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선생님이 쓴 백범일지 나의 소원 중에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 부분에는 다들 많이 아는 문화강국에 대한 내용이 있다. (김구재단에서 발췌)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仁義)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자연과학 분야에서 일을 하며 살아가는 나로서 이 문장을 다시 보면서 내가 지향해 나가야 할 부분이 어디에 있는가를 생각해 본다.
인의, 자비, 사랑이 충만한 세상. 남의 것을 모방하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개성을 뽐내며 살아가는 세상. 그래서 다름을 받아들이고 서로서로 대화하는 세상. 그래서 평화가 올 수 있는 세상. 바로 그 시작이 우리로부터였으면 좋겠고 모든 세상이 그렇게 되기를 원한다는 그분의 문화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물려받은 우리는 문화강국의 첫 발을 이에야 막 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불가능해 보이는 세월이었다. 세계 최빈국의 국가에서 독제국가를 거쳐서 민주 정부 최초 수립 후 20년이 넘게 지난 이제야 맞이한 광복이 아닌가 싶다. 여러 독립투사들의 다큐멘터리를 보며 내가 서있는 이곳, 이 시간이 누구의 희생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느낀다. 그리고 큰 감사함과 죄송함을 동시에 느껴본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