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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Feb 20. 2022

[북리뷰] 포스트피크 거대한 역전의 시작

기술은 재앙이 아닌 만능이다.

산업화, 기술 발전 그리고 자본주의는 인류에게 번영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 번영은 지구의 희생을 대가로 이루어졌습니다. 그렇다보니 기술 만능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는 생태계의 혹사와 환경오염 등으로 지구 착취로 인류에게는 재앙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최근의 기술 발전이 인간의 조건과 자연의 상태 모두 개선하는 방향으로 트레이드오프가 되었다고 말합니다. 기술은 우리의 소비를 오히려 탈물질화하게 해주어 덜 취하면서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세상을 가져다 주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러한 기본 인식은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로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예언한 리프킨 교수의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말한 기술 혁신으로 인한 자본주의의 생산성 추구가 극에 달해 모든 것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미래 사회의 모습과도 일치합니다. 기술의 진화로 인류와 자연도, 지구도 행복한 마법같은 성장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여다보겠습니다.


▣ 산업화의 명과 암

저자는 2015년 제시 오스벨이 <브레이크스루 저널>에 쓴 자연의 기환이라는 기고글을 통해 기존의 사회 통념을 깨뜨리는 미국 경제의 탈물질화에 대해 공감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경제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해야 한다는 그간의 상식에 반대되는 시각을 가지면서 경제 성장은 어떤 이유로 자원 소비와 단절될 수 있을까? 탈물질화를 일으킨 것이 무엇일까? 를 고민하며 연구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죠.


맬서스의 인구론에 따르면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에 이 불일치는 인구 증가를 억제하게 만듭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먹을 입’과 ‘가용 자원’의 증가율 차이라는 기본 수학은 혹독하고 가차없이 적용되어 인구는 계속 진동했습니다. 즉, 우리는 산업혁명 이전까지 멜서스 이론의 세계에서 살며 자연이 우리를 억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증기선, 증기기관차, 대량 생산화과 가능해진 비료 등 산업화로 인해 생산과 소득은 증가했고 드디어 멜서스의 이론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실제 1800년 이후 인구 대비 생산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그 이전과는 달리 큰 폭으로 치솟기 시작합니다. 이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산업화로 인한 도시의 인구 밀도가 높아지며 발생한 환경 오염과 감염 등의 문제는 산업화가 그 원인이라기 보다 원래 크고 작은 도시에서 과거부터 있어왔던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산업화로 인해 도시 환경과 질병에 대한 문제는 여유와 기술 기반으로 개선되고, 더 나아가 식생활도 더 나아져 인류는 풍족해졌습니다.


이후 100년의 변화는 그 이전보다 더 비약적으로 우리의 삶을 개선시켰습니다. 내연기관, 전기, 실내 배관 등의 기술 덕분이죠. 덕분에 인구 증가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고 그럼에도 맬서스 이론의 적용은 받지 않고 오히려 인간이 자연을 압박하게 되었습니다. 인구가 10억명에 이르는데 20만년이 넘게 걸렸지만 다시 10억명이 늘어나는데는 125년이 걸렸고, 다시 10억명 늘어나는데 걸린 시간은 31년, 그리고 다시 15년, 12년, 11년으로 계속 짧아져왔습니다. 인구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인류가 길들인 동물들까지 포함해 지구 포유류 생물량의 97%에 달할만큼 인간은 우리 목적에 맞게 지구 환경을 바꾸었습니다.


▣ 기술 발전으로 인한 탈물질화

인류 문명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에너지원인 원유, 가스 그리고 각종 광물 자원은 고갈될 것이기에 이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수록 팽배해져갔습니다. 사실 여러분만 해도 자본주의, 산업화의 그늘과 이로 인한 사회문제로 인한 미래의 모습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나요? 대중적으로도 환경오염과 기근, 지구온난화 등의 사회 문제는 산업화의 폐단에 대한 지구인의 각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들이 높아져갔습니다. 그래서, 덜 소비하고, 재활용하고, 인구수를 억제하고,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귀농 운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비판적 시각에 반론을 제기합니다. 정말 이같은 문제가 산업화로 발생된 것이 맞는지, 실제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 맞고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지 반문합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철강 총사용량은 2000년보다 15% 넘게 줄어들었고 알루미늄은 32%, 구리는 40%나 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 성장율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금속을 덜 쓰면서 경제는 더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입니다. 그 외의 비료와 관개용수, 건축재 등의 다양한 물질들의 소비량을 보면 갈수록 줄어듦에도 오히려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것과 비교해볼 때 저자가 말한 에너지를 점덤 덜 쓰면서 경제적으로 더 많이 생산한다는 것이 입증됩니다.


