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책을 냈다고 하여 서점에 달려가 사서 보았다. 그 친구의 극적인 인생사를 보면서 나는 항상 생각하게 되는 것이 있으니 자본주의라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자본주의라는 체계로 돌아가고 있다. 어찌 보면 너무 많이 들어서 그렇게 알고 있는 이 사실이 실제로는 하나도 모르면서 그냥 살고 있었음을 그 친구를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내가 내 몸에 대해서 하나도 몰라도 저절로 키가 크고 살아가게 되는 것처럼 자본주의 체계를 몰라도 이 세상은 살아갈 수가 있으니까 그렇게 모르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자본주의란 무엇이지라는 의문이 내 마음속에 일어났던 시기인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던 순간부터 지식노동자란 사람들이 과연 설 자리가 있을지 기계에 밀리는 엑스맨들을 다루었던 엑스맨 데이스 오브 퓨처 패스트의 센티널들이 겹쳐 떠오르던 시기에 잘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고 생존을 위해 식당을 열었다가 정말 인생을 걸고 뛰어든 사업에서 성과가 나면서 지금은 생각하지 못하던 인생을 살고 있는 친구를 보면서 자본주의란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자의 계급과 자본가의 계급사이가 그렇게 먼 것이 아님을 친구가 스스로 보여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은 일단 무언가 다른 것을 시작한 사람들이 모여서 낸 책이다. 저자는 한 명이 아니라 팟캐스트의 경제전문 채널을 운영하는 이국영, 박성훈 PD 두 분이 출연 패널분들과 함께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들에 대해서 나름대로 대응책을 제시해주는 것들을 모은 책이다.
이 방송의 출연진들은 모두 어떤 회사의 대표들이다. 타고난 기업가 집안의 2,3세들이 아니라 무언가를 하다가 창업의 길로 들어선 분들이다.
이 책은 나무늘보의 생존의 비밀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천적들이 빠르게 진화해 나갈 때 어떻게 나무늘보는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인데 재규어는 빠르게 도망치는 먹잇감을 쫓기 위한 동체시력이 발달하면서 나무늘보를 오히려 못 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국민소득은 3만 달러라는데 왜 우리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그에 대한 해설을 해 나간다.
이 책을 엮은 이국영 PD는 자신이 쓴 부분의 마지막 말로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하며 이 책을 낸 이유를 설명한다. 주변의 나무늘보들인 이 책의 저자들의 조언과 함께 같이 멀리 가보자는 것이다. 이 험난한 자본주의 세계 속에서 말이다.
무언가 대단한 이론이나 통찰을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다만 우리의 일상에서 궁금한 것들이 있을 때 이 분야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가 궁금하다면 해당 장을 열고 읽어보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