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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OJOO Nov 14. 2022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완성을 위한 DAO

DAO의 구성요소와 활용처

토큰 이코노미와 함께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것이 바로 DAO이다. DAO는 우리 기업의 이해관계자들의 결속을 다지고 우리 사업의 확장과 신뢰도를 높이는 아군을 높여주는 조직 운영 툴이다. 그런데, 이와 유사한 개념이 바로 5년 전의 ICO였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야심찬 사업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이상을 백서라는 이름으로 만천하에 공개하고 누구나 이 이 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ICO가 2017년 전 세계를 강타했다. 그때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그때 ICO로 기업 공개를 했던 대다수의 기업들이 잠적하거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군분투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잊혀진 ICO의 향기를 DAO에서 느끼고 있다. DAO는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로 특정 주체의 개입없이 개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율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뜻하는 말이다. 이렇게 운영되는 대표적인 조직이 2016년 이더리움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출범한 이더리움 프로젝트를 위한 재단으로 그 이후에도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의 조직 운영 방식으로 주목받았다. 그런 DAO가 최근들어 다양한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DAO는 ICTO처럼 돈을 쫒는 것은 비슷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점은 있다. ICO가 위에서 아래로 회사가 투자자를 찾아 자금을 모으는 반면 DAO는 아래에서 위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티를 구성해 이들이 함께 할 회사 혹은 프로젝트를 찾아 창업 혹은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투자하는 방식이다. 또한, ICO가 비록 백서로 사업 계획서의 모든 것을 공개한다고는 하지만 사업 이행 과정의 모든 내역이 공개되지는 않는 반면 DAO는 계획서나 기획안이 아닌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 운영 내역이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고 주요 의사결정이 상호 약속된 규정이나 합의에 따라 정해진다는 점이 다르다. 이런 2가지의 다른 점으로 DAO는 ICO와는 다른 길을 갈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인터넷의 시작을 보면 전 세계의 개인들을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해준 커뮤니티에서 비롯된다. FTP, 고퍼, IRC 등의 초창기 인터넷 서비스들은 그렇게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고 정보와 자료, 취미, 일상을 공유하면서 생각을 키우고 지식을 넓혀갔다. 그런 커뮤니티를 통해서 학교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함께 창업을 할 수 있는 미래의 동료를 만났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이 커뮤니티가 카페에서 아이러브스쿨, 마이클럽 그리고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으로 진화했지만 그저 신변잡기를 떠들거나 정보를 나누는 정도의 수준에 그쳤다.

DAO는 그런 커뮤니티를 돈되게 만들어준다. 그저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을 벗어나 세상을 바꾸고 참여자와 이해관계자들에게 이윤을 배분해준다. 그저 즐거움이나 학습을 넘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단단한 결속력을 갖추게 된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와 DeFi, NFT 등이다. 한마디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데이터 저장 시스템이 이같은 자율조직을 금융 거래를 보다 투명하고 글로벌로 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다.

DAO는 ICO와 달리 소리없이 아우성댄다. ICO처럼 대 놓고. 투자자를 찾아 다니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동조자들이 모여 함께 할 프로젝트를 찾아 나선다. 이들은 디스코드, 텔레그램, 카카오톡 오픈채팅 그리고 밋업, 클럽하우스를 이용해 이야기를 나눈다. 지난 1월 간송미술관에서 불교 문화재 불상 2개를 K옥션 경매에 내놓았다. 국내 최초로 국보가 경매에 나온 것이다. 역사적 의의를 가진 국보가 개인이나 기업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고자 커뮤니티가 조성되었다. 국보DAO라는 이름으로 커뮤니티가 조성되어 수 많은 개인이 50억을 모으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가 가동되었다. 그런데 이 DAO의 시작은 1월18일 한 개인의 트윗이었고 이후 23일에 국보DAO가 NFT로 만들어져(이를 민팅이라고 함) 24억이 모금되었다. 목표 달성에 실패했지만 이것이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 무려 5일만에 제안부터 DAO 결성 그리고 자금 마련을 위한 민팅이 이루어졌고 3일만에 무려 24억이 모금된 것이다. 생면부지의 사람이 그냥 커뮤니티를 조성한 것이 아니라 50만원에서 수 백만원을 실제 암호화폐로 송금을 해서 투자를 하는 DAO를 결성한 것이다. 이 과정에 은행이나 어떤 기업, 단체의 개입은 없었다. 이들은 누굴 믿고 그 많은 돈을 투자한 것일까? 바로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기반한 NFT를 믿고 그렇게 투자에 나선 것이다. 물론 목표 모금액 달성에 실패한 이 프로젝트의 투자자들은 모두 24억을 다시 돌려 받았다.

