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옥마을
터미널에 도착하니 아침이었다. 대전에서 전주까지는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전날 밤에는 선잠도 제대로 못했다. 그런 것 치곤 정신이 말똥했다. 버스 안에서 노트북을 꺼내 글을 썼다. 전주의 하늘은 대전과 비슷했다. 차이가 있다면 좀 전까지 비가 내린 모양이다.
터미널을 나와 방향을 하나 잡고 걸었다. 터미널에서 멀어질수록 큰 길은 작은 길이, 작은 건물은 큰 건물이 됐다. 전주로 오는 버스 직전에 급히 우겨넣었던 우동과 김밥이 울렁거려서 더 걷기로 했다. 삼십분쯤 걷다 지도를 봤다. 지도가 가던 길로 쭉 걸으면 한옥마을이 나온다고 했다. 나는 쭉 더 걸었다. 쭉 걷던 길 옆 골목에 덩굴과 이끼가 잔뜩 엉켜있었다. 멈춰 서서 십분 쯤 멍하게 쳐다봤다. 덕분에 한옥마을에는 십분 쯤 늦게 도착했다.
칙칙한 건물들 사이로 기와올린 한옥들이 늘어섰다. 횡단보도 너머로도 한옥마을임을 알 수 있었다. 전주한옥마을은 유명한 관광지다. 페이스북 뉴스피드에서도 심심하면 나온다. 도착해서 휴대폰을 보니 시간은 오전 열시도 안 됐다.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전주에 도착했다하니 뭘 먹으라는 연락이 많았다. 그래도 전주에 왔으니 비빔밥을 먹어야겠다 싶어 적당한 곳을 찾아들어갔다. 왜 전주에서 비빔밥 같은 걸 먹냐, 는 핀잔을 받았지만 무시했다. 비빔밥이 맛이 있으면 얼마나 맛이 있겠는가. 재료가 다르면 얼마나 다르겠는가. 나도 안다. 다만 내게 음식은 먹고 싶은 기분이 중요하다. 맛이야 그 다음이다. 먹고 싶어 먹는데 맛이 없기도 어렵다.
식당에 들어가니 인기척은 있는데 주인내외가 없었다. 창가 쪽 적당한 자리를 잡아 앉았더니 급히 아주머니 한 분이 나온다. 무안하단 표정으로 뭐 주문하시겠어요, 한다. 비빔밥 주세요. 했더니 예, 미안합니다 하고 도로 들어갔다. 무슨 미안할 짓을 하셨나 싶다. 비빔밥에 버섯만 안 넣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2019년 6월, <역마>가 출판사를 통해 정식 출간되었습니다.
따라서 3화 이후의 전문은 보여지지 않으며, 중간에 책 구매 링크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가급적이면 저도 오픈해놓고 싶지만... 아무렴 제 글을 믿고 투자해준 출판사, 그리고 이 부족한 글을 책으로 구매해 책장에 꽂아놓으셨을 독자분들께 저 나름의 예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따라서,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죄송스럽지만, 나머지 내용은 책을 구매해서 읽어주세요.
책에 실린 것은 편집자의 손을 거친 글로서, 온라인 버전에 비해 훨씬 깔끔한 문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즐겁게 쓴 <역마>를 여러분 또한 즐겁게 읽고, 또 생각날 때마다 책장에서 찾아뵐 수 있다면
저로선 더없는 행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