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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Sep 02. 2020

완성, 그 너머에는

완성하라! #09 완성, 그 너머에는

완성하라! #09 완성, 그 너머에는

그 너머에는

완성이라는 건 결국 타인들이 만들어 둔 테두리 안을 다 채웠다는 의미이다.

타인들이 만들어 둔 테두리를 모두 채우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삶의 완성의 진정한 목적은 그 완성 너머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pixabay | 베토벤을 베토벤인 이유 - 후기 현악 4중주 중 op.132, 15번 A minor
음악사에서 베토벤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사이에 있다.
그는 고전주의를 완성하고 고전주의를 깨뜨려 낭만주의를 낳았다.
그래서 그는 악성이라 불리며 역사에 기록된 것이고 25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그의 음악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미술사에서 세잔은 인상주의를 넘어서 근대 미술사를 마무리하고 현대 미술을 열었다.
사물의 형태를 파고들어 시선에 따라 달라지는 대상을 담아내는 그의 그림은 피카소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모두 타인들이 만들어 둔 세상을 모두 채운 후 그 너머로 나아간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기억하고 추앙한다.

삶의 완성이 끝나는 지점은 없을 수도 있다.

끝없이 새로운 경계가 나타나고 그 경계까지 다다랐을 때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가까운 이가 말해주길 10년을 죽을 만큼 노력하여 주변의 경쟁자를 다 물리치고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고개를 들어보니 그제야 고수들이 보였다고 한다. 삶의 완성이라고 느껴지는 작은 완성들을 넘어설 때마다 성취감과 함께 그 너머의 더 높은 세상이 보일 것이다. 가끔은 완성 이후 보이는 높은 세상에 압도당할 수도 있겠지만, 압도당하는 그 감정은 완성을 이룬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보상이다. 풍부한 경험과 연륜이 쌓인 사람일수록, 삶의 부대낌을 견디고 완성의 기둥을 세워 온 사람일수록 편협함과 완고함이 없는 이유이다.


©pixabay


타인들이 규정한 세상에서의 완성이라고 하찮게 여길 필요는 없다.

아무리 작은 완성이라도 ‘완성’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완성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완성을 했느냐, 하지 못했느냐의 차이이다.

아무리 작은 얼음이라도 완전히 녹여 물이 되기 전에는 끓지 않는다. 녹여낸 물은 차가운 세상에 내어 두면 서서 다시 얼어붙어간다. 그동안 녹여낸 노력이 한낱 추억으로 박제된다.


완성하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완성시켜야 한다.


나는 네가 어떤 인생을 살든 너를 응원할 것이다.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말고 네 날개를 마음껏 펼치거라.
두려워할 것은 두려움 그 자체뿐이다.
-엘러 맥팔레인, <손녀딸 릴리에게 주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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