미국에서도 헌법 초판본이 소더비 경매에 나왔고, 이 경매에 참여하는 DAO가 결성되어 사흘만에 4000만 달러를 모았다. 목표 금액 500억에는 실패했지만, 사적 수익이 아닌 공공 목표를 향한 역사적인 모금에 대한 것이 기념으로 남아 이 DAO에 참여한 NFT의 가치는 8000억으로 뛰어 올라 15배가 되었다. DAO에 참여한 멤버들의 참여 그 자체가 기록되어 화석화됨으로써 가치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외에도 골프장 인수를 한 링크다오는 골프장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NFT 투자자를 모았고 125억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만일 골프장 인수에 성공하면 투자한 NFT 소유주들에게 골프장 멤버십을 구매할 수 있는 권한과 이용료 할인, 회원 전용 커뮤니티 참여권 등의 여러 특전을 제공함으로써 이윤을 분배한다. 이러한 규약을 블록체인의 분산원장에 스마트 컨트랙트로 기록하고 NFT로 투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DAO가 운영된다. 그렇게 우주 탐사, 유명 감독의 원고 등 다양한 상품과 실물 자산, 프로젝트 등이 DAO라는 자본을 중심으로 구성된 인적 조직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구성해 투자되고 운영되고 있다.

그런 DAO의 운영 체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운영 규약과 관련된 정책이 프로그래밍 코드에 기록해 이를 기반으로 자동화되어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의 스마트 컨트랙트라는 툴을 이용한다. 또한, DAO를 구성하는 요소로는 DAO의 설립 취지와 목적 및 운영 철학, 정책이 코드화된 프로토콜, 의사결정을 위한 투표시스템,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기 위한 커뮤니티 마지막으로 참여자들의 권리와 지분을 보장하기 위한 토큰이 있다. 이 4가지의 기본 구성요소 기반 하에 다른 외부 토큰과 연계되기도 하고 디파이에서 토큰을 거래하고, NFT를 통해 투자한 자산의 소유권을 보장받기도 한다. DAO는 기업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웹3 스타트업 투자나 특정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는 커뮤니티가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된다. 그렇다보니 기존 조직구조와 크게 다른 것이 수평적 의사결정 구조와 지분에 대한 증명이 주식이 아닌 토큰으로 한다는 점, 규정이 문서가 아닌 스마트 컨트랙트에 코드화되어 공개된다는 점이다.

그런 DAO가 구성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공동의 관심을 가진 발런티어들이 모여 DAO의 설립 취지나 목적을 정의하고, 운영 관련한 지침을 스마트 컨트랙트로 기록한 후, 이 DAO에 참여할 커뮤니티 멤버들을 모으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참여자들에게 토큰을 통해 DAO의 투표권을 제공하죠. 이후 커뮤니티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프로토콜로 자동화되어 실행된 내역을 공유한다. 또 주요 사안별 의사결정이 있을 때 투표를 해서 결정하고 그 내역을 분산원장에 기록해 공개한다.

