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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센바위 Oct 29. 2023

ESG, 사람 중심의 경제

돈은 사람이 벌어주는 것이다. 

조선 정조 재위기, 제주도 대기근 때 전 재산을 풀어 제주도 백성들을 구제하여 의녀(義女)로도 불리는 김만덕은 장사 밑천은 사람이라 하면서 신의로 부를 이루었음을 강조하였다. 빈민 구제 공으로 곽산군수를 지낸 거상 임상옥은 장사란 이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며, 사람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이윤이고, 신용이야말로 장사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자산이라고 하였다. 


지금은 사람이 자원으로 전락한 시대다. 

사람이 인적자원이란 명칭으로 하나의 자원(resource)으로 정의되면서 도구가 되었다. 자원은 효율성이라는 용어와 주로 같이 쓰인다. 자원효율성은 귀하게 여기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다. 적은 투입으로 동일한 성과를 내거나 동일한 투입으로 큰 성과를 내는 것이 효율성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까지 인식되면서 돈보다 낮게 평가되는 듯싶다. 돈은 목적이고 사람은 수단이 되니 말이다. 돈을 많이 버는 일이 귀한 일이 되었고 일이 사람보다 중요한 상황을 심심치 않게 본다.  


ESG는 사람을 귀히 여기자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SG(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거버넌스/지배구조(Governance)를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투자 기법)의 주제인 노동인권, 윤리, 안전보건, 환경은 임직원, 고객, 협력사, 이웃, 모든 사람으로 연결된다. 차별과 불공정을 줄여나가고 다양성과 공동체 의식을 증진시키자는 철학이 깔려있다. 이것이 사회 발전과 개인 행복을 일궈낼 수 있다고 믿기에 이런 회사가 성장해 나갈 수 있다고 믿기에 투자 기준이 된 것이다. 

ESG가 부상하면서 유력 경영자들이 앞다투어 ESG를 언급한다. 그들의 ESG는 필요한 요소만을 이용하는 듯 보인다. 친환경 제품 개발, 공급망 개선과 같이 기존 경영 전략하에서도 충분히 이루어질 만한 주제만을 선택하는 모습에 진정성이 의심되기도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서 100년 이상된 기업의 공통점을 분석해 보니 (1) 보수적인 재정 운영, (2) 변화에 대한 적응, (3) 공동체 의식, (4) 신사고 수용 능력을 발견했다. 보수적인 재정 운영 외 나머지 요소는 모두 ESG를 가리키고 있다. 이 요소들은 기업의 성장으로 연결된다. 하지만 범위가 크다 보니 시간이 걸린다. 조급한 마음에 기본 가치를 생략하는 워싱이 나오기도 한다. ESG의 기반은 사람이다. ESG에 사람이 빠져있다면 워싱이다. 


조금 늦더라고 사람 중심으로 더 큰 이익을 추구해 보자. 

사회가 잘 되어야 개인의 보편적 행복이 보장된다. ESG는 경영 용어인데 우리 각 개인은 ESG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ESG가 무엇인지 알자. 그리고 난 후 소비자로서, 상황에 따라서는 투자자로서, 알고 있다는 사실을 표현하자. 표현은 제품과 주식의 선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작던 크던 사업을 한다면 ESG를 통해 성공하려는 목표를 세울 것을 진심으로 권한다. 사람 중심의 ESG가 더 큰 이익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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