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보다 주목해야 할 스마트카 비즈니스
전기차는 자동차의 연료가 화석에서 전기로 바뀌는 것에 대한 변화를 넘어 자동차의 디지털화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서비스 혁신과 비즈니스의 기회가 커진다라는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 휴대폰이 스마트폰처럼 혁신했듯이 자동차가 스마트카로 바뀌면 어떤 플랫폼 서비스와 비즈니스 기회가 있을까? 에너지 관점이 아닌 플랫폼 관점에서 자동차의 미래를 내다 본다면 어떤 사업 기회와 경쟁 구도가 펼쳐지게 될까.
휴대폰은 통화와 메시지 즉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기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통신 기능보다 음악듣고, 영화보고, 물건사고, 택시부르고, 음식배달하고 기타 등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그렇게 휴대폰이 똑똑하게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내의 여러 자원들(카메라, 마이크, 스피커 등을 포함한 여러 기능 요소들)을 호출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조사가 기술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요소들을 이용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런 앱들을 쉽게 다운로드해서 설치할 수 있는 앱 스토어 덕분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들이 만들어지고 이를 중계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기에 모바일 생태계가 이렇게 구축될 수 있었다.
스마트카 역시 그렇게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 내의 자원을 쉽게 호출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오픈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차량 관련 서비스들이 만들어져서 이런 앱들이 중계될 수 있는 플랫폼이 만들어지면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똑똑하게 진화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소위 스마트카가 되려면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무엇보다 차량의 전장화가 핵심이다. 자동차는 전통적으로 기계공학으로 탄생된 기계 장치이다. 하지만, 차량 부품이 늘어나고 안전과 연비 개선 그리고 성능 향상과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보강과 함께 자동차에는 다양한 전자 부품이 결합되면서 전자장치로 거듭 나고 있다. 특히 화석 에너지 기반의 내연기관에서 전기 에너지를 통한 전기차로 차량이 혁신하면서 부품의 수는 2만개에서 7천여개 정도로 줄고 그 과정에서 전장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렇게 전장화 과정 속에서 차량 반도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수 많은 반도체들을 통합해 제어,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실제 회사 매출이나 차량 판매 대수 대비 고평가 받는 이유는 이같은 소프트웨어의 장악력이 뛰어나고 기존 자동차 회사보다 훨씬 적은 반도체로 전기차를 구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자동차 전장화 과정에 반도체의 독자적인 디자인 역량과 수급 그리고 소프트웨어 통제력이 뛰어나기에 안정적인 전기차 생산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분기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인해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판매실적은 뒷걸음쳤음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이 덕분이다. 그만큼 테슬라의 반도체 자체 설계 능력과 안정적인 공급망 관리 그리고 차량 내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가 적어 향후 차량 전장화에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
자동차의 수 많은 기능들이 동작하는데 필요로 하는 반도체와 그 반도체를 통해 처리되는 연산과 제어 관련한 소프트웨어가 각기 따로 동작되면 복잡성이 커져 통합된 차량 제어나 관리가 어려워진다. 이는 스마트카로 구현되는 유연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큰 걸림돌이다. 스마트카가 자율주행과 차량 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앱으로 자동차에 설치해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이 그랬던 것처럼 보다 개방된 오픈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런 시스템은 유연하고 표준화된 통합 소프트웨어가 있어야만 구축될 수 있다. 그렇기에 전장화된 자동차 내의 반도체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즉 통합 OS가 중요해지게 된다. 이는 마치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에 iOS나 안드로이드와 같은 모바일 OS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처럼 스마트카에서도 그런 소프트웨어 중심의 시스템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기존 자동차 회사들이 스마트폰 시장의 불타버린 노키아나 몰락한 모토로라, 추락한 LG전자가 되지 않으려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거듭 나야 한다. 이는 단지 전장화되어 가는 전기차 내의 수 많은 반도체들을 통합 제어 관리하는 소프트웨어의 통합을 넘어 차량 내 수 많은 전자화된 부품들을 통해 수집된 데이터와 이들 부품들을 제어, 관리하는 기능들을 보다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된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스마트카 안과 밖 즉 차량 내에서 운전자와 승객 그리고 차량 외부에서 스마트폰 등을 통해서 자동차를 제어하고 이용해 여러 서비스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자동차 회사가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 차량 판매가 아닌 자동차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면서 발생되는 파생적인 비즈니스를 꿈꿀 수 있게 만들어준다.
이렇게 스마트카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과정에는 기술적 역량 뿐 아니라 자동차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자동차는 목적지까지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하는 수단을 넘어 자동차 안에서 놀고, 일하고, 자면서 다양한 삶의 공간으로 확장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동차가 전기 에너지를 중계하고, 인공지능 운전사를 이용해 승객이나 화물을 운반해 돈을 벌어주는 수단으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비즈니스의 기회를 볼 수 있다면 그에 맞는 전기차 플랫폼의 희망을 엿보고 기술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꿈의 크기만큼 성장한다. 기존 자동차 기업이 꿈꾸던 기대와 지금 스마트카를 꿈꾸는 기업의 희망의 크기는 다르다. 스마트카의 플랫폼에 대한 꿈을 꾸어야 그 크기에 맞는 기술 투자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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