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노베이터 DNA라는 책에서 혁신과 관련된 기술 중 하나로 관찰하기를 이야기하고 있고 가장 당연한 것을 물어보라는 하브루타의 방법도 있어서 우리 아이들과 내가 가을만 되면 옆에 붙여 다니는 곽휴지를 가지고 진행해 보았다.
우리 아들들이 즐겨쓰는 곽휴지
약 오 분 동안 시간을 주고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의 여섯 가지 질문에 맞추어서 질문을 만들어보자고 하였다.
첫째가 만든 질문이다. 첫째는 질문보다는 의견을 내고 싶다고 하였다. 아무래도 평상시에 휴지를 쓸 때 불편함이 많았나 보다.
1. 휴지 구멍이 처음에는 종이로 막혀있고 손으로 뜯는 식으로 포장이 되어있는데 너무 어렵다. 뜯다가 입구가 같이 뜯어졌다. 전체가 그냥 비닐이면 좋겠다.
2. 거의 다 썼을 때 세워주는 받침대도 있으면 좋겠다.
둘째의 질문이다.
1. 이건 누가 언제 만들었지?
2. 어느 나라에서 만든 거지?
3. 무엇을 이용해서 만든 거지?
4. 엄청난 소재가 들어가 있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만들지?
라고 질문을 만든다.
나는
1. 언제 어디서든 휴지를 쓸 수 있게 만들 수 있을까?
2. 휴지를 꼭 위로 뽑아 써야 할까?
3. 곽이 꼭 각져야 할까?
4. 휴지를 반쯤 쓰면 휴지가 자꾸 밑으로 내려가버려 뽑기가 힘든데 방법이 없을까?
5. 휴지 첫 장을 뽑을 때 한 장만 쉽게 꺼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6. 분리수거 시 비닐을 떼는 것이 불편하다.
7. 어쩔 때는 조금만 쓰고 싶은데 매번 같은 양을 뽑아 쓰는 것이 불편하다.
8. 꼭 곽에 담아 팔아야 하나?
9. 곽휴지의 그림에 영상장치가 붙어있으면 어떨까?
10. 꼭 곽이 투명해야 할까?
까지 질문해 보았다. 내 질문을 듣던 첫째가 의견을 낸다.
휴지 구멍의 비닐이 마찰력 때문일 것 같은데 분리수거를 위해서라면 다른 종류의 종이로 만들어도 될 것 같다. 고 의견을 주었다.
여기까지 하고 출근 시간이 되어 마무리하였다.
다시 다음날이 되어 어제의 곽휴지 관찰을 이어서 해 보았다.
첫째가 만든 질문이다. 오늘도 육하원칙과 연결하여 질문 연습을 해보자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해보았다.
1. 왜 색을 저렇게 칠했을까?
2. 크리넥스는 일 년에 얼마나 벌까?
3. 밑에 기둥은 왜 만들지 않았을까?
를 만들었고 둘째는
1. 이것은 왜 거치대가 없지?
2. 만약에 하늘에 띄워서 쓴다면 손이 안 닿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1. 휴지를 공중에 띄워서 사용할 수는 없을까?
2. 휴지를 뽑아 쓰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를 만들어 보았다.
답을 찾으려 말고 계속 질문만 하자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이틀 동안 계속 질문만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육하원칙과 연결하여 질문하는 연습을 하려고 하였는데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첫날은 관찰 질문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았다.
어쨌든 이렇게 질문하다 보니 내 머릿속에는 곽휴지를 이렇게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탠드에 자석을 곽휴지 밑에붙여 거꾸로 메달아 놓은 모습
아이들과 질문을 바탕으로 곽휴지에 대한 개선안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을 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위 책에서 다섯 번의 왜라는 질문 기법도 나왔는데 제시한 질문들에 추가로 질문을 해 보는 시간이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첫째의 휴지 받침과 관련해 왜 받침이 필요할까? 이런 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