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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묵돌 Oct 08. 2020

습작

백일흔여덟번째


일 할 때 일 하고 

놀 땐 놀겠다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밀린 일감처럼 느껴진다던 그 날  

   

너는 지난 계절처럼 불어 떠났지

일 같은 사랑으로부터 떠나

휴식 같은 일을 하겠다면서     


나처럼 지루한 사람을 떠나

머얼리 남쪽으로 가는 비행기     


매년 이맘때쯤 우리 걷던 곳

쓸쓸한 구름 몇 점 담아서

우표 없는 엽서로 부쳐 보낼게

―너는 받지도 읽지도 않겠지만     


너 떠나간 나라에는

겨울이 아니 온다기에.          


<워킹홀리데이>, 2020. 10     







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이지원  님이 값을 미리 치러 주신 덕분에 이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그림이 걸린 방에는 방향제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작업도 후원하고, 당신만의 공간에 멋진 그림도 한 점 걸어두세요.  


아래 링크에서 다음 작업을 미리 후원해주시면, 이 작업을 더 오랫동안 지속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2018년 ~ 2019년에 쓴 약 일흔 편의 작업물 및 미공개본을 묶은 첫 단편소설집, 「시간과 장의사」가 출간되었습니다. 표지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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