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서른여덟번째
북녘에서 헤엄치고 날아 남쪽까지 왔다
갈수록 따뜻하다는 땅 아래로 아래로
먹던 밥도 토해내 젖처럼 먹였다
타지에서 낳아 길러도 자식에겐 고향인데
일가친척 버려두고 온 죄 어찌나 큰지
몇 발짝 떨어진 옆집도 남남이라서
결국 도망친 곳에 낙원 없더라는 말
코 베가는 사람들 핀잔처럼 주고 갔소
그러니 고향 사람들 잘들 들어두시길
죽을 고생하며 와봤자 남들뿐이니
차가운 마음은 머나먼 남북도 하나같아서
굶어도 외롭게 죽는 일 몇 배는 슬프더이다
<남남북녀>, 202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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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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