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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Jun 08. 2022

[북리뷰]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기술로 인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매년 초 스위스 알프스의 조그마한 스키 리조트인 다보스에서는 주요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기업인과 학자, 언론인 2500여명이 모여서 지구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에 대한 논의가 '세계경제포럼'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됩니다. 이 포럼을 1971년부터 맡아서 운영하는 클라우스 슈밥은 스위스의 경제학자로 매년 굵직한 화두를 던져왔습니다. 그가 2016년에 던진 키워드가 4차 산업혁명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를 여러 매체를 통해서 들어본적이 있을 겁니다. 이 키워드를 처음 꺼낸 클라우스 슈밥은 이 패러다임에 대해 어떤 생각과 시사점을 던져 줄지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적인 포럼을 운영하면서 얻은 지식의 방대함으로 책에서 언급한 분야는 다양합니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끈 기술과 이를 실현하는 다양한 방법 그리고 이로 인한 우리 산업과 사회에 주는 영향에 대해 서술되어 있습니다. 언급한 기술과 트렌드로는 유비쿼터스, 로봇, 인공지능, 블록체인, 3D프린팅과 공유경제 등 다양합니다. 저는 이 중에서 경제, 기업, 사회 그리고 개인의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이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지 클라우스 슈밥의 생각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 경제에 주는 영향

저자는 실용적 낙관주의자로 과학기술로 인해 펼쳐질 4차 산업혁명이 경제에 희망적인 사회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 그렇게 되기 위해서 임파워먼트 즉 권한부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정부와 국민, 기업과 노동자, 강대국과 약소국간 관계에 권한을 가진 이들이 스스로 분배된 권력 시스템의 일부라고 인식하고, 희망적 미래를 위해 협동적인 상화 작용을 하며 권한을 균형있게 써야 한다는 것이죠. 사실, 4차 산업혁명으로 특정 집단이나 기업이 독식한다면 그것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얻게 된 한계비용 제로로 인한 임금과 제품 원가 절감이 매출 하락과 노동자의 수입을 줄어들게 해 소비를 줄어들게 함으로써 판매에 악영향을 줄테니까요. 그런 면에서 저자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4차 산업혁명이 긍정적으로 작동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즉, 4차 산업혁명이 자칫 국가적으로 혹은 국가 내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는 방식으로 전개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많은 이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해서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저직능, 저급여 노동 시장을 축소시킨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며 4차 산업혁명 이전부터 자동화와 디지털 워크 등으로 인해 이미 일자리는 줄어들었다고 말합니다. 또한, AI 기술의 진화는 고직능, 고급여 노동시장에도 영향을 주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직업마저 없앨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AI는 인간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예술과 문학 등의 창작 영역에서도 놀랄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죠. 사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산업의 성장과 생활 수준을 후퇴시킬지 향상시킬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따지는 것은 비생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을 정확하게 측정하기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데다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4차 산업혁명에서 창출되는 혁신적인 재화와 서비스는 기존에 생산성 지표를 측정하던 시장과 근본적으로 다른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어 소비자잉여, 총매출, 수익증대 등의 기존 통계 방법으로는 명확한 측정이 어렵습니다. 게다가 이들 서비스가 가져다 주는 사회적 가치와 개인의 편의 등은 더욱 더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유불리를 따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단, 4차 산업혁명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하고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는데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겠죠. 저자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시장과 업무 현장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피할 수 없는만큼 갈수록 똑똑해져가는 지능화 기계와 함께 협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노동력을 대비시키고 교육 모델을 개발하는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기술 혁신의 진보가 워낙 빠른만큼 개인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문맥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학습력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합니다. 


