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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Jun 22. 2020

습작

백예순다섯번째

노인들 하얀 수염이 자란 노인들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바다 한 가운데 서서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되지 않았다.

파멸할지언정 패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래된 성경처럼 되뇌이면서 앞으로 간다

쿠바의 상어떼 앞으로 목을 들이 민다     


넷플릭스에 증거가 없으면

그들의 주장에 유리한대로     


너는 살지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청새치야

다시는 희망의 유혹에 안 떨어진다.     


헤밍웨이 불쌍한 헤밍웨이

불 도적한 죄로 손에 엽총을 쥐고

끝없이 침전하는 헤밍웨이     


경계도 없는 수평선

불가분의 청색을 긋고

관자놀이로부터 왱왱

시끄러운 적색경보가 터지면     


패배하지 않는

또 패배할 수 없는

오만하고 영원한

인간의 승리를 향해 흐른다

푸르게 푸르게     


<노인과 바다>, 2020. 6     





< 노인과 바다 >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Reinette' 님이 값을 미리 치러 주신 덕분에 이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그림이 걸린 방에는 방향제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작업도 후원하고, 당신만의 공간에 멋진 그림도 한 점 걸어두세요.  


아래 링크에서 다음 작업을 미리 후원해주시면, 이 작업을 더 오랫동안 지속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2018년 ~ 2019년에 쓴 약 일흔 편의 작업물 및 미공개본을 묶은 첫 단편소설집, 「시간과 장의사」가 출간되었습니다. 표지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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