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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볶음 오므라이스

많이 부족한 요리사

by 투오아

이번 주에 도전해 본 요리는 볶음밥이다. 목요일 아침을 급하게 준비하는 관계로 아무 레시피도 없이 나의 직관에만 의존하여 만들어보았다.


아내가 냉장고에 있다고 알려준 애호박과 감자를 주재료로 하여 야채칸을 좀 더 뒤적거려보니 당근 토막이 있고 파도 있어서 일단 집어 들었다. 양파는 새로 꺼내어와서 넣었고 마늘은 다진 마늘을 사용하면 거부감 없이 아이들이 먹을 것 같아서 준비해 보았다. 아이들을 깨워서 같이 만들면 좋겠으나 누굴 데리고 할 깜냥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혼자 진행해보았다.


하는 내내 신경 쓰이는 것은 간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였다. 먼저 양파, 애호박, 당근을 얇게 썰고 볶기 시작하였다. 중간중간에 소금으로 간을 하면서 당근이 씹기에 설익었다 싶을 때까지 당근을 집어 먹어보며 간이 너무 많이 되지는 않았는지 조사해보았다. 이 정도면 짜지는 않고 싱겁지도 않은 상태에서 준비해 놓은 소시지 조각들을 넣고 같이 볶았다. 소시지가 다 익었다 싶을 때 다진 양파 한 숟가락과 파를 넣었다.

사용한 재료와 상차림. 양파는 사진에서 빠졌다.
달걀 프라이를 덮은 모습

마늘을 먼저 넣는 것이 좋을지 파는 안 넣는 것이 좋을지 맛이 상상이 되지 않아 짧은 시간 속에서 많이 어려웠다. 버터를 추가할 경우의 맛은 조금은 상상이 가능했는데 고소함과 느끼함이 동시에 상상되는 가운데 느끼함이 주는 저항감이 더 강하여 버터는 꺼내 만 놓고 넣지는 않았다.


달걀을 얇게 프라이 하여 밥 위에 덮고 식탁에 놓은 뒤 아이들을 깨워 체조를 하고 밥상에 앉아 밥을 먹기 시작하였다. 두 아들놈들의 품평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마늘향이 많이 난다. 담백하다. 내 입에 안 맞는다.

둘째: 맛있다. 마늘향이 조금 난다. (조금 뒤에) 몇 숟가락 더 먹으니 질린다.


그래도 첫째는 한 그릇 다 먹어 주기는 하였다. 둘째는 먹다 말았다.

고맙다며 점심 도시락으로 싸간 나의 아내는 오후에 정말 맛있다며 카톡을 보내주었다. 예의상 한 말 같지만 그래도 고마웠다.


오로지 나의 느낌으로만 만든 볶음 오므라이스는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간이 무언가 부족한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를 잘 모르겠다. 소금이 아니라 간장으로 했어야 할는지 아니면 좀 더 다른 향을 위해서 굴소스 같은 것을 사용했어야 했는지. 어쨌건 다음을 기약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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