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 Sep 03. 2020

코로나 시대의 결혼

2020.08.18

                                                                                                                                                                                                                                                                                                                       

난감하다.라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연휴가 지났다.

식순도, 식전 영상도 본식에 쓸 bgm도 미처 정하지 못했는데 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려서 붕 뜬 채로 이틀.

어제가 되어서야 미루었던 영상과 음악을 웨딩홀 측에 메일로 보냈다.


며칠 전부터 서울과 경기에 코로나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내 결혼식 진행이 불확실해졌다.

게다가 하객으로 와주겠다고 하던 친구의 건강 이상과(코로나 X),

가평에 살고 가평에서 일하는 내 가족의 직장 동료들이 코로나 검사를 하러 갔다.

마지막으로 본식 메이크업을 진행하기로 한 메이크업실의 동생 친구도 확진자와 접촉하여 검사 대상이 되었다.

이제는 우리 가족의 주변으로 정말 가까이 코로나가 다가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 세상에 결혼하지 말라고 앞을 막는 기분이다.

웨딩홀에서는 오늘 오전에 구청과 연락해서 오후 중으로 세부지침을 알려 줄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마음도 깜깜하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순간인데도 권고에서 그쳤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생각도 든다.



그동안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보다 지금 나는 좀 많이 겁을 먹었다.

늦은 밤 산책하러 나갈 때도 간간이 마주치는 사람들을 피해 다녔고, 숨을 참았다.

결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언론에서 좀 더 공포감을 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달까..



아직 나는 멍하게 있다. 이쪽도 저쪽도 실감이 안 나서.

하지만 남자친구는 나에게 계속 걱정하지 마라, 스트레스받지 말자라고 하는 게 아무래도 본인이 스트레스 받고, 걱정을 하고 있는 모양새인데 이번 주 사이에 좀.. 확진자 수가 내려가면 좋겠다..




이 와중에 또 사랑제일교회 신도가 파주병원에서 도주했다는 알람이 왔다.



                                                























작가의 이전글 조금 늦은 인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