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거품의 나락을 딛고 화려한 부활인가?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와 거래소의 결합으로 2018년 탐욕의 기술로 소개되어 화려하게 데뷔 후 2019년 추락했다. 하지만, 2020년을 지나면서 기술의 거품은 거치고 각성을 함으로써 비즈니스 솔루션으로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제도권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한 글로벌 금융 서비스(Ce-Fi)를 선보이고 있으며, 디파이코인과 NFT 그리고 각종 인증과 무역 거래, ESG 경영에 블록체인이 활용되고 있다. 과연 블록체인의 잃어버린 봄은 다시 찾아오는 것일까?
가트너가 기술이 시장에 수용되는 과정을 그린 하이프 사이클에 블록체인을 대입해보면 거품을 거쳐 나락의 계곡에 위치해있다고 볼 수 있다. 2018년 즈음 대중에게 블록체인을 이용해 개발된 암호화폐가 화려하게 데뷔하면서 기술 그 자체가 주는 다양한 활용 가치보다는 탐욕의 수단만으로서 블록체인이 부각되었다. 늘 도구는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고 그 도구를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중요한 법이다. 그렇게 블록체인의 대표 킬러앱인 암호화폐는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대한 시도보다는 투기의 수단으로만 인식되어 탐욕에 물들었다. 거기에 암호화폐 거래소와 ICO를 통한 무불별한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코인 발행이 난립하면서 '블록체인 = 암호화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고삐 풀린 망아지마냥 질주하던 암호화폐의 가격 상승과 가치에 대한 냉정한 심판이 이루어지면서 시장은 냉정하게 돌아섰다. 그런데 ‘암호화폐 = 블록체인’이라는 인식 저변으로 인해 블록체인마저 같이 추락했다.
그렇게 2년의 나락을 겪고 난 이후 블록체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즉, 블록체인을 실제 비즈니스 솔루션으로 현장에 적용해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한 사례들이 늘어가고 제도권에서조차 이의 가능성에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블록체인이 다시 부활하게 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블록체인의 운영을 위한 보상 기제로 작동되는 암호화폐가 글로벌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본격적으로 이용되기 시작했다. 소위 디파이 코인은 탈중앙화된 인터넷 금융 서비스로서 기존의 은행을 경유하지 않고 송금, 예금 그리고 대출 등을 할 수 있는 탈중앙화된 금융 서비스의 구현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NFT는 암호화폐에 자산을 결부해 유일무이한 코인을 만들어 자산과 함께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보니 디지털 아트 등의 작품이나 기념비적인 역사적 사건이나 이벤트 등을 NFT 화폐로 만들어 이를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준다. 또한, 그간 무분별한 상장과 투기의 온상으로 비판받던 암호화폐 거래소도 탈중앙화 거래소(DEX)라는 이름으로 보다 투명하고 신뢰를 갖추며 재탄생했다. Uniswap, Pancakeswap 등이 그렇게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로 거듭 났고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중요한 수단인 인증과 코인의 보관과 송금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Metamask와 같은 표준화된 공용 암호화폐 지갑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NFT를 거래하는 바이낸스, 오픈씨 등도 자리 잡아가며 다양한 종류의 자산들을 손쉽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이렇게 기존의 화폐로는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한 코인을 통해 운영하는 실증 사례가 나오면서 기존 금융기관이나 제도권에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와 동참에 나서고 있다. 소위 씨파이는 그렇게 기존 제도권에서 블록체인을 이용해 만든 금융 서비스이다. 또한, JP모건은 JPM이라는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직접 만들어 기업 고객간 송금과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골드만삭스도 블록체인 ETF라는 블록체인 기업 실적을 평가하는 상장지수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둘째, 블록체인의 기존 시스템과 차별화된 기능의 핵심인 분산원장이 암호화폐의 거래를 기록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다양한 정보와 가치거래를 저장하는 수단으로서 사용되고 있다. 즉, 암호화폐 그 자체의 거래 목적이 아닌 부동산 거래, 무역 거래, 환경보호나 탄소저감 등의 사회공헌 내역 등에 대해 기록을 함으로써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데 이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신력있는 메인넷을 이용해서 분산원장을 기록하는 것이 확대되고 있다. 그렇게 다양한 블록체인 앱(Dapp)들이 이용하는 메인넷으로서 이더리움은 대세가 되었고 트론과 비트코인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사실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플랫폼이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그간 블록체인의 메인넷은 춘추전국 시대나 다를 바 없었다. 마치 1990년대말 PC 운영체제가 윈도우, 유닉스, 솔라리스, OS/2, Free BSD 등으로 다양한 OS들이 경쟁했던 것처럼 블록체인 메인넷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필두로 EOS, 퀀텀, 트론 그리고 상상도 할 수 없을만큼 다양한 메인 네트워크들이 난립해왔다. 하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냉혹한 비판과 함께 이들 메인넷도 옥석이 가려졌다. 그렇게 남은 것이 이더리움과 비트코인 그리고 일부다. 앞으로도 더 정리되면서 메인넷은 마치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가 그래왔던 것처럼 WTA(Winner Takes All)로 승자 일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블록체인의 표준은 자리 잡고 탈중앙화라는 블록체인만이 갖는 고유한 기술적 특장점을 이용해야만 하는 서비스와 사업으로 인해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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