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성공, 그리고 행복은 누구나 추구하는 삶의 기준이자 목표다. 그러나 젊은 시절의 나는 이 세 가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사회생활의 마무리가 가까워지고, 아픔과 실패, 상실을 겪은 뒤에야 비로소 그 의미를 다시 되새기게 되었다. 이제라도 경험과 성찰, 그리고 학문적 조사를 통해 이들의 의미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이 세 가지는 겉보기에는 독립된 개념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우리의 뇌와 마음속에서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심리학에서는 행복을 욕구 충족, 성취감, 소속감, 자기 효능감을 기반으로 한 긍정적인 감정 상태라고 설명한다. 긍정 심리학자 바버라 프레데릭슨(Barbara Fredrickson)은 긍정 감정이 우리의 삶에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이점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그녀의 연구에 따르면 긍정적 감정은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게 하며, 관계 형성을 용이하게 한다.
긍정 감정이 도덕성과도 연결된다는 연구가 있다. 도덕 심리학자라 불리는 조너선 하이트(Jonathan Haidt)는 긍정적인 감정이 선한 행동을 촉진하고,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삶을 살도록 이끈다고 밝힌 바 있다. 품격 있는 삶의 근원에도 긍정 감정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긍정 감정 상태가 행복이라기보다 긍정 감정이 행복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은 단순히 몸이 아프지 않은 것을 넘어 정신적으로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상태를 의미한다. 신체적으로 증상이 없더라도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건강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몸이 아프거나 불편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건강 수준이 높다 할 것이다.
최근 뇌과학에서는 뇌의 조절 회로와 자율신경계가 스트레스 적응과 건강 유지에 핵심이라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긍정 감정과 사회적 유대는 이러한 자율신경계 유연성과 관련되어, 스트레스 회복과 심혈관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다(Kok & Fredrickson, 2013). 우울, 불안, 만성 스트레스는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화학적 불균형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건강은 곧 뇌의 건강과 긴밀히 연결된다.
성공이란 단순히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성공은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는 과정 그 자체에 있다. 성공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자기 문제 해결의 반복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건강이 행복의 전제 조건이라고 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 행복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을 느껴야 건강을 돌볼 힘이 생기고,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도전과 성취를 지속할 수 있다. 그런데 이 행복이 긍정 감정의 선물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자. 긍정의 힘은 행복 호르몬에서 시작된다. 행복 호르몬인 도파민, 세로토닌, 옥시토신, 엔도르핀은 걸을 때, 일기를 쓸 때, 사랑하는 이와 교감할 때, 즐겁게 웃을 때 분비된다. 자신에게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를 생각하며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존중하는 삶, 그것이 진정 행복하고 건강한 인생의 시작이다.
참고문헌
Fredrickson, B. L. (2001), The role of positive emotions in positive psychology: The broaden-and-build theory of positive emotions, American Psychologist.
Haidt, J. (2003). Elevation and the positive psychology of morality. In Keyes & Haidt (Eds.), Flourishing.
Haidt, Jonathan (2006), The Happiness Hypothesis: Finding Modern Truth in Ancient Wisdom, Basic Books.
Kok, B. E., & Fredrickson, B. L. (2013), Upward spiralHow positive emotions build physical health: perceived positive social connections account for the upward spiral between positive emotions and vagal tone, SageJournals.
이을상 (2016), “행복의 역설 : 행복에 대한 신경과학·생물학적 성찰과 철학적 반성”, 대한철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