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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Aug 30. 2020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다.

완성하라! #04 _ 본전 생각

본전 생각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다.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었지만 더 이상 진행이 안된다고 느껴질 때 '포기'라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있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이 눈 앞을 지나가고 그 뒤를 따라 본전 생각이 날아와 가슴속에 꽂혀버린다.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혹시라는 생각에 다시 발을 들인다.

지금까지의 시간과 노력을 헛되이 만들기 싫어...


포기하면 편해

포기하면 편해...

내 친구 IS(친구의 실명을 밝힐 수 없어 부득이하게 이니셜을 사용했다.)는 자칭 '프로포기러'이다.

그는 슬램덩크의 정대만과 안 선생님이 나온 감동적인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을 자신의 SNS의 프로필 사진으로 쓸 정도로 포기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


IS는 무한 긍정과 빠른 포기력이 합쳐져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둔 좋은 예시이다.
공대를 졸업한 그는 돈벌이가 된다는 자격증은 모두 섭렵했다.
도배, 타일 기능사부터 전기, 자동차 정비, 위험물까지...
그뿐만 아니라 어묵부터 솜사탕,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 음료수 판매까지...
많은 것을 팔았고, 많은 것을 실패했었다.
그는 빨리 움직이고, 빨리 포기했다.
기민함을 인간의 모습으로 탄생시킨다면 그의 모습이 될 것이라 여길 정도로...


세상과 정면으로 부딪쳐 살고 있는 기개 넘치는 그도 가끔은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나 천재지변으로 인한 손해를 보기도 하였다. 더 이상 부딪치고 버티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포기하고 재빨리 방향을 수정했었다. 그는 항상 옳은 포기는 포기가 아니라며 자신의 능력과 앞으로 투입해야 할 에너지를 고려해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되면 방향을 바꾸는데 탁월한 재능을 발휘해 왔었다.

이러한 그는 최근 트렌드인 피보팅(Pivoting)을 삶 속에서 녹여버린 것이다.


큰 완성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어려운 목표를 준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때로는 '포기'가 필요한 때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목표를 뚜렷하게 그리고 목표를 위해 100%를 투입하고 그 결과를 냉정하게 판단하여 더 이상의 진전이 없거나 완성을 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소진해 방향 전환도 못할 정도로 지쳐버리기 전 깔끔하게 포기한다.


안 될 것을 알면서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다.

행동경제학자인 카너먼(D.Kahneman)과 트버스키(A.Tversky)는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에서 상대적으로 발생 확률이 낮은 경우에는 확률에 대해 과대평가하여 손실에 관해서는 위험회피를 하고 이익에 관해서는 위험추구 성향을 보이고 (좋은 예로 800만 분의 1의 확률을 가지는 로또가 있다.), 발생 확률이 중간 이상으로 높을 경우에는 확률을 과소평가해 손실의 위험추구와 이익의 위험회피 성향을 보이다'라고 그들의 책에서 밝히고 있다.


©pixabay


즉 어렵고 큰 목표(발생 확률이 낮은 목표)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할 때 앞으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여 목표를 이루어내는 이익에 대해서는 과대평가하고 (이익에 관한 위험추구), 반대로 지금까지 넣은 시간과 노력을 포기하는 위험은 감수하지 않으려(손실에 관한 위험회피) 한다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의 효용을 과대평가하고 지금까지 투입한 시간과 노력을 포기해야 하는 위험을 회피하고 싶은 그 심리로 시간이 갈수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수록 포기는 점점 더 어렵게 된다.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진정한 현명함이다.


변화란 기존의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온 힘을 쏟았지만 어떤 결과도 내지 못했다면 포기하는 것은 이제 이 정도 했으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여 물러서는 것이다. 모든 것을 쏟아붓고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의 포기와 현명하게 물러서는 것에는 차이가 없다.

온 힘을 쏟았지만 결과를 내지 못하는 순간이 온다면 멈추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진정한 현명함이다.

미련하게 포기를 모른 채 달리기보다 현명한 근성을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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