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흔두번째
간밤 내 꿈속에 나온 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
눈을 떠도 별다를 순 없어서
거울에 비친 모습 바라만 보았어
별
머나먼 별…
꿈 한 자락 없는 캄캄한 낮잠
휴대폰 진동소리와 함께 깨면
새끼 손톱처럼 가느랗고 나약한 달이
금방이라도 우주의 밖으로
세상의 밖으로
꺼져버릴 것처럼 거기 붙어있고
눈만뜨면 온통 닿을 수 없는 세계들이 있어
빛보다 빠르게 멀어져가는 국부은하군
빤히 바라본다고 해도 가닿을 방법이 없어
비싼 우주선도 한 마디 말도 도리가 없군
뭐야 무슨 생각해,
물어보아도
아무 것도 아니야,
대답할밖에
<눈으로만 보세요.>
202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