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개미의 세상살이
1805년 10월 21일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꼽히는 트라팔가 해전이 벌어집니다.
HMS빅토리에 탑승한 허레이쇼 넬슨 제독이 27척의 영국 전열함을 이끌고 피에르 빌뇌브가 이끄는 33척의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트라팔가 곶 서쪽, 스페인 남서해안 대서양에서 격파합니다.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는 22척의 전함을 잃은 반면 영국은 단 1척도 잃지 않는 대승을 거두게 됩니다.
해전이 시작되기 전 넬슨제독은 "England expects every man will do his duty"라 쓰인 깃발을 올립니다.
말 그대로 각자 지시받은 내용을 잘 수행해 주길 바란다는 의미입니다.
각자 지시받은 내용만 잘 수행하면 전투에서 이길 것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준 것입니다.
결론은 영국의 승리로 끝이나며 이후 제해권은 영국이 장악하게 됩니다.
그리고 트라팔가 해전은 세계 4대 해전 중 하나로 후손들에게 기억됩니다.
무능한 조직, 무능한 리더일수록 "왜 넌 네 일이 아니라고 하느냐?"라고 다그칩니다.
각자의 할 일이 정해져 있고, 그 일을 수행해야 하는데 "우리", "조직"을 들먹이며 할 일의 범위를 자의적으로 해석하며 징징거립니다.
무능한 조직, 무능한 리더일수록 각자 자신의 일만 하는 이들이 부담스럽습니다.
각 개인이 수행하는 일의 조각들이 빈틈없이 배분하고 조율해 주는 것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각 개인이 수행하는 일의 조각들이 전체가 되지 못하면 그 빈공간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조직을 위해 '눈치껏 알아서 일을 더 해주기'를 바랍니다.
명확한 개인의 업무 범위가 정해지지 않는 것은 무능한 조직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사람에 따라 업무 범위가 정해지는 일이 일상이라면 무능한 조직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요즘은 나만 있고 우리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감당할 수 없는 위치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 개인은 주어진 역무만 잘 해 내면 되도록 하는 것이 조직과 리더가 해야 할 몫입니다.
'우리'라는 단어로 각 개인의 역무를 겹쳐지게 만들거나 공백이 생기게 한다면 무능하다는 의미입니다.
규정하지 못하지만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된다면 조직이 무능해졌다는 의미입니다.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데 '우리'라는 방패로 막아선다면 부당한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이고,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하는데 '우리'라는 창으로 밀어낸다면 무능함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X세대「나」만 있고「우리」는 없다 - 매일경제 (mk.co.kr)
"극도의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는 이들이 관리자의 자리에 오를 경우 과연 어떻게조직을 운영해 나갈지 자못 궁금해진다" 라던 30년전 기사의 끝맺음과 달리 "극도의 이기주의로 치닫고 있는 이"들은 지금 각 조직의 중추가 되었고 여전히 변한 것 없이 세상은 굴러가고 있습니다. 다만 이제는 'X세대'가 'MZ세대'로 바뀐 기사가 소비되고 있을 뿐입니다. 세대가 흘러가도 새로운 세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소비시키는 행태는 변화하지 않는가 봅니다. (아마 계속 그러할 것입니다. 새로움과 젊음은 늙은 진부함들에게는 항상 부담스러운 존재니까요)
어떤 일이든 효율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중복되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빠진 부분도 없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성과를 지향하는 일에서는 의도적인 업무의 중복이 아닌 이상 "우리"는 없어야 합니다.
난 나의 일만 하는 것이고, 넌 너의 일만 잘 하면 성과가 만들어야지는 조직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이끌 리더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무능함을 덮는 눈가리개가 되지 않길 바랍니다.
덧.
넬슨 제독은 전투 동안 프랑스 소총수에 저격되었고, 전투가 끝나기 직전에 사망했습니다.
그의 마지막 말은 "신이여 감사합니다. 나는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