이들 DAO의 운영 과정을 보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DAO를 설립하고 운영하는 운영진들의 역량이다. 이들 운영진이 프로토콜, 즉 자동화된 코드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여러 이슈를 적극 참여해 중재하고 중론을 모으며 DAO의 설립 취지와 목적에 맞게 그때그때 합의를 도출해가는 것이 성과 창출의 핵심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작년에 DAO를 합법 법인으로 승인하고 우크라이트 전쟁으로 인한 모금에도 DAO를 통해 후원자들이 커뮤니티를 구성해 141만달러를 모금하고, 또 이 커뮤니티 통해 여러 아이디어가 보태지면서 NFT로 국기도 만들어 675만 달러를 모금하고 기부자들에게 NFT 국기를 제공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노화 치료제를 연구하기 위해 의료정보 데이터를 수집하고 투자자들의 커뮤니티인 비타다오나 헤드헌팅과 인력 중계에 적용된 오폴리스 DAO 등 다양한 영역에서 DAO가 적용되고 있다.

특정 NFT 컬렉터블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그 NFT를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해 해당 NFT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먼저 DAO가 구성되어 이 DAO의 커뮤니티를 통해서 특정 NFT를 선정 혹은 개발해 함께 NFT의 가치를 띄울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처럼 DAO는 다양한 목적으로 여러 영역에서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경제적 가치와 보상을 함께 하기 위한 용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DAO가 갑작스레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지며 커져가고 있는 비결은 DAO의 설립과 운영 관리를 도와주는 다양한 툴들 덕분이다. 마치 다음카페 덕분에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쉽게 커뮤니티를 구성할 수 있었고, 싸이월드 덕분에 개인이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었던 것처럼 DAO를 쉽게 운영할 수 있는 툴들이 다양해지면서 DAO가 확산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다.

그렇다면, 프로토콜 비즈니스를 위한 토큰 이코노미와 DAO를 우리는 어떻게 활용하고 대응해야 할지 2가지 관점에서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프로토콜 비즈니스는 그 비전은 훌륭하나 실험실이 아닌 사업 현장에서 이 모델이 작동되기 위해서는 한계가 명확하다. 사람의 개입없이 자동화된 프로토콜만으로 사업이 운영될 수는 없다보니 아무데나 적용할 수 없다. 마치 자율주행차가 고속도로 등 지극히 제한된 영역에서만 그나마 잘 작동될 수 있고 그런 고속도로에서도 운전자없이 운영되기 어려운 것과 같다. 그래서, 프로토콜 비즈니스를 우리 사업 현장에 무작정 적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웹3나 블록체인 관련 기업에 투자를 할 때 프로토콜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나 특징, 수익모델 및 한계 등에 대한 사항을 참고하면 어디에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지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앞으로의 20년은 블록체인 기반의 웹3를 표방하는 새로운 스타트업들에 일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이다. 이런 기업들을 평가할 때 프로토콜 비즈니스 모델의 구성요소나 수익모델 측면에서 얼마나 잘 디자인이 되어 있는지를 따져보는 잣대로 여기에서 제시한 사항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해당 웹3 기업이 이용하는 메인넷, 토큰 디자인, 스마트 컨트랙트에 기록된 내역, DAO의 역할 더 나아가 토큰 기반의 수익모델 외에 어떤 수익화 방안들이 있는지를 따져보면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프로토콜 비즈니스의 한 구성요소인 DAO를 활용해 외부 투자자와 충성 고객을 우리 사업 혁신에 동참시키도록 활용하는 것도 좋다. DAO는 주로 외부에서 바틈업으로 커뮤니티를 구성해서 기업의 비전이나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해 투자를 하고 의사결정에 참여까지 하며 소비자나 투자자를 넘어 공헌자로서의 역할까지 하는 지지자들이다. 메타팩토리라는 기업은 길거리 패션 의류를 크라우드펀딩하는 플랫폼인데 여타의 크라우딩 서비스와 달리 디자이너가 의류를 디자인하면 DAO 멤버들이 이중 어떤 의류를 실제 얼만큼 생산할지 투표로 결정해, 판매한 이후 수익을 지분으로 받은 토큰만큼 디자이너, DAO 등에게 배분해준다. DAO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의사결정에 참여할 뿐 아니라 이들 제품의 마케터로서 때로는 생산 공정의 효율화에 자문을 주는 전문가로서 공헌한다. 이처럼 DAO를 활용하면 우리 기업의 고객을 소액 투자자이자 공헌자로서 참여시킬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의 파이낸셜 스토리에 동참하는 외부 구성원으로까지 함께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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