▣ 기업에 주는 혁신의 메시지

그렇다면 경제활동을 하는 기업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혹시 페이스북이라는 기업이 창립 6년 만의 연 수익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바로 10억 달러입니다. 이렇게 디지털 신기술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의 성장 속도는 전통기업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빠릅니다. 그 속도가 빠를 수 있는 이유는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활용해 연구, 개발, 마케팅, 판매, 유통 등의 전 비즈니스 영역에 기존보다 품질, 속도 더 나아가 가격 개선을 통해 기존의 시장과 밸류체인을 파괴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특히 이렇게 기술 기반으로 혁신하는 기업들은 산업간 경계를 넘나 들며 사업 영역을 확장합니다. 저자는 바로 이점을 3차 산업혁명 대비 4차 산업혁명의 큰 특징이라고 언급합니다. 즉, 3차 산업혁명은 단순한 디지털화에서 비롯되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보다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이 결합된, 훨씬 더 복잡한 형태를 지향하는 전환이라고 정의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이같은 특징은 기업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자사의 운영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기존 전략의 형태를 바꿔 완전히 변화하여 혁신하게 만듭니다.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 창출 영역 개척을 통해 인접한 부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도 하죠. 이렇게 산업의 경계를 넘나 들며 비즈니스 혁신을 한다는 점에서 기업의 디지털 기술 활용은 사업의 생존을 넘어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의 변화관리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칭하며 4차 산업혁명이 외부의 트렌드라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내부 혁신에 대한 관점으로 클라우스 슈밥의 4차 산업혁명 언급 이후 주목받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이같은 기업 혁신의 중요한 꼭지로 필자가 언급한 것은 고객 중심의 사고, 빅데이터의 활용, 협력을 통한 혁신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에 있어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상품의 품질을 높이고, 고객을 더 잘 이해하는데 활용해 고객의 경험과 가치를 더 높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더 나아가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보다 빠르고 완성도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닌 상생을 통해서 추진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기업의 신운영 모델을 제안합니다. 바로 플랫폼이죠. 플랫폼 전략은 많은 산업의 중심을 제품 판매에서 서비스 제공으로 이동시키고, 물건을 구매하고 제품을 소유하려던 소비자의 수를 줄이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고 돈을 지불하는 소비자의 수를 증가시킵니다. 필자가 정리한 것처럼 실제 2020년 들어서도 테슬라를 포함해 구글 그리고 국내의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구독 경제 비즈니스를 본격화하며 이같은 패러다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 사회와 개인의 변화

1990년대 후반부터의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는공장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이 점차 노동을 자본으로 대체하고 노동시장은 전문적 기술이라는 제한된 범위로 편중되어 소수의 스타들에게 지나친 보상을 주게 될 것임을 지적합니다. 이렇게 기술은 고소득 국가에서 인구 대다수의 소득이 정체되거나 심지어 줄어들게 되는 주된 요인으로 꼽습니다. 실제 전 세계 자산의 절반 이상이 상위 1% 부자에게 귀속되어 있고 인구 하위 50%의 자산을 모두 합쳐도 전 세계 부의 1%도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죠. 4차 산업혁명은 이를 더 가속화하고 부의 불평을 더 심화시킬까요?


앞서 주장한 것처럼 저자는 4차 산업혁명에 희망적인 가능성을 더 찾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술이 고질적 사회적 문제인 불평등과 빈부격차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활용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가 가져다 주는 개인과 시민의 자유로운 소통과 공유의 힘이 균형있게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자는 ‘human augnentation’이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우리 행동 양식을 넘어 정체성에 여러 측면에서 영향을 끼치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이킬 수 있음을 말하며 이에 대한 개인 차원의 준비와 고민이 필요함을 당부합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대두되는 인공지능은 산업과 사회는 물론 인간에 대한 정체성과 도덕성, 윤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을 것이기에 그 어느 시대보다 인간 스스로 인간성에 대한 철학적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저자가 인용한 다음 두 가지의 문장은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이론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의 영향력은 단기적으로 누가 통제하느냐에 딸렸지만, 장기적으로는 결국 인공지능이 통제될 수 있을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혜택을 누리고 위험은 피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기술과 문화에 대한 저자인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은 의도적으로 구축한 방해체계로서 우리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디. 잦은 방해는 우리의 생각을 흩뜨리고, 기억력을 약화시키며 우리를 긴장하고 불안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개인은 오히려 디지털과 때로 멀어져 집중하고 사색할 여유를 가지며 스스로를 진단하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함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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