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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Oct 24. 2022

인간을 대체하는 AI휴먼

인공지능의 인간 대체 어디까지?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는 인스타그램에서 14만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며, 각종 시상식과 전국의 맛집, 랜드마크에 돌아다니며 활동한 사진을 뽐낸다. 게시물마다 수 천명이 댓글과 좋아요로 응답할만큼 팬덤이 형성되어, 기업 광고에도 출연하고 있다. 그렇게 활동하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이마, 릴미켈라, 루이 등 다양하다. 이들 가상 인간이 갑자기 등장한 이유는 무얼까?


사실 가상 인간은 이미 1998년에도 있었다.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상엔 없는 사랑’이 담긴 1집 앨범 은 20만장이나 판매되었을 정도로 인기 가수였었다. 당시의 기술 수준에서 볼 때 방송출연까지 한 것은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렇게 주목받았던 아담은 갑작스레 인기를 뒤로 한 채 사라졌다. 이유는 당시 개발 수준으로 3D 그래픽으로 아담을 재현해 방송을 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다보니 유지비를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AI 덕분에 가상 인간을 운영하는 비용이 줄어들었고 활동할 수 있는 영역도 다양해졌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광고 모델로 또 가수로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활동할 수 있다보니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AI 기술은 그간 B2B 기업 솔루션으로 활용되어왔다. 콜센터 상담원을 대신하고 챗봇을 활용한 고객 요청을 처리하는 등에 이용되었다. 또, IBM의 왓슨 의사는 암진료를 하고, HR에 적용된 AI 솔루션은 사람 대신 지원자의 이력서를 검토해서 합격자를 추천해준다. 투자, 금융에 적용된 AI는 투자 대상 기업과 부실 채권, 대출 심사 등을 대신해준다.


그렇게 숨겨졌던 AI가 2018년 발표된 구글의 듀플렉스를 통해 AI가 대신 헤어샵에 전화를 걸어 내 캘린더의 빈 시간대에 예약을 해주는 기능이 발표되면서 점차 일반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거듭났다. AI가 사람에게 직접 전화를 해서 사람처럼 통화를 해서 예약을 잡아주어 사람처럼 동작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CES 2020에서 발표한 네온 프로젝트는 사람과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진짜같은 인공인간이 뉴스 앵커, 요가 강사, 교사, 아나운서, 쇼핑 호스트가 되어 사람과 대화하며 전문가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준다. 자세히 봐도 이게 사람인지 인공지능으로 구현된 AI 인간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교하다. AI가 기계적 답변을 하는 것을 넘어서 사람의 실체를 하고 진짜 사람의 목소리로 대화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게 기술은 진화되었다. 게다가 그 기술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것이다. 물리적인 현실 세상에 등장만 하지 않았을 뿐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는 AI 인간은 진짜처럼 보여진다. 기존의 AI 기술로 구현된 서비스와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기존 AI는 명확히 기술로 구현된 것임을 인지할 수 있었지만, 화면 저 너머에 사람처럼 구현된 AI 인간은 기술로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진짜 사람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숙제는 3가지다.


첫째. 이 기술이 의도적으로 악용되는 것이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AI가 가짜 인간임을 명시하지 않고 진짜로 인식되도록 속이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기술의 발전 속에 디지털을 이용한 사기 행각과 범죄는 갈수록 고도화되고 있다. 개인 정보 데이터를 활용해 보이스피싱, 스미싱, 메신저 피싱 등으로 선량한 사람을 속이는 일이 허다한데 이제 진짜 사람처럼 보이는 AI가 사람을 속인다면 그로 인한 피해는 더욱 커질 것이다. 더 나아가, 딥페이크도 큰 사회적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진짜 존재하는 사람을 AI를 이용해 하지도 않은 말을 한 것처럼 가짜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것은 그 사람을 사회에 매장시키고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정치인이나 연예인처럼 대중의 인식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사람에게는 딥페이크로 인한 피해와 그 영상이나 음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하는 과정에서 사회 혼돈이 가중될 수 있다.


둘째. 기술에 대한 신뢰이다. 메타(페이스북)에서는 AI 알고리즘에 의해 계약직 직원 60명을 해고했고, 한 대학 연구에 따르면 AI 대출 심사에 소수인종이나 여성이 승인율이나 이자율의 차이가 다는 것은 이들에 대한 신용이력 데이터의 부족과 사회적 편향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만일 사람이 개입했다면 해고 대상자나 대출심사 여부에 대한 결정이 달라졌을 것이다. 사람이 했어야 할 일을 AI가 함으로써 더 정의롭고 올바른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게 AI가 선택하고 판단하는 세상은 사회를 더 이롭고 정의롭게 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AI에 맡겨가면 우리 인간은 어떤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인간의 설자리이다. AI는 알고리즘으로 동작되는 뒷단과 눈으로 귀로 보고 들을 수 있는 앞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뒷단에 대한 이야기가 위 기술에 대한 신뢰이며, 앞단의 이야기가 바로 AI 인간에 대한 이슈이다. AI 인간이 디지털로 구현된 세상에서 더 많이 다양하게 활동하면서 인간의 일은 줄어들 것이다. 즉, 아나운서, 기상 캐스터, 연예인, 상담사 등의 일자리가 축소될 수 있다. 그렇게 인간이 아닌 AI로 채워진 화면 속 세상에서 우리를 웃고 울리는 세상의 이야기의 주인공은 디지털, AI가 차지하고 우리는 그저 그것을 보고 듣기만 하는 무대의 관객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지 일자리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삶의 주체에 대한 이슈이다.


3가지 측면에서 우리는 AI가 모든 것을 대신하고 대체할 수 없고 AI는 믿음의 대상이 아닌 언제든 교체 가능한 도구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그 인식의 전환이 AI를 보다 공정하고 안전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로 만드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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