저자는 이렇게 산업 시대의 습관을 뒤집는 거대한 역전이 일어나고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탈물질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탈물질화가 가속화될 수 있던 배경에는 기술이 있습니다. 주석 캔은 19세기부터 식품을 저장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1930년대부터는 맥주와 청량음료를 담는데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알루미늄 캔은 무게가 85그램이었는데 1972년경에는 21그램으로 줄었고, 1988년에는 16그램, 10년 뒤에는 13.6그램으로, 2011년에는 12.75 그램으로 줄었습니다. 이렇게 무게가 줄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제조 기술의 발전 덕분이죠. 이렇게 산업 영역별로 기존보다 더 적은 원재료와 에너지로 더 나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면서 탈물질화가 가능해진 것이죠.


사실 저자의 여러 근거들을 보면서 곰곰히 10년 전과 지금을 생각해보면 스마트폰으로 인해 여러 기기들이 사라짐으로 인해서 자원의 낭비가 줄고 탈물질화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깨닫게 되더군요. 스마트폰은 MP3 플레이어, 내비게이션, 전자계산기, 어학사전, 카메라 등의 다양한 기기들을 대체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소프트웨어 즉 앱들이 하드웨어의 역할을 대신했으니까요. 스마트폰이 별도로 필요로 하던 기기들의 용도를 통합해서 디지털이 아날로그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책, CD 등도 디지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탈물질화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탈물질화를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 희망을 위한 4가지 필수 요건

이렇게 저자가 탈물질화로 인한 미래의 희망을 보게 된 첫번째 이유는 기술의 발전입니다. 그리고, 다음으로 자본주의와 대중의 인식, 반응하는 정부를 언급합니다. 미래는 결국 깨어 있는 시민과 이를 국가 정책으로 반영함으로써 만들어져가는 것이기에 대중의 공감대와 정부의 반응을 손에 꼽은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왜 자본주의를 언급했을까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은 자원 이용량을 줄이기 위해 4가지의 방법을 이용합니다. 첫째, 원재료를 덜 쓰기 위한 기술을 적용한다.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는 늘 원가 절감을 위해 생산 공정을 고도화해왔습니다. 자석과 반도체 등의 첨단 기기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의 가격이 치솟으면 희토류를 덜 쓰면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도시로 들어온 스마트팜은 땅이 없이도 최소한의 물만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둘째, 다른 자원으로 대체한다. 인류는 석탄과 천연가스, 석유보다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은 원자력 그리고 덜 위험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태양 등의 재생에너지로 값비싸고 고갈된 우려가 있는 천연 자원을 대체해오고 있죠.


셋째 상품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1971년 탑승률은 56%였는데 2018년에는 81%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아마 최근에는 이 숫자가 90%를 훌쩍 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요예측과 비행 노선 설계를 통해서 효율화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죠.


넷째 디지털화를 통해 상품을 통합한다. 인공지능이 고도화되면 영화나 드라마 등을 제작할 때 인공지능이 만든 영상을 통해 실제 배우가 촬영한 것과 같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굳이 촬영조차 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비용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기술은 마치 불처럼 도구에 불과할 뿐이며, 사용하려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선할 수도 악할 수도 있습니다. 선하게 만들려면 결국 선한 마음으로 기술을 이용해야 합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발전시키고 있는 기술들이 우리의 미래를 희망의 세계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이 자원의 낭비를 줄이고 소비를 효율화하는데 씌여지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을 자본주의의 철학과 기업이 응당 그렇게 하리라는 막연한 믿음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깨어 있는 대중의 행동과 정부의 정책 반영으로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지구의 안녕과 행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이라는 것이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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