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JOO Oct 27. 2021

메타버스는 모두 젊다

메타버스로 더 벌어지는 세대격차

2021년 ICT 시장에 뜨거운 감자는 ‘메타버스’이다.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 트렌드를 통해서도 올해 상반기부터 메타버스의 검색량은 급격히 늘었고 관련 서적들도 ICT 분야에서 베스트셀러로 주목받고 있다.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메타버스가 뜬걸까?


사실 메타버스는 20년도 훌쩍 넘은 기술이다. 이미 2000년 초에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 영역으로 불리는 소셜파티가 ‘세컨드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었었다. 또한, 이 분야의 선구자적인 연구가로 Jaron Lanier는 1980년대 중반에 지금 판매되는 VR기기와 거의 흡사한 제품을 프로토타이핑으로 만들어서 연구하기도 했고 2010년 경에 실리콘밸리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또, 2014년에는 구글이 종이로 만든 박스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넣어서 VR 기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저가의 카드보드라는 규격을 공개해 여러 제조사에서 이를 활용한 스마트폰 VR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나 기기는 반짝 주목받다가 사그라 들었다.


반면 지금의 메타버스는 미래의 인터넷이라는 희망과 기회의 땅으로 인식되며 각광을 받고 있다. 이전과 다르게 평가받는 이유는 2020년 9월 미국에서 출시된 오큘러스 퀘스트2가 30만원대의 가격에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며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메타버스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이제서야 본격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오큘러스 스토어에는 양질의 콘텐츠들이 다수 등록되면서 볼만한, 쓸만한 서비스가 늘어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VR이나 AR과 같은 메티버스를 온전히 체험하기 위한 하드웨어없이도 기존의 PC나 스마트폰에서 이같은 메타버스향 서비스들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이미 MZ세대를 중심으로 널리 보급된 것도 메타버스에 대한 가능성을 높여주는데 일조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로블록스와 같은 게임 서비스 내에서 마련된 소셜파티 기능이나 제페토, 이프랜드, REC ROOM과 Horizon과 같은 새로운 인터넷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는 마치 2011년대의 아이폰과 갤럭시S가 열어준 모바일에 대한 가능성을 연상하게 해주고 있다.


그렇게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이를 이해하는 인식의 격차가 세대간 극명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미 MZ세대는 메타버스를 즐겨 사용하는 게임이나 서비스들을 통해서 경험하고 있는데 반해 40대 이상은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인 메타버스를 책이나 유투브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해하려 하고 있다. 거기에서 세대간 인식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


메타버스는 기존의 웹이나 모바일과는 전혀 다른 컴퓨팅, 인터넷 사용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인터넷이 키보드, 마우스, 손가락 등의 제한된 입력 장치를 이용했고 주로 평면 디스플레이와 스피커라는 출력 장치를 통해서 결과물을 인식했다면 메타버스는 우리의 몸과 정신이 인터넷 공간으로 첨벙 빠지는 보다 공감각적이고 입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즉, 기존 인터넷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선명했고 디스플레이에서 고개를 돌리면 온라인과 단절되는데 반해 메타버스는 현실계와 가상계 즉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된 경험을 제공하고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늘 함께 하는 우리가 그간 겪지 못한 새로운 3번째 세상이다.

그런 메타버스를 10~30대는 이미 그들의 일상 속에서 느끼며 함께 한다. 반면 기성세대는 이 3번째 세상을 이해하려고 글이나 영상을 통해서 배우려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첫번째 온라인 웹, 두번째 모바일로 우리의 일상, 사회, 산업 구조는 커다란 지각변동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이들 인터넷 기술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혁신하려는 측과 보수적으로 경계하며 안주하려는 측 사이에는 견해 차가 있어왔다. 개인정보, 실명인증, 공유경제, 게임중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적 이슈와 입장의 차이가 있었고 그 갭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웹과 모바일이라는 인터넷 생태계가 이 세계에 자리를 잡아왔다.


그런데, 메타버스는 약 20년간 2번의 인터넷 트렌드보다 더 큰 패러다임의 혁신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파고가 큰만큼 이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도 극명하게 대립되고 커져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메타버스를 웹이나 모바일처럼 자유롭게 사용하는 세대와 이를 경험하지 못하고 배우며 이해하려는 세대간의 견해 차이는 극명하게 다를 것이다. 세상 만사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다른 생각이 있을 수 있는 것처럼 메타버스 역시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인터넷 기술로 인해 우리 사회, 산업이 큰 변화를 겪는다는 것을 모두 경험으로 알기에 3번째의 메타버스라는 새 패러다임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변화가 사회에 건강하고 긍정적으로 작동되도록 하려면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는 직접적 경험과 함께 균형 갖춘 사고가 필수적이다. 즉, 경험만으로나 학습만으로는 안되고 실질적 체험 속에서 객관적 분석이 요구된다. 그렇기에 다양한 견해들을 모아 함께 이야기하며 메타버스가 가져올 다양한 영역별 문제와 극복 방안에 대한 토의가 필요하다.


게임보다 더 심각한 중독과 터널증후군이나 거북목보다 더 심각한 신체적, 심리적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스마트폰보다 더 큰 개인정보보호 이슈가 터질 수 있는 메타버스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비와 준비가 있어야 너무 빠르게 발전하며 자칫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기술이 난동을 부리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서적 : 3번째 세상 메타버스의 비즈니스 기회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3836950


작가의 이전글 자동차의 모빌리티 플랫폼 기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