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흔여덟번째
일 할 때 일 하고
놀 땐 놀겠다고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밀린 일감처럼 느껴진다던 그 날
너는 지난 계절처럼 불어 떠났지
일 같은 사랑으로부터 떠나
휴식 같은 일을 하겠다면서
나처럼 지루한 사람을 떠나
머얼리 남쪽으로 가는 비행기
매년 이맘때쯤 우리 걷던 곳
쓸쓸한 구름 몇 점 담아서
우표 없는 엽서로 부쳐 보낼게
―너는 받지도 읽지도 않겠지만
너 떠나간 나라에는
겨울이 아니 온다기에.
<워킹홀리데이>, 202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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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Mukdolee
Painting | Moa
이지원 님이 값을 미리 치러 주신 덕분에 이 글과 그림을 작업하고 공개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좋은 그림이 걸린 방에는 방향제가 필요없다고 합니다. 이번 기회에 작업도 후원하고, 당신만의 공간에 멋진 그림도 한 점 걸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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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 2019년에 쓴 약 일흔 편의 작업물 및 미공개본을 묶은 첫 단편소설집, 「시간과 장의사」가 출간되었습니다. 표지에 고양이가 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