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OOJOO Mar 03. 2022

[북리뷰] 딥러닝 레볼루션

자연에서 배우는 인공지능

딥러닝은 인공지능의 여러 기술 중 하나로 심층학습이라고 불립니다. 머신러닝의 한 분야로 아기들이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배워나가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는 방식이죠. 무엇보다 컴퓨터 성능이 좋아지고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데이터를 통해 학습하면서 컴퓨팅 자원을 많이 필요로 하는 딥러닝의 시대가 온 것이죠.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인공지능이 만드는 미래 세상과 준비 방안을 알려면 인공지능의 주요 기술의 하나인 딥러닝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어떻게 인공지능이 만들어지는지, 그 기술의 원천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죠.


▣ 인공지능의 재탄생

1960년대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색상과 크기의 직육면체 블록을 로봇 팔에게 명령을 내려 수행하도록 하는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큰 노란색 블록을 찾아 빨간색 블록 위에 놓을 것”과 같은 간단한 명령이죠. 하지만, 실제 이 명령을 해석해서 로봇 팔이 그렇게 작동되도록 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죠.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최초 프로그램을 작성한 MIT 담당자가 학교를 떠났을 때 남은 연구원들이 그걸 고치기가 힘들어 폐기했을 정도입니다. 이게 왜 어려운 일일까요? 우선 현실 세계의 블록의 모양과 크기, 위치, 배치된 방향은 죄다 다릅니다. 조명의 방향과 조도에 따라서도 그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정도까지도 다르죠. 그만큼 로봇이 현실 세계의 물체를 인식하는 작업은 복잡도가 높습니다. 그러니 노란색, 빨간색이라는 단어를 인식하는 것도 어렵지만 그걸 인식해서 현실 세계의 블록이 실제 그 색상인지를 인지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일입니다. 이걸을 컴퓨터 비전이라고 합니다. 기계가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말하죠. 컴퓨터 비전에 적용된 인공지능은 진일보해서 이제 사물을 넘어 움직이는 자동차까지 인지하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간은 객체의 위치와 크기, 방향, 명암이 달라져도 그것이 무엇인지 식별합니다. 컴퓨터 비전의 초창기 아이디어는 객체의 원형을 이미지의 픽셀과 맞춰 인지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방향을 조금만 달리해도 두 객체의 원형은 일치하지 않아 실패하게 되죠. 이후 컴퓨터 비전은 픽셀이 아닌 특징에 초점을 맞춰 진보하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조류 사육자는 몇 가지 미묘한 무늬만 다른 경우가 많은 각각의 종을 구별할 줄 알지만, 조류 구분법을 알려주는 서적에는 각각의 새에 대해 한 두 장의 사진만을 소개하며 그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를 알려줄 뿐입니다. 특징에 초점을 맞춰 인식하는 컴퓨터 비전은 사육자의 시각으로 그 특징을 포착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특징은 워낙 복잡하고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양이 끝도 없이 늘어나는 문제가 있습니다. 물론 컴퓨터의 성능이 좋아지고 끝도없이 데이터를 수집하면 되지만 그걸로는 한계가 있죠.


1980년부터 뇌의 작동 원리 즉 뇌의 신호가 신경을 따라 어떻게 장거리를 이동하고 그런 전기 신호가 시냅스에서 어떻게 화학 신호를 변환되는지 등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생물학 분야 밖에서도 그런 정보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되었죠. 덕분에 인공지능 연구원들은 뇌가 작용하는 방식과 기능적으로 동등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그것이 뉴럴 네트워크로 이어지며 로직 기반의 인공지능이 이해하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며 머신러닝이 화려한 부활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 신체를 가진 소셜로봇

1984년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나타난 로봇이나 2013년 개봉한 로맨스 SF 영화 그녀에서 보여준 여성 목소리의 인공지능, 2017년 스타워즈에 등장한 알투-디투와 같은 로봇들이 미래의 로봇일까요? 이미 우리는 인공지능 로봇이 탑재된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아마존의 원통형 스피커 에코에 내장된 알렉사나 구글홈의 구글 어시스턴트가 바로 로봇입니다. 비록 움직이지는 못하고 영화 그녀에서처럼 감성적인 대화까지는 어렵지만 이들 스피커를 통해 AI와 대화를 할 수 있는 현실에 살고 있죠. 앞으로는 과연 어떨까요?


