네모난 상자들 속
지치고 외로운 몸뚱이 옮기고 나면
오늘도 마법처럼 거기 놓여있겠소…
<새벽배송>, 201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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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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