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를 쓰는 의식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저 단어 몇 개를 나열하는 일 같다가도, 슬며시 흘러나오는 진심을 담게 되는 행위 같기도 하다.
시간이 갈수록 남보다 나를 만족시키기가 가장 어렵고 스스로 떳떳한 삶을 살자는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그래서 혼자 보는 일기에도 툭툭 솔직함을 꺼내기가 어려워지는 걸까.
그럼에도 생각을 공유하고 관계를 맺는다는 건, 각자의 자리에서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 이들이 잠시 모여 서로의 지지대가 되어주는 일이다. 좋아하는 에너지가 쌓이고, 한바탕 재미나게 살아보자는 암묵적인 약속이기도 하다.
자신에게 냉정한 우리가
서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자기 객관화를 기반으로 한 다정한 공동체의 시작이 아닐까 그런 상상을 해보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