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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Oct 17. 2022

현실 속 데이터 확보 경쟁

인터넷 이전의 일상 속 Data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뜻하는 DT의 D를 Data라고 말할 정도로 기업의 사업 혁신에서 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나날히 커지고 있다. 어떻게든 기업은 데이터를 더 깊고 넓게 수집하려고 한다. 그렇게 축적된 데이터는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개선, 고객 만족, 마케팅 효율화 더 나아가 신규 사업 진출 등의 다양한 용도로 활용된다. 데이터가 에너지가 되어 기업의 사업 혁신에 이용되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려는 노력이 전방위로 이루어진다.


그렇게 전 세계의 데이터 탱크가 된 곳이 바로 구글이다. 물론 페이스북도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용자 Data를 전방위로 수집하고 있다. 구글이 검색과 유투브 그리고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에서 사용자의 욕망, 관심사, 위치를 넘어 스케줄과 이동 경로와 자주 가는 곳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면 페이스북은 친구 관계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성향을 띄고 있는지 좀 더 내밀한 개인정보들을 수집하고 있다.


사실 이같은 데이터는 이들 인터넷 기업 이전에 금융사와 통신사들이 더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금융사에는 우리들의 수입 규모와 대출, 보험 그리고 씀씀이가 쌓였고, 통신사에는 거주지와 자주 통화는 사람 그리고 어디를 자주 방문하는지 등에 대한 데이터가 수집되었다. 이들과 인터넷 기업의 다른 점은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의 활용에 제약이 있는데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처럼 수집한 데이터를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자와의 대면 채널이 제한적이었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동의를 구한데다, 웹이든 앱을 통해서 사용자와 만나는 비대면 채널이 있어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 인터넷 기업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기존에는 수집하지 못했던 사용자 데이터까지 확보하기 위한 영역 확장을 해가고 있다. 구글은 스마트홈 관련 기기와 구글홈 기반의 플랫폼 구축을 통해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의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구글의 네스트라는 스마트 스피커와 방범 카메라 등의 스마트홈 관련 기기와 다양한 가정 내 가전, 전자기기들을 구글홈과 연동함으로써 집안의 데이터들을 촘촘하게 수집하고 있다. 집에 몇 명이 거주하는지, 언제 얼마나 가정 내에 머무는지, 누가 방문했는지, 택배를 얼마나 시켰는지, 집안의 가전기기들이 어떤 것들이 있고 얼마나 에너지 소비를 하는지, 작동율은 어떤지 등의 데이터들이 수집된다. 세탁기는 어느 회사의 제품이고 얼마나 자주 가동되는지, 문은 언제, 얼마나 자주 열리는지, 집안의 전구는 언제 얼만큼 켜져 있는지 등의 다양한 데이터가 수집되고 있다.


게다가 아마존 역시 스마트홈 기기를 통해서 현실 속 데이터를 수집해가고 있다. 온라인 데이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야만 쌓이는 반면 현실에서의 데이터 수집은 늘 수시로 이루어진다. 온라인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세한 개인의 일상과 가정 내의 모든 정보들을 쌓는 스마트홈 플랫폼이 점차 커져가고 있고 이를 둘러싼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웹과 모바일을 통해서 엄청난 데이터들이 수집될 수 있게 되었고, 그렇게 데이터를 수집한 인터넷 기업들에게 비즈니스의 기회가 창출되었다. 이제 가정 내 스마트홈 기기를 통해서 수집되는 데이터가 앞으로 우리 일상 속 데이터를 더 광범위하게 수집하며 또 다른 비즈니스의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다.


아마존에서 출시한 헤일로 라이즈라는 사물 인터넷 기기는 비접촉식 수면 추적기이다. 디지털 시계이자 탁상용 전등처럼 보이는 이 기기는 침대 머리맡에서 작동된다. 늘 사람의 수면 단계를 지켜보며 기록한다. 잠자는 사람의 움직임과 호흡 그리고 온도와 습도는 물론 주변 밝기까지 측정한다. 이런 데이터 덕분에 사용자가 언제부터 잠이 들어서 깊은 잠, 얕은 잠을 잤는지 코를 얼마나 골았는지 등에 대한 수면질과 수면효율을 파악할 수 있다. 이미 애플워치나 스마트밴드에도 그렇게 수면효율을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제공된다. 물론 스마트워치는 일상에서 얼마나 걸어 다녔고 심박수는 어떤지, 계단을 얼마나 올라갔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잠잘 때까지 그리고 또 집 밖의 일상까지 데이터로 측정되고 수집되고 있다.


아마존의 헤일로 라이즈


덕분에 우리의 삶은 나아졌을까? 이렇게 쌓인 데이터가 더 나은 일상과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맞다. 원격으로 집을 모니터링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으며 자동으로 집안의 기기들이 작동되도록 할 수 있다. 집에 사람이 없으면 로봇청소기가 동작을 시작하면서, 집안의 전등이나 선풍기, 에어콘을 모두 끌 수 있으며, 집안 가족이 아닌 사람이 집 밖에서 서성거리면 경보음과 함께 집안의 TV가 작동되고 집 전체의 전등이 켜지도록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우리도 모르는 사이 지속적으로 수집되는 데이터의 사용이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데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이윤을 위해 남용, 오용, 악용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미 페이스북이 사용자 정보를 수집해 정치 성향을 분석, 이를 선거에 남용해 문제를 야기한 것처럼 기업의 데이터 활용에 대한 견제 장치가 없을 시 이는 사회적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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