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다마

8. 신나면 곤란한 수요일

by 이묵돌



자동차 보험이 만료돼 주행거리를 등록하라는 알림이 왔다. 병원에 가는 길에 겸사겸사 찍어 올렸는데, 뜬금없이 사십만 원 정도를 환불 받았다. 무슨 특약 같은 게 걸려있었던 모양이다. 환급이라고는 하지만, 나한테는 이미 없어졌던 돈이 돌아온 것이다보니 꽁돈이나 다름없었다.

갑자기 부자가 되어버린 나는 카스테레오에 《Don’t stop me now》를 틀어놓고, ‘이 돈으로 뭘 해야 잘 했다고 소문이 날지’를 즐겁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대체 뭘 사면 좋지? 쌀은 얼마 전에 채워놨고. 계란도 대여섯 알은 남았고. 음. 이참에 고기를 왕창 사서 쟁여둘까? 아냐. 냉동실도 좁고 유통기한도 얼마 안 돼. 그럼 그냥 저축? 그러기엔 금리가 너무 낮은데……잠깐만, 이거 뭐야? 으악!

「안녕하세요. 실례스럽게도 주차도중 주위를 잘 살피지 못하고 차주분 차량 범퍼에 경미한 접촉이 어쩌구 저쩌구…… 편하실 때 연락주세요.」

‘적어도 어디 쓸지는 고민 안 해도 되네……’ 대충 양파나 사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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