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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굳센바위 Aug 12. 2023

네 번째 걸림돌 "특별"

환경은 보편적 가치다.

특별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것보다 우월해 보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경우 조건과 시간을 제한해서 구분한 것에 불과하다. 특별상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없지만, 본 게임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 조사는 주기적으로 이루어지지만, 특별 조사는 대부분 일회성이다. 


환경을 특별하게 취급하는 것은, 상황이 변하면 사라질 일시적인 주제라는 인식을 준다. 

처음 환경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을 때는, 기존에 다뤄지지 않았던 새로운 주제였기 때문에 특별하게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조직 구성, 조사 및 연구, 분석과 개선을 추진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전 세계적으로는 1960년대 이후 60여 년, 우리나라의 경우 40년 이상 환경 문제가 개인의 삶과 사회적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산업 활동과 오염 처리에 대한 정책과 제도도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오고 있다. 환경이 더 이상 특별한 주제가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환경을 특별하게 여기고 있다. 

환경을 위해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으로 간주되며, 때로는 평범하지 않다는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기업들은 별도의 환경경영전략을 수립하고, 환경 관련 제품 개발을 일상적인 절차와 구분하여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 정책도 마찬가지다. 산업부, 국토부, 외교부 등 환경 문제와 관련된 부처는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환경부 외에는 별도의 사안으로 다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환경 분야가 특별하다는 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다.      


특별한 가치로 인식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특별한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  

과거 환경경영 분야에서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지 못한 환경이라는 주제는 경영전략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그린 비즈니스에서 그린이 특별한 가치로 인식되면, 처음에는 그린이 강조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비즈니스라는 목적만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특별한 가치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기 어렵게 만든다

녹색 소비 분야를 보자. 일반 소비자는 특별한 가치를 우선적으로 선택하지 않는다. 주류 소비자가 녹색 소비를 받아들이려면, 녹색이 보편적 가치여야 한다. 설문조사에서 녹색 소비자의 비율이 20~30%에 머무는 것이 20년 넘게 변하지 않고 있다.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은 이를 포기하거나 형식적으로 대응하게 되고, 대기업들은 그린워싱과 같은 표면적인 흉내만 내는 경우가 많다. 진정한 환경 철학을 가진 기업으로 인정받는 기업들이 30년째 거의 변하지 않고 있다. 

       

환경은 더 이상 특별 대우가 필요하지 않은 보편적 가치다. 


지금까지 환경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4가지 대표적인 표현을 살펴보았다. 

요약하자면

환경 문제는 지구가 아닌 우리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보편적 가치로 대하고, 

불편함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당연히 개선해 나가야 할 일상으로 인식해야 한다.  


이 외에도 환경 이슈에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데 방해가 되는 용어들을 살펴보면, 규제,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 등이 있다. 


환경 규제는 법적으로 환경을 보존 또는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를 뜻하지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내면적 의미가 깔려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기업 활동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는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된다. 우리는 살인죄를 '규제'라고 부르지 않는다. 환경오염은 직간접적으로 사람들을 죽인다. 100명의 수명을 1년 줄인다면, 이는 1명을 살인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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