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에너지, 교통만큼 중요시 되는 SW, 서비스
2022년 10월 15일 발생한 카카오톡의 장애는 SK C&C의 판교 IDC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여기에 입주한 카카오와 네이버 등의 서비스들이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카카오의 피해가 커서 카카오톡은 물론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뱅크 등의 서비스들이 정상적으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사용자들의 불편과 원성이 컸다. 이미 SMS를 대체한 카카오톡으로 인해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이 정상 작동하지 않으니 학교에서 학부모, 학생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뿐만 아니라 저녁 약속을 정하고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보내는 메시지들이 모두 멈췄다. 게다가 택시도 부르기 어렵고 내비게이션도 멈추고 이체도 할 수 없는 등 불편은 컸다. 다른 대체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다른 메신저를 설치해도 상대방이 그 메신저를 사용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카카오맵이 안되면 개인은 네이버맵을 실행해도 되지만, 평소 등록해두고 사용하던 집이나 회사 그리고 즐겨찾기로 기록해둔 장소들은 한 번에 옮길 수 없다.
그런데, 왜 카카오톡의 장애가 메신저를 넘어 택시를 호출하고 음식 배달을 하고 킥보드와 주차장 결제를 하는데까지 영향을 주었을까? 카카오톡에서 제공되는 인증과 결제 기능을 사용하는 택시, 주차장, 킥보드의 결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또한, 카카오 지도를 이용하는 일부 배달대행 플랫폼이나 교통 서비스들 역시 지도를 호출할 수 없어 소비자, 승객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어 정상적인 서비스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카카오 로그인 문제로 인해 카카오톡이나 다음 로그인에 오류가 있어 메신저로 고객과 상담하고 주문정보나 서비스 내역을 소개해야 하는 상공인들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카카오톡으로 선물받은 기프티콘을 이용해 매장에서 식사를 하고 결제를 할 수 없던 사람들이나 카카오헤어샵을 이용해 예약을 받는 미용실과 카카오커머스에 입점한 업체들은 예약과 주문, 결제 오류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또한, 코레일 앱과 정부의 앱들도 카카오 인증 오류로 인해서 사용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심지어 한메일은 5일간 메일의 수발신이 불가능해져서 비즈니스 메일을 주고 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코로나19가 극성이던 2021년에 매장 방문 시 QR인증이나 백신 예약 등을 하기 위해 사용되던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에 오류가 발생했다면 더 극심한 혼란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인터넷 서비스가 멈추면 정전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한마디로 슈퍼앱으로 모든 인터넷 서비스의 매개체이자 종착지가 된 서비스는 우리 일상과 사회의 기간망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멈췄을 때 발생되는 파급 효과가 너무나 크다. 그렇게 한국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이 매일 사용하는 앱으로는 유투브, 넷플릭스, 네이버, 줌과 티맵, 인스타그램, 틱톡 등이 있다. 그런데, 유투브나 넷플릭스 등이 멈춘다고 이렇게 일상이 멈추지는 않는다. 물론 쿠팡이나 배달의민족과 같은 앱들도 널리 사용하는 서비스이지만 이 서비스가 멈추면 다소 불편하고 번거로울 뿐 사회가 멈추지는 않는다. 일상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슈퍼앱은 크게 2가지의 특징을 갖는다. 하나는 다른 서비스들과 연결되는 브릿지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네이버 그리고 삼성페이와 같은 서비스들이 다양한 서비스들과 상호 연결된 슈퍼앱이다. 또한, 각각의 앱들은 서비스 카타고리가 엔터테인먼트, 소셜네트워크, 금융, 쇼핑, 식음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주로 소셜네트워크 즉 다른 사용자와 연결되는 통신 카타고리와 다양한 영역에서 간편결제 역할을 하는 금융 영역 그리고 내비게이션이나 화상회의 등 특정 영역이지만 생산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카타고리는 장애 발생 시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타격이 크다. 그런 것들이 슈퍼앱이다.
그렇게 인터넷 세상의 슈퍼앱과 같은 역할을 한 것이 기존 사회 기본 인프라로 관리되던 전력, 통신 그리고 도로와 에너지이다. 마찬가지로 이제는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통신망 위에 작동되는 슈퍼앱은 장애 발생 시 대처 방안에 대해 기업의 보다 책임감있는 자세가 요구된다. 단, 인터넷 서비스는 그 특성 상 무료로 운영되고 언제든 대체제가 등장할 수 있어 과도한 규제의 잣대를 드리밀 수는 없다. 즉, 서비스 개발과 운영에 대한 개입보다는 장애 발생으로 인한 피해에 대한 책임과 보상을 통해 기업이 자발적으로 장애 대응 프로세스에 만전을 기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인터넷 서비스 장애 발생이 더 이상 PC나 스마트폰에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 점차 많은 기기들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 그리고 의료용 기기 그리고 집안의 각종 가전기기와 사물들로 이런 기기들이 인터넷 연결에 장애가 발생하면 슈퍼앱의 장애보다 더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차문을 열고 인증을 해서 시동을 걸고 운전을 하는 전기차에 스마트폰의 네트워크 연결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인증 관련한 서버에 장애가 발생하면 눈 앞에 있는 차량을 운전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스마트홈 플랫폼을 이용해 집안의 전등과 커튼, 로봇청소기, 보일러와 현관문의 자물쇠와 보안 카메라 등을 작동시킬 수 있는데 만일 이 플랫폼에 장애가 발생하면 전등을 켜고 끌 수 없으며 현관문을 열 수 없게 된다. 물론 스위치를 직접 누르거나 비밀번호나 스마트키를 이용하면 되지만, 평소 익숙했던 습관을 바꾸는 것은 고통이 수반된다. 게다가 만일 스마트홈 플랫폼만 믿고 여행 중에 집의 보일러를 끄거나 전등을 켜고, 집 밖에 방문한 가족에게 문을 열어주려고 했다면 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보안 카메라는 더 하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작동되는 카메라가 멈추면 집 안 팎 움직임을 촬영할 수 없으니 보안 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만일 공장이나 농장처럼 보안이 필요한 장소의 보안 카메라가 작동이 멈춘다면 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게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이 갈수록 맣아지고 이들 기기를 중계하는 서비스가 하나로 통합되면 슈퍼앱으로 모든 기기를 작동하고 제어하는 중심이 되게 된다. 그런 스마트홈 슈퍼앱이 작동이 중단되거나 장애가 발생하면 그 불편은 스마트폰 앱으로 발생되는 불편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사물과 집 안을 채운 기기들에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상이, 집에서의 하루가 멈출 수 있다. 인터넷 연결로 편해진만큼 통신 장애나 이들 서비스나 시스템 에러는 생각하지 못한 불편과 사회적 마비 현상이 도미노처럼 발생할 수 있다. 그런만큼 인터넷 서비스와 IoT 그리고 스마트홈 플랫폼의 진화 과정에 이들 서비스로 인한 편리에만 취해있을 것이 아니라 이들 서비스의 오작동과 장애로 발생할 문제에 대한 대처 방안을 미리 준비하고 고민해두어야 한다.