지금까지 인공지능의 발전은 주로 지능의 감각 및 인지 기능에 집중되어 컴퓨터 비전이나 음성의 인식 등에 맞춰졌습니다. 즉, 동작이나 행동 지능의 측면에서는 미비한 상태죠. 인간의 몸은 궁극의 3차원 프린터로 몸을 통해 감각을 느끼거나 고차원적 생각을 하 뇌가 명령을 내리면 근육, 힘줄, 피부와 뼈로 구성된 신체가 움직이게 됩니다. 그렇게 인공지능도 뇌를 닮아가고 3차원 프린터로 형성된 행동하는 로봇에 적용되면 미래의 AI는 신체를 가지게 되는 것이죠. 스페인 출신의 마블런이란 교수는 인간과 상호 작용을 주고 받는 루비라는 소셜로봇을 제작했습니다. 표정있는 얼굴, 눈썹, 주변을 바라볼 수 있는 카메라 눈과 물건을 잡을 수 있는 팔이 장차고딘 루비는 텔레토비를 연상하죠. 이 루비를 18개월 유아들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관찰하는 연구를 했습니다. 처음 루비가 남자아이들과 만났을 때 단단히 고정되지 않은 팔이 망가져버렸죠. 그래서, 수리를 한 후 소프트웨어를 보완해 아이들이 루비의 팔을 당기면 소리를 지르도록 했죠. 그 결과 남자아이들은 루비의 팔을 잡아당기는 행동을 멈췄고 여자아이들은 루비에게 다가와 안아줬습니다. 루비가 반응에 따라 아이들이 작용을 하기 시작한 것이죠. 하지만, 그 반응이 너무 빠르면 너무 기계적이고, 너무 느리면 재미없는 로봇이 됩니다. 적절한 타이밍으로 반응하는 루비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이 아닌 지각이 있는 존재로 간주했습니다. 유아들에게 핀란드어를 가르치도록 루비의 프로그램을 설정한 실험에서는 모국어인 영어를 할 때만큼 신속하게 핀란드어를 익혔습니다. 이때 루비로 인해 교육 교사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막연한 우려가 있었는데, 오히려 교사들은 교실 내 질서 유지에 일조하는 루비의 역할에 매우 긍정적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만일 그런 루비가 교육 현장마다 교사마다 아이들마다 워낙 변수가 다르기에 수 천개의 교실로 실험을 확대해 연구가 되었다면 교육 활동의 개선 방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검증되고 사회경제적 계층을 교육의 대상으로 하는 미전역의 학교들 간 차이점을 면밀히 조사하는 수단이 되었겠죠. 또한, 그런 수 천개의 루비를 통해 학습된 AI는 더욱 고도화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딥러닝은 로봇과 만나면서 산업 현장은 물론 교육 현장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 자연은 인간보다 영리하다.

보편적 진리는 번번이 놀라운 발견에 의해 산산이 부서져왔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지구의 주위를 돌고 있는 태양이 보인다고 믿었지만 실제로는 지구가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었죠. 진화론도 여전히 수용하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은 있지만 기존 우리의 상식을 깨뜨렸습니다. 지능에 대한 우리의 직관은 기껏해야 과도한 단순화에 지나지 않고 그로 인해 과학 기술의 발전이 더디기도 합니다. 그런 인간이 기계를 학습시키려면 일반화된 현재의 우리 상식과 지식이 아닌 지구 문명을 통해 진화되어온 자연에서 학습한 알고리즘과 통찰력으로 인공지능을 학습시켜야 합니다.


지구 상의 다양한 생물 종은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 지능이 진화되었습니다. 바다의 동물과 육지 동물의 진화 방향은 서로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에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박쥐는 밤에 주변 환경을 파악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청각 신호를 발신하고 되돌아오는 반사음을 분석합니다. 모든 외관에 대한 내적 표상을 생성해 야밤에 보이지 않는 시각보다 더 나은 분별을 할 수 있죠. 그래서 사냥감인 파닥거리는 곤충과 회피해야 하는 장애물을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자연에는 인공적 시스템이 배울 수 있는 지능적 행동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생물적 체계에서 사용되는 문제 해결 전략을 설명하는데 있어 알고리즘 언어로 해석하는 것을 알고리즘 생물학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생물학적 알고리즘이 공학 분야의 새로운 연산 인식 체계를 생성하는데 일조하고 생물학적 네트워크에 대한 시스템 차원의 이해를 가능케 해주는 것이 향후 딥러닝에도 적용되어야 합니다. 딥러닝은 적은 행동으로 최대의 보상을 얻고자 하는 비용 함수의 최적화에 의존합니다. 그렇다면 자연의 비용함수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일부를 발견했지만 여전히 탐구 중입니다. 그렇게 발견한 비밀은 딥러닝에 적용해 더 나은 인공지능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이 한 개인보다 영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이 하나의 종으로서 언젠가 지능의 수수께기를 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우리 인류 문명을 발전해왔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가장 뛰어난 학습 능력을 보유하고 있죠. 다른 어떤 생물 종보다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보다 빨리 학습하고 많은 것을 기억해 수세대를 거치며 더 많은 지식을 축적해왔습니다. 그것은 교육이라 불리는 기술 덕분에 가능했고 평생 동안 학습할 수 있는 양을 비약적으로 늘렸습니다. 기술의 발전 덕분에 이제 우리가 학습한 것은 기계가 학습하도록 하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현대 문명의 발달이 가능했던 것은 쓰기와 읽기 그리고 학습 덕분이며, 그런 기술을 이제 기계에 던수하고 있는 것이죠. 거기에 적용된 핵심 기술인 딥러닝의 원천은 바로 자연인 셈입니다.



위 북리뷰는, 고전5미닛(약 5분으로 정리된 책의 시사점을 정리하는 책리뷰 전문 사이트)를 위해 제작된 초본으로 보다 정돈되고 통찰력있게 내용을 정리한 내용은 고전5미닛을 참고하세요.

작가의 이전글 [북리뷰] 코로나 이